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런파크 서울에 기념석 설치

▲우리들 마음에 영원한 1등으로 남아 있는 ‘차밍걸’의 무덤. 차밍걸은 궁평목장에서 여생을 보내며 승용마로 활약도 했다.
101번의 경주를 뛰며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고(3등 8차례) 이후 승용마로 새 삶을 살며 무수한 화제를 남겼던 ‘차밍걸’. 경주로를 떠난 지 벌써 4년이 된 그녀를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렛츠런파크 서울은 5월 31일 렛츠런파크 서울 말박물관 인근 오감길에 ‘차밍걸’ 기념석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아담한 크기의 조형물로 렛츠런재단이 궁평목장에 이어 전달했다.

‘차밍걸’은 2008년 경주마로 데뷔해 2013년까지 5년간 총 101회 경주에 출전해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최고 성적이 3위로 그마저도 2011년 8월 1,200m 경주가 마지막이었다. 한국경마 역사상 가장 많은 패배를 기록했지만, 당대 최강마보다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며 이후에는 ‘위대한 똥말’로 불리며 팬들의 사랑도 독차지했다.

성적은 형편없었어도 매번 성실히 경주에 임하는 모습에 팬들은 열광했다. 특히 101회란 출전 경력도 통상 경주마들의 배가 넘는 출전 수로 경이로운 기록이기는 마찬가지. 이러한 이유로 ‘차밍걸’의 이야기는 어린이 동화책으로 출간됐고, 창작 공연으로도 제작됐다. 경주마 은퇴 후에는 궁평목장에서 여생을 보냈으며 2015년, 산통으로 안타깝게 눈을 감았다. 만 10세의 나이였다.

한국마사회는 한국경마 95년 역사에 있어 가장 많은 화제를 생산했던 ‘차밍걸’ 기념석을 설치함으로써 생전에 보여준 도전 정신과 희망을 팬들이 다시 떠올릴 수 있게 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한국경마에 기념할 만한 활약을 했거나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말과 기수의 상징물을 계속 설치해나갈 계획”이라며 “끝없는 실패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차밍걸’의 정신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들 마음에 영원한 1등으로 남아 있는 ‘차밍걸’의 무덤. 차밍걸은 궁평목장에서 여생을 보내며 승용마로 활약도 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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