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 공주’의 귀환…정유라 씨가 5월 31일 전격 압송돼 귀국했다. 정 씨는 “어머니와 전 대통령님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하나도 모르는데 일단 저는 좀 억울하다”고 했다. 청년당원들은 이날 인천공항 출국장을 찾아 “국정농단 몸통 정유라를 구속 수사하라”는 손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승마 공주’ 정유라 씨, 31일 전격 강제소환 뒤 조사
박원오 전 전무, “최순실, 마사회 인사 개입” 주장도

해외에서 245일간 도피 생활을 한 최순실의 딸, 정유라 씨가 31일 강제 소환되며 대한민국 땅을 밟았다. 국정농단의 도구로 절하된 말(馬)이 마지막 퍼즐로써 이번 사태를 귀결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 씨의 핵폭탄급 증언이 어디까지 나올지 그리고 관계자들이 증언을 달리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덴마크 올보르에서 출발한 정 씨는 코펜하겐을 거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대한항공 KE926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법무부가 현지에 파견한 검사 등 관계자들에 의해 국적기에 타자마자 체포됐으며,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가 혼자 오래 있어 항소를 포기하고 귀국을 결심했다는 정유라 씨는 기자회견에서 국정농단 사태가 억울하냐는 질문에 “어머니와 전 대통령님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하나도 모르는데… 일단 저는 좀 억울하다”고 대답했다. 또한 “모든 특혜를 받았다고 하는데 아는 사실이 별로 없다. 계속 퍼즐을 맞추고 있는데도 잘 연결되는 게 없는 것 같다”며 최순실 씨와 선을 긋는 발언을 이었다.

세간에 논란이 됐던 “부모도 돈도 실력”이라는 발언과 관련해 “너무 어렸다. 그때 다툼이 있었다. 돈으로 말을 탄다는 말들에 욱하는 마음에 썼는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청년당원들은 인천공항 출국장을 찾아 “국정농단 몸통 정유라를 구속 수사하라”는 손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정 씨는 곧장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됐으며 검찰은 6월 1일 오후 경 이화여대 학사 특혜와 삼성의 승마 지원 등 특혜 문제와 관련해 구속영장 청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딸 정유라 씨가 강제 소환된 날 최순실 씨는 이화여대 입시·학사 비리 혐의로 징역 7년을 구형받았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재판장 김수정) 심리로 열린 최 씨의 학사비리 사건 재판에서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보다 앞선 5월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상영 전 한국마사회 부회장은 2014년 11월 정윤회 문건 유출 보도 이전부터 승마계에서는 최순실 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라는 소문이 돌았다고 증언했다.

2013년 5월부터 한국마사회 부회장 겸 말산업육성본부장을 지낸 이상영 전 부회장은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게서 최 씨가 청와대 내실을 지원하고,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의 딸인 정유라씨를 아낀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또한 박 전 전무가 이런 배경을 자랑하는 것 같아 “그런 얘기를 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며 주의를 줬다고도 했다.

특히 삼성이 대한승마협회 회장단을 공식적으로 맡기 전에 박 전 전무로부터 이야기를 들었고, 회장사가 실제 바뀌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의 말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상영 전 부회장은 “박 전 전무가 거짓말을 하는 것은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간 증인 출석을 거부했던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정유라 씨가 압송된 3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전격 출석해 이상영 전 부회장의 증언을 부인했다. 박원오 전 전무는 “기억이 없다”며, “최 씨는 굉장히 비밀스러운 사람이라 그런 얘기를 하지 않는다. 제가 그런 말을 한 것 같지 않다”고 반박했다.

게다가 2013년 5월 정윤회 씨를 만났고, 정 씨가 이상영 전 부회장에 대해 “앞으로 마사회에 갈 사람”이라고 소개했다고 밝혔다. 또한 2015년 임기 만료를 앞둔 이상영 전 부회장이 정 씨를 만나 유임을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이상영 전 부회장은 30일, “명시적으로 부탁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원오 전 전무는 최순실 씨가 한국마사회 인선에 개입한 사례를 추가로 폭로했다. 이상영 전 부회장의 얘기를 전하자 최 씨는 “능력 없는 사람”이라며 거절했고, 후임자로 김영규 현 부회장을 추천하자 실제 임명됐다고 했다. 박 전 전무는 현명관 전 회장이 마사회장에 오른 데에도 최순실 씨가 개입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추가 증언했다.

이날 강제 소환된 정유라 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원오 전 전무는 최 씨가 2014년 12월께 연락해 출산을 반대하자 딸이 가출했다며 울먹였고, 수소문 끝에 만난 정유라 씨는 임신한 상태에서 나타나 어머니를 향한 불만을 토로하며 “나는 엄마가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특검과 변호인단은 이날 31일 단독으로 증인대에 선 박원오 전 전무의 증언과 이보다 앞선 29일 출석한 김종찬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의 증언을 비교해 사실 관계를 따지고 있어 공판이 상당히 오래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30일 오후 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안계명 전 한국마사회 승마진흥원장(현 남부권역본부장)은 박재홍 전 한국마사회 승마단 감독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최순실 씨가 박 감독과 함께 안 원장을 독일로 불렀다는 박재홍 감독의 증언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승마 공주’의 귀환…정유라 씨가 5월 31일 전격 압송돼 귀국했다. 정 씨는 “어머니와 전 대통령님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하나도 모르는데 일단 저는 좀 억울하다”고 했다. 청년당원들은 이날 인천공항 출국장을 찾아 “국정농단 몸통 정유라를 구속 수사하라”는 손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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