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년 승마 현장 간담회

지난 19일 한국마사회의 사회 공헌 사업 중 하나인 ‘렛츠런 엔젤스 데이’ 행사 차 승마장 궁평캠프를 방문한 이양호 한국마사회장은 일선 말산업 현장에 큰 관심을 보였다. 방명록에 ‘궁평캠프, 승마 발전의 선구자’란 메시지를 남기며 승마에 대한 애정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이날 현장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류태정 승마장 궁평캠프 대표와 류수현 궁평목장 대표, 진인숙 해운초 교장, 박경남 안산 힐링 승마학교 교장 등이 참석해 말산업 현장 및 교육 현장의 소리를 전했다.

그 내용을 소개한다.

▶진인숙 해운초 교장
류태정 승마장 궁평캠프 대표님께서 우리 학생들이 승마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셔서 감사하다. 지난번 첫 수업을 듣고 학생들이 매주 승마 수업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처음 말을 타본 학생들이 대부분이지만 굉장히 반응들이 좋다. 다만 교육자로서 한 가지 걱정이 되는 부분은 안전 문제다. 내가 말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가 부족해 우려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혹여 낙마하지 않을까, 다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특히 저학년 학생들이 어리다 보니 더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저학년의 경우 고학년보다는 약간 겁은 있는데 좋아하는 모습이다.

▶류태정 승마장 궁평캠프 대표
안전 문제는 전혀 걱정하실 필요가 없다. 1·2·3학년 같은 저학년의 경우에는 학생들에 맞춰 체구에 맞는 말을 매칭해 태우기 때문에 위험하지는 않다. 그리고 항상 안전을 우선순위로 두고 모든 교육에 임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우리 승마장을 유소년 전문 승마장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했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승용마 35두 중 25두가 한라마다. 해운초 학생들의 경우는 무상이라도 전교생들 대상으로 승마 교실을 운영할 생각이다. 기승능력인증시험도 전교생 대상으로 시험을 치르게 해서 등급이 올라가게끔 운영하려고 한다. 마사회의 많은 관심과 지원 부탁드린다.

▶박경남 안산 꿈의 학교 교장
각종 매체를 통해 말들이 위험하단 인식이 퍼져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말에게 친숙하지 않다. 현장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마사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기승능력인증제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승마장마다 표준 매뉴얼이 없는 상황에서 승마의 체계를 잡고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승마장도 분업화 내지 전문화가 필요하다. 승마는 말을 타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것에 앞서 교감하는 것도 필요하다. 기승능력인증제를 현장에 적용시키다보니 든 생각인데 말과의 교감부터 시작해 유소년을 대상으로 한 승마장이 필요하고, 또 그중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은 선수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유소년 선수 전문 승마장이 있어야 한다.





▷이양호 회장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도 50여 명밖에 안 남았다고 하더라. 현장에 애로점은 없는지.

▶진인숙 해운초 교장
편재된 교육과정이 있기 때문에 정규 교과 시간에는 승마장에 오는 것은 힘들다. 그래서 현재 정규 교과 이외 시간에 승마를 배우러 온다. 현재 가장 큰 애로점은 학교에서 승마장까지 오가는 교통편이다. 학교에 스쿨버스가 없기 때문에 이동하는 데 다소 불편함이 있다. 학생들 등하교 시간만 운영하는 차량이 있는데 지입차량이다 보니 등하교 이외에는 이용할 수 없다. 여기 승마장에 버스가 하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은 부모님들이 직접 데려다주고 하시는데 학생들을 직접 데려다 주는 여건이 안 되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버스가 필요해 보인다. 지역에 좋은 기반시설이 있는데 부수적인 문제 때문에 100% 활용 못 하는 게 아쉽다.

▶박경남 안산 꿈의 학교 교장
승마 교본 책자가 바로바로 배부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마사회에 연락해본 결과 저작권 때문에 아직 배부가 힘들다는 답변을 들었는데 승마 교본 등이 현장에 빨리 전파되는 게 필요하다. 승마 교본이 나오면 말을 타지 않을 때도 집에서든 어디서든 책을 통해 승마를 공부할 수 있다. 하루빨리 교본이 나왔으면 한다.

▶문윤영 말산업진흥처장
현재 승마 교본을 만들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안전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관련 내용을 검증한 후 배부할 생각이다. 현재 검증 과정 중에 있다.

▷이양호 회장
유소년 승마는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안전’에 관한 의견들은 어떠한지.

▶진인숙 교장
어제 교장단 협의회가 있어 다녀왔다. 14개의 학교가 모여 있는 협의체인데 거기서 우연찮게 승마 얘기가 나왔다. 그런데 거기서 승마가 위험하다는 데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더라. ‘안전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안 되겠다’, ‘화성시에서 지원한 프로그램도 혹시 아이들이 낙마를 할까 봐, 큰 부상으로 이어질까 봐 겁이 나서 못 하겠다’ 등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았다. 우리 학교는 이미 승마교실을 시작했는데 그 상황에서 승마를 하고 있다는 말을 못 하겠더라. 교장단에서 부정적인 얘기들을 듣다 보니 보험만 갖고 안전이 담보될 수 있는지 의문이 생겼다. 그런 생각으로 오늘 이 간담회 자리에 참석했는데 한편으로는 안도감이 들었다. 인증받은 기관, 인증받은 말로 승마수업을 하면 위험하지 않다는 말을 들으니 말이다. 사실 일반 교장들은 말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말이라고 하면 경주마 아니면 목장을 탈출해 대로를 뛰어다니는 말들만 생각난다. 그리고 말은 예민한 동물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자기도 모르게 돌발행동을 해 사람을 떨어뜨릴 수도 있단 생각만 가득하다. 이런 부분들이 교장단에서 승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박경남 안산 꿈의 학교 교장
농림부와 경기도에서 인증된 승마장들이 있고, 승마장들도 안전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바뀐 현상에 대해서 전파가 안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일반인들은 인증된 승마장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다. 마사회에서 승마의 안전성이라든지 인증된 승마장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라든지 홍보가 필요하다. 승마장에서 아무리 안전하다고 떠들어봐야 소용이 없다.
그리고 안전을 위해서는 승마장도 분업화 내지 전문화가 필요하다. 유소년 승마만 전문으로 하는 승마장, 대회 출전을 위한 선수 육성을 위한 전문 체육 승마장, 단순 체험을 하는 승마장 등 각자 분업화가 돼야 안전하다. 한 마리 말 갖고 이것도 저것도 시키면 말도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기 때문에 안전사고가 날 수 있다.

▷이양호 회장
말씀을 듣다 보니 승마 교본, 승마장 안전 매뉴얼 등 관련 책자 발부가 시급해 보인다. 무엇이든 그에 관한 특성을 알아야 사고가 안 나는 법인데. 말을 타기 전에 말에 대한 숙지를 하고 실습을 진행하면 안전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문윤영 말산업진흥처장
승마장 안전 표준 매뉴얼은 올해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해까지는 말의 사양 관리·조련 등 8종의 매뉴얼을 만들었다. 빠른 시일 내에 승마장 안전 표준 매뉴얼도 완성 보급도록 하겠다. 그리고 그동안 승마에 관한 많은 책이 있었는데 깊은 내용을 책에 담다 보니 현장에서 쉽게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간단하게 매뉴얼을 만들어 보급하겠다.

▷이양호 회장
그밖에 건의하고 싶은 의견들은 없는지.

▶박경남 안산 꿈의 학교 교장
시합 위주가 아닌 그냥 승마 관련 대회들을 마련해줬으면 한다. 모든 스포츠는 놀이 문화에서 시작된다고들 하는데, 승마는 현재 시합 위주로만 돼 있다. 그걸 개선해 장애물 시합까지 가지 않고도 승마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이 마련돼 승마 확산에 도움이 되길 하는 바람이다.

▲이양호 한국마사회장은 지난 19일 엔젤스 데이 행사 참여를 위해 승마장 궁평캠프를 방문한 가운데 현장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현장의 소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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