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사)한국장제사협회 회장 인터뷰

▲김동수 (사)한국장제사협회 회장은 한국 장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영국식 장제 시스템을 따라서 이론과 실기 교육을 번갈아가며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론 교육을 전담하는 장제학교와 같은 개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외 장제 기술의 적극적인 습득도 필요하다고 했다.
흔히 장제를 말산업의 한 축이라고 한다. 그만큼 말산업의 중심인 말에게 말발굽인 편자가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대중은 말발굽인 편자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말산업계 내에서도 장제에 대해 약간은 무심한 듯한 모습도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9일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사)한국장제사협회 사무실에서 한국 장제 발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김동수 (사)한국장제사협회 회장을 만났다. 그에게 장제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사)한국장제사협회는 어떻게 만들어진 단체인가.
한국마사회 외부에 있는 장제사들이 함께 모여 재미있게 일 해보자고 만든 협회다. 협회 소속 장제사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일을 하다 보니 다른 협회들과는 약간 성격이 다를 수 있다. 사무국장이 있긴 하지만 현직 장제사로 생업을 위해 일 해야 하기 때문에 상시로 근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떤 목적으로 설립했는지.
내가 1997년에 일본 JRA장제교육센터에 장제 교육연수를 위해 간 적이 있다. 현지 장제 전문가로부터 교육을 받는데 그 박사가 내가 말하길 “한국 장제사들은 교육 올 때마다 왜 똑같은 질문을 하느냐”라고 묻더라. 당시에는 무슨 얘기인지 몰라 갸우뚱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정말 부끄럽기 그지없었다. 일본으로 장제 연수를 다녀온 한국 장제사들이 한국으로 돌아온 뒤 후배들에게 배워온 기술이나 정보를 전수하지 않고, 자기 혼자만 그 기술을 안고 가는 거였다. 나중에 그 연유를 알고 나서 이런 식으로 가서는 우리 장제 기술은 발전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협회를 만들어 정보도 공유하고, 제자들도 키워 국내 장제를 발전시켜야 하겠단 마음으로 설립한 거다.

-농림부 산하 사단법인이다. 언제 인가를 받았는지.
단체를 조직한 건 8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 사단법인 인가는 받지 않고 우리끼리 모여 운영했었다. 사실 각종 서류를 준비해서 인가를 받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다가 말산업육성법이 통과되고 난 후 인가를 서둘러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말산업육성법이 통과된 바로 다음 해에 인가를 받았다.

-최근 농림부에 출입해 협회 사업 추진을 위한 지원을 부탁했다던데.
우리 협회가 농림부 산하 사단법인 단체라 매년 보고를 한다. 지난해까지는 협회에 대한 지원 요청을 하지 않았었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농림부에 협회 지원을 요청했다. 장제 교육, 장제대회, 장제 연수 등 계획안을 갖고 농림부에 들어갔더니 농림부에서는 관할하는 협회가 한두 개도 아니라 모든 협회가 원하는 지원은 해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당연한 이야기고 맞는 말이다. 그래도 일부라도 지원을 해줄 수 있는 방안이 없냐고 문의했더니 협회 쪽으로는 바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힘들다며, 마사회 예산 중 장제분야 지원금을 함께 쓰는 쪽으로 말을 해주더라.

-지난해 두 장제 단체 간 통합의 분위기가 있었던 걸로 아는데. 지금 상황은 어떤지.
당분간은 따로 가야 할 것 같다. 지난해 연말 협회 총회에서도 얘기가 나왔는데 대다수가 십시일반 회비를 내서라도 따로 협회를 운영하길 바랐다.

-통합 분위기가 달라진 계기라도 있는지.
지난해 말산업박람회 전후가 계기였던 것 같다. 일산 킨텍스에서 제4회 말산업박람회가 개최되는데 장제 관련 행사 명목으로 2천만 원을 지원받았다. 그리고 그때까지는 두 단체 간의 분위기가 참 좋았다. 그런데 마사회 내 장제사협회에서 우리 협회에서 킨텍스 내 부스를 하나 사서 마사회 내 장제사협회와 함께 부스를 운영하자고 했다. 좋은 생각이라고 판단해서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운영하는 측에서 불을 쓰는 가스통이나, 화덕은 실내에서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던 찰나에 경기도에서 자기네들 승마대회가 있는데 대회장 옆에서 장제 부스를 설치해 대회 분위기를 띄워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실내에서 장제를 할 수 없는 상황에 킨텍스 부지 밖에서 장제 협조 요청이 와서 흔쾌히 하겠다고 했다. 그런 과정에서 약간의 트러블이 있었던 것 같다. 지난해 마사회가 추진했던 장제챔피언십대회에 우리 협회에서도 적극 협조했으니 우리 행사에도 같이 참여해줄 거라 생각했는데 행사 3일 내내 그쪽 장제사는 한 명도 안 왔다.

-이번 주 장제사챔피언십대회가 개최되는데 (사)장제사협회도 참가하는지.
우리 협회 소속 장제사들에게는 자유롭게 참가하라고 전달해 놨다.

-장제사 자격이 국가공인자격으로 승격됐다. 장제 시험 및 자격에 대한 현장 분위기는 어떤지.
장제 자격이 국가자격으로 된 것은 우리 협회나 장제사들에게는 좋은 케이스다. 단순히 자격을 넘어 장제 분야를 발전시킬 수 있는 지표가 된다. 현재 우리 협회 내 장제사는 거의 다 자격을 땄고, 새로 장제를 배우기 위해 온 친구들은 올해 자격을 따게 하려고 한다. 마사회 내에 있는 기존 장제사 분들도 작년에 모두 시험을 친 걸로 알고 있다. 올해 우리 협회까지 시험 치르고 나면 모두 다 끝난다. 그리고 진짜 장제를 배우려는 젊은 친구들이 순차적으로 자격을 취득할 수 있을 거다. 30년 이상 장제를 해온 최고참 장제사가 맨 위에 위치하고 내려가는 피라미드 형식의 자격 구조가 가장 좋은데 현재는 거꾸로 돼 있긴 하다. 젊은 친구들이 1회 자격증을 갖고 있고, 대선배들은 4~5회 자격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자격제도니깐 계속 잘 만들어 가야 한다.

-말산업계 다른 분야에 바라는 점도 있다던데.
말산업 발전을 위해 장제가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말산업계 다른 단체들도 우리 협회와 연계하는 게 없다. 학술대회에도 장제 분야를 집어넣고, 학교에서도 자격을 가진 전문 장제사를 데려다가 실질적인 교육을 해야 한다. 말산업 관련 교육에 장제도 들어가야 하는데 안 들어가 있다. 일선 학교 교사들이 와서 잠깐 장제 교육을 받고 다시 돌아가 교육을 하는 식인데 이런 식으로는 깊이가 없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말과 관련된 데는 장제가 필수적으로 꼭 들어가야 한다. 장제는 조금만 잘못돼도 문제가 되는 부분인데, 선수고 말 관리사들이고 장제에 대한 공부가 안된 상태로 말을 키우고 길들인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말산업이 살아야 우리도 살기 때문에 우리도 말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장제는 말산업에서 빼놓고 갈 수 없다.

-올해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현재 협회 부지에 교육장을 만들어놨지만 다른 부지를 구해 장제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육장을 만들 예정이다. 내가 영국 장제 현장을 직접 가서 보고 난 후 느낀 점인데 영국 장제 시스템처럼 우리도 가야 한다. 영국식 장제 시스템은 도제식 반, 교육 반으로 운영된다. 기존 장제사가 새롭게 배우러 온 지원자를 이론 교육을 하는 장제 학교에 추천하고. 장제 학교에서는 6주간 이론 교육을 실시한다. 그리고 다시 추천 장제사에게 돌아와 따라다니면서 도제식으로 배우는 시스템이다. 또 그다음 단계가 되면 학교 가서 이론을 습득하고 돌아오고 이런 식으로 4년간을 한다. 이런 교육장을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다.
그리고 해외 장제사협회와 교류를 활성화하려고 한다. 국내에서만 우물 안 개구리처럼 머무르면 안 된다. 적극적으로 해외 연수를 가야 한다. 기술자들은 가서 직접 현장에 가서 다른 사람들의 하는 걸 보고. 외국 시스템에 적응 해보는 게 큰 도움이 된다. 그런 시스템을 빨리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 그래서 올해는 일본 장제사협회와 MOU를 체결해 교류의 폭을 넓혀갈 생각이다. 6월에 협회 소속 20여 명의 장제사가 일본 장제대회를 위해 나갈 예정이고, 일본 장제사협회와 MOU도 체결한다. 일본 쪽에서도 한국에서 20여 명이나 온다고 하니 들뜬 모습이라고 한다.
이를 토대로 후배들이 국내외 장제대회를 출전해 입상하고. 거기서 이름을 알려 외국에서도 국내 장제사들을 스카우트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협회의 최종 목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세계적으로도 손기술이 좋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할 거라고 본다.



▲김동수 (사)한국장제사협회 회장은 한국 장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영국식 장제 시스템을 따라서 이론과 실기 교육을 번갈아가며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론 교육을 전담하는 장제학교와 같은 개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외 장제 기술의 적극적인 습득도 필요하다고 했다.

황인성 기자 gomtiger@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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