‘픽미업’과 ‘백파’로 이어진 한국경마의 해외진출의 무너진 꿈은 걸음마부터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마사회가 경주 출전경험이 없는 국산 2세마를 해외원정마로 선정해 미국 현지에서 신마경주부터 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회는 지난 2007년 11월 발표한 ‘한국경마 발전 중장기 계획 및 국제화 추진방안’을 기초로 지난해부터 2두의 국산마를 미국경주에 출전시킨 바 있다. 해외원정마로 선정된 ‘픽미업’과 ‘백파’는 당시 국산마중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당초 기대와는 달리 미국경마의 높은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첫 해외원정마인 ‘픽미업’은 세 번의 경주에서 두 번의 최하위 성적을 남겼고, 현재 해외원정중인 ‘백파’ 또한 세 번의 경주에서 거의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픽미업’과 ‘백파’의 해외원정 결과는 이 마필들이 상위 3%내의 능력을 지닌 마필이기에 현재 국산마의 능력평가는 충분하다며, 이제는 다른 우수마가 가더라도 미국경마에서 경쟁력은 미비할 것이라는 자체 평가가 나오고 있어 내년부터는 해외 원정마 선정방식이 대폭 변경될 수 있다고 본지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이런 해외원정마제도의 보완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최근 마사회에서는 마사회가 육성 관리중인(제주육성목장, 장수육성목장) 국산2세마 중 우수마를 선정해 신마경주부터 해외경주에 도전하는 방안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쉽지 않겠지만 국산마의 해외진출을 유도하기 위해 국내 마주가 국산마를 외국 경주에 출전시켜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마사회는 ‘한국경마 발전 중장기 계획 및 국제화 추진방안’에서 한국경마의 국제화 추진 유형으로 시행여건을 고려해 시행체가 인위적으로 주도하는 아시아형으로, 경마산업의 전반적 수준 향상과 국제적 위상 제고가 가능한 일본형의 국제화를 모델로 하고 있다. 또한 국제적 관심도 제고와 많은 참여 유도를 위해 다수의 국제경주를 치르는 복수형과 페스티벌형을 추구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마사회가 구상하고 있는 국제화 추진전략은 1단계로 PARTⅡ 진입과 더불어 내년부터 2012년까지 해외원정을 추진하는 것이다. 또한 2단계로는 국제공인 Grade 경주 확보와 국제 Simulcasting 기반 조성으로 2013년 국제초청경주를 개최하는 것이고, 3단계로는 국제경주 우승 및 국내 주요 경주 개방 등으로 2016년 국제오픈초청경주를 개최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4단계에선 2020년 이후 한국경마의 PARTⅠ 진입을 목표로 하게 된다.

제주도의 야생마 ‘바람의 아들’ 양용은 선수가 세계골프대회에서 골프황제 타이거우즈를 격침시켜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이 불과 얼마 전이다. 양용은 선수의 쾌거를 보면서 한국경마는 언제쯤 세계 경마를 단 한번이라도 제패하는 날이 올 수 있을까 한없는 부러움을 느꼈다. 한국의 경마역사와 한국의 골프역사를 단순하게 비교해도 울화통만 치밀어오른다. 한국의 경마역사는 벌써 90년이 다가온다. 그러나 한국의 골프역사는 아직 50년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대중화의 길로 접어든 것을 생각하면 골프는 아주 짧은 시간에 국민스포츠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경마는 아직도 부정적 편견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하면 경마산업을 육성시킬까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데 우리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까지 만들어 옥죄고 있으니 얼마나 한심스런 일인가.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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