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bs와 mbc 등의 메이저 공중파 방송은 물론이고 조선 중앙 동아 등 메이저 신문들이 경마산업을 보도하는 비중이 부쩍 높아졌다. 이전에는 부정적인 면만 부각시켜 보도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경마산업의 본질에 어느 정도 접근하려는 노력도 보인다. 아직은 미국이나 영국 일본 호주 등 말산업 선진국의 보도관행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나마 얕은 수준이긴 하지만 말산업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엿보이는 것같아 다행이다.

이런 상황과는 달리 한국 경마현실을 살펴볼 때 소위 ‘간다 안간다’는 소스경마와 단순한 번호찍기에 의한 마권구입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경마는 다른 도박, 예를들면 로또나 카지노와는 달리 본인이 철저하게 연구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승리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스경마와 번호찍기가 만연하고 있는 것은 한국경마의 큰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

연구하고 공부하지 않는 경마팬은 결국 그로인해 경마의 패배자가 되고 말 것이다. 여기저기 난무하는 소스경마와 단순한 번호찍기에 열중하다보면 감나무 밑에서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것에 다름아니다. 소스경마와 번호찍기에 의존하는 한 로또복권이나 카지노와 경마가 다를 게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결국 경마를 투쟁의 대상으로 삼게 되고 평정심을 잃으며 무리한 베팅으로 재산상 손해를 보게 된다.

경마는 혈통의 스포츠이며 세계적으로 단일화되어 있는 글로벌 경쟁산업이다. 그리고 말의 능력이 70% 기수의 기승술이 30%로 융합돼 승부가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경마가 인류에게 백해무익한 것이었다면 전세계 1백20여 국가에서 시행하는 글로벌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을까. 이제는 경마팬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간다 안간다’는 소스 얻기에 혈안이 되고 그저 종합지나 찌라시에 의존하는 베팅습관을 버리지 않으면 절대로 경마에서 승리할 수 없다. 서울경마공원 정문 앞이며 전국 각 지점 밖의 정보지 판매현장은 그야말로 무질서의 극치다. 만약 조교사나 기수가 경마의 승부를 좌우할 수 있다면 그들은 이미 엄청난 부자가 되어 있어야 한다. 기수나 조교사가 승부조작 시도를 않는다고 볼수는 없다. 그러나 기수나 조교사는 자신이 기승하거나 관리하는 경주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컨디션의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 있겠지만 상대마의 전력까지 정확하게 파악해내기는 어렵다. 따라서 승부조작을 시도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성공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마부정사건이 때때로 발생하는 것이다.

한국의 경마시행제도는 후진적인 요소가 많이 있다. 각종 제도와 규정을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도록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모든 정책과 제도가 선진화되면 소스경마와 번호찍기에 만연해 있는 경마팬들의 의식도 선진화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경마예상가들은 자신의 판단대로 레이스가 펼쳐지지 않으면 기수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핑계를 댄다. 또한 유캔센터 운영이라든지 경마전문지의 예상적중률 발표와 같은 정책도 소스경마와 번호직기를 부추기는 것으로 작용한다. 이는 경마를 스스로 보박이라고 인정하는 정책일 뿐이다. 여기에 소요되는 인력이나 예산을 경마상금에 투입한다면 더 큰 경마이미지 개선효과가 있을 것이다.경마는 각종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스스로 연구하고 추리하여 결과를 도출해내야 한다. 이 점이 복권이나 카지노와는 다른 것이며 이런 경마의 본질을 모든 국민들이 정확하게 이해할 때 경마의 건전화는 달성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마사회는 경마가 단순한 도박이 아니라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자료와 정보를 바탕으로 결과를 추리하는 ‘스포츠의 왕’(King of Sports)이라는 점을 모든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이해시키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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