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태정 승마장 궁평캠프 대표 인터뷰

지난 19일 승마장 궁평캠프(이하 궁평캠프)에서는 한국마사회 엔젤스 데이 행사가 개최됐다. 이양호 한국마사회장을 비롯해 김태융 말산업본부장, 김학신 렛츠런재단 사무총장 등도 이 자리에 함께 참석해 승마시설 및 경주마 휴양시설을 둘러보며 현장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말산업 시설 시찰 후에는 오찬과 함께 간단한 현장 간담회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 류태정 궁평캠프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해운초등학교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무료 승마교실 사업이 눈길을 끌었다. 간담회 후 류태정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 상세한 내용을 살펴봤다.

-궁평캠프 열게 된 계기는
이 지역은 250여 년 이상 나와 우리 가족들의 고향이다. 그리고 해운초등학교는 내가 5학년 때까지 다녔던 사실상 모교이다. 이 지역이 발전하려고 하면 교육환경이 좋아야 하고, 교육 환경이 좋아지려면 어떠한 메리트가 필요하다. 그런데 현재는 메리트가 없다. 아버님이 고향에 돌아와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고향에 정착하게 됐다. 아버님께서 기초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나서셔서 도와드리러 내려왔는데 그러던 차에 나도 고향에 머물게 됐다. 그러면서 승마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올해 해운초 전교생을 대상으로 승마 교실을 열게 된다던데.
내가 이 지역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던 찰나에 해운초등학교 학생 수가 줄어든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지역 사회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기회가 뭔가 생각해보게 됐고. 그럼 내 역량 범위 안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게 뭔가 생각해봤다. 그렇게 해운초 전교생을 대상으로 승마교실을 해보잔 생각이 들었고 올해부터 시행하게 됐다.

-무료 승마교실은 오래전부터 생각했는지.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실질적으로 대입시키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안산 꿈의 학교 박경남 교장이 독려하면서 본격적으로 행동하게 됐다.

-사실 무료 승마교실이라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그렇다. 승마장을 운영하면서 나도 이윤을 내야 하는 건데 무조건적으로 봉사만 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내가 추진하는 사업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는지 수소문 중이다. 찾아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도움을 받아서 추진하면 좋을 것 같다. 오늘 우리 캠프를 찾아주신 이양호 한국마사회장님을 비롯한 마사회 관계자분들께도 관련 내용을 전달해드렸다.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함께한 이들이 공감한 만큼 약간은 기대를 해보고 싶다.

▲인터뷰를 진행할수록 류태정 대표의 지역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가족들이 250여 년 동안 살아온 터전에 대한 애착을 바탕으로 자신의 역량을 활용해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모습이었다.


-이 지역 학교들의 상황은 어떤지.
일단은 학생승마교실사업이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해운초등학교를 찾아다. 일단 교감 선생님을 만나 얘기를 했더니 교장 선생님과 함께 논의해보자고 하더라. 학교 측의 얘기를 들으니 졸업생은 14명인데 입학생은 7명밖에 안 되고, 2학년은 3명뿐이 안 된다고 했다. 1·2학년 합쳐서 9명이 안 되면 학교 교감 자리가 없어지고 점차 학생 수가 줄다 보면 학교 재정의 폭도 줄어든다고 했다. 이러다 보면 나중에는 분교, 폐교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가지고 있는 환경에서 학교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고, 말산업도 살려볼까 생각하다가 놀리느니 뭐하냐는 생각으로 무료로 승마교실을 열기로 결정했다. 일단 저질러 보고 지원받을 수 있는 방안은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시청에다가도 문의도 했고, 마사회를 비롯한 다른 기관에도 문의할 기회가 되면 문의를 해서 승마로 특화된 학교, 지역 사회를 위한 모델이 될 만한 것으로 만들어볼 생각이다.

-프로그램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한국마사회에서 운영하는 기승능력인증제 7급 과정으로 프로그램을 짜서 1년 과정으로 운영한다. 수업은 매주 수요일마다 궁평캠프에서 실시한다. 애초 계획은 매주 1년 내내 전교생이 함께 수업하는 것이었는데 교과 과정상 힘들다고 해서 한 주는 1·2·3학년, 또 한 주는 4·5·6학년을 대상으로 격주별 교육을 실시한다.

-이미 승마교실 첫 수업은 실시한 걸로 알고 있다. 학생들의 반응은 어떠했는지.
물론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그 모습을 보는 나도 좋았고. 진익숙 해운초 교장 선생님이 기분 좋아지라고 하신 말씀인지는 모르겠는데 학생들이 말 타러 가는 시간을 기다린다고 말씀해주시더라.

-아까 이양호 한국마사회장에게 사업 관련 문서를 보여줬는데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우리 캠프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 등이 담겨있는 문서다. 대략적으로 얘기하면 우리가 추진하는 학생승마사업의 기본 취지, 해운초등학교 소개, 우리 승마장 소개, 유소년 승마단 활동 사진 등이 담겼다.

-궁평캠프 내에 ‘궁평유소년승마단’도 있는 걸로 안다. 소개를 부탁한다.
‘궁평유소년승마단’은 다양한 학생들로 구성돼 있다. 이 지역에 연고를 둔 학생을 비롯해 경기도 과천 심지어는 서울 수유리에서 오는 학생들도 있다. 상당히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여기 오면 마음이 편하고 좋다고들 말한다. 우리 승마단은 올림픽 출전을 꿈꾸는 학생선수를 키우는 것보다는 말을 즐겁게 타고, 말을 타는 게 생활의 일부분이 될 수도 있게끔 교육한다. 올림픽에 가서 메달을 따겠다는 생각을 가로막지는 않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고, 많은 희생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초점을 생활 속에서 즐겁게 말과 함께하는 데 맞추고 있다.

-아들이 승마선수로 알고 있다. 누구인지.
승마 장애물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류은식 선수다. 현재 한양대 4학년인데 작년 2학기 때 휴학해서 올해 2학기에 복학한다. 현재 승마장에서 경험도 쌓고, 일손도 돕고 있다.

-궁평캠프를 통해 전해고 싶은 메시지는 뭔가.
궁평캠프는 ‘전하자, 만들자, 도전하자!’란 모토를 갖고 있다. ‘전하자’는 다른 스포츠에서는 볼 수 없는 승마만의 효과를 전하는 역할을 하자는 뜻이고, ‘만들자’는 누구나 와서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환경, 유소년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자는 의미이다. 끝으로 ‘도전하자’는 승마를 통해 생길 수 있는 새로운 자신감을 비롯한 갖가지 효과 등을 통해 다른 것에도 도전하자는 뜻이다. 많은 이들을 승마를 통해 긍정적 에너지를 갖길 바란다.



▲류태정 대표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무료 승마교실을 시작으로 해운초를 승마 특화 학교로 만들고자 했다. 근처에 있는 화성 월문초등학교가 폐교 위기에서 골프 특화를 통해 지금은 명실상부 골프의 메카로 변모한 사례를 들며, 승마를 통해서도 지역 학교 및 사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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