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용문초등학교가 양평군의 교육 재정 지원을 통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승마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한 학기 동안 미리내승마클럽에서 진행되며, 기승능력인증 7급 프로그램으로 안전한 승마, 성취감 있는 승마를 즐기고 있다.
“말 타고 국궁하는 모습을 꿈꾸다”…양평 용문초등학교, 전교생 대상 승마교실 운영


양평지역 승마 붐 위한 이광섭 대표 노력…승마의 교육적 가치 알아본 이종애 용문초 교장
양평군 교육 지원 프로그램 통해…한 학기동안 승마 교육 실시


활 쏘고, 말 타는 모습을 상상해본 적 있나? 초원을 달리며 활 쏘는 유목민족의 이야기가 아니다. 경기도에 있는 한 초등학교의 이야기다.

경기도 양평군에 있는 용문초등학교(교장 이종애) 전교생들은 매주 국궁장과 승마장에서 활을 쏘고, 말을 타고 있다. 학교 교실 안에서만 주로 이뤄진 기존의 교육 과정을 탈피해 국궁장과 승마장으로 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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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초등학교는 양평군이 관내 학교에 지원하는 교육 예산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국궁’과 ‘승마’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학교 특색 활동으로 ‘국궁’을 가르치기 시작했으며, 올해부터는 ‘승마’까지 학교 특색 활동 범위를 확대해 교육하고 있다.

획기적인 교육은 이광섭 미리내승마클럽 대표의 노력과 이종애 용문초등학교 교장의 적극적인 관심 속에 가능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이 회장은 양평지역에서의 승마 붐을 일으키기 위해 무단히 노력해왔다. 지난해 양평 미리내승마클럽에서 지역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 승마 체험을 선보였던 것은 물론, 렛츠런 풀뿌리 양평 지역 승마대회를 유치해 지역 사회에 승마 보급에 힘썼다. 이종애 용문초 교장은 지난해 학생들의 승마 체험 현장을 지켜보고 승마의 교육적인 측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 교장은 학생들이 말을 타는 모습을 보며 고구려 무용총 벽화의 ‘수렵도’를 상상하고 우리 민족에게 내재된 기마 민족의 기상을 아이들에게 일깨워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한다. 지역 승마 사업자의 적극적인 승마 홍보를 통해 지자체는 물론 지역 교육계에도 약간의 동기 부여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용문초 승마교실은 매주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두 학년씩 미리내승마클럽에서 열리고 있다. 화요일에는 3·4학년, 수요일에는 1·2학년, 목요일에는 5·6학년의 수업이 진행된다.

승마 수업에 참가한 용문초등학교 학생들은 엄청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 아직은 일반 대중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말을 탄다는 사실과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같은 반 친구들과 말을 탄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수업에 참여한 한 학생들은 “아직 큰 말이 무서워서 작은말을 탄다. 이렇게 작은 말이 망아지도 낳았다고 하니 신기하다”며 말에 대한 호기심과 만족감을 드러냈다.

6학년 나예진 학생은 “말 탈 때 엉덩이가 아프긴 하지만 재미있다”며, “말을 타면서 얼굴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기분이 좋았다”고 승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5학년 학생들은 “아직 큰 말이 무서워서 작은말을 탄다. 이렇게 작은 말이 망아지도 낳았다고 하니 신기하다”, “말이 속보로 뛸 때 엉덩이가 너무 아프다. 오늘로 4회째 기승인데 경속보를 처음 배웠다. 아직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것이 좀 어렵지만 앞으로 더 잘 탈 거다” 등등 긍정적인 반응들을 보였다.

학생들을 인솔한 담당 교사들도 기존 갖고 있던 승마의 부정적 이미지가 해소됐다고 말했다. 용문초 박광현 교사는 “그 전에는 ‘승마’가 일부 특권층만의 영역이고, 과연 시간 투자 대비 얼마나 교육 효과가 있겠느냐는 의문을 품었다. 하지만, 직접 교육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나니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다정 교사는 “처음 전교생을 대상으로 승마 교육을 한다고 했을 때는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커리큘럼 자체가 밀도 있게 잘 진행되는 걸 보고 좋은 것 같다”며, “말을 무서워하고 조금 뒤처지는 학생들을 위한 교감 프로그램도 보완이 돼 운영된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승마 수업 후 본인이 쓴 굴레와 안장을 직접 정리하는 학생들의 모습.

수업을 마친 학생들은 손수 안장과 굴레를 정리하고, 자신이 탄 말의 털을 빗질했다. 벌써 4번째 교육을 진행한 터라 말과 친숙감을 느끼고 아끼는 모습이었다.

이번 승마교육은 미리내승마클럽의 기승능력인증 7급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마사회 승마협력시설이기도 한 미리내승마클럽은 작년부터 한국마사회에서 시행하고 기승능력인증제와 연계한 자체 승마 프로그램을 구성했으며, 이를 통해 승마를 안전하게 즐기고, 기승자에게 성취감과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한국마사회가 추진·보급하고 있는 기승능력인증제가 일선 승마 교육 현장에서 어떤 식으로 적용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교육인 셈이다.



▲양평 용문초등학교가 양평군의 교육 재정 지원을 통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승마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한 학기 동안 미리내승마클럽에서 진행되며, 기승능력인증 7급 프로그램으로 안전한 승마, 성취감 있는 승마를 즐기고 있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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