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유소년 승마 사례 공모전 최우수상작

▲신비 학생의 꿈은 말과 교감하며 운동치료를 할 수 있는 멋진 말 수의사가 되는 것이다. 또한 은퇴한 말들이 쉴 수 있는 목장이 우리나라에 있길 바라고 있다.
대중에게 진솔한 승마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국마사회는 올해 ‘유소년승마사례 공모전’을 열었습니다. 공모 결과 최우수상부터 장려상까지 총 19편이 선정됐습니다. 은 19편을 연재합니다. 마지막 순서로 최우수상을 받은 신비 초당중학교 학생의 ‘나의 특별한 친구 오렌지’를 소개합니다. 수상자들에게 축하와 함께 한국마사회 말산업진흥처에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 편집자 주

“나이 많은 말(馬) 오렌지와 특별한 만남.
내가 사랑하는 말을 더욱 아끼고 보살피는 동안
새로운 꿈을 발견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초당중학교에 1학년에 재학 중인 신비입니다.

저는 저의 아주 특별한 친구 ‘오렌지’와 저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오렌지는 이제 25살이 되는 나이 많은 말입니다. 제가 ‘오렌지’를 만나게 된 계기는 이렇습니다.

그때는 오렌지가 일반 승마장 말이었고 저도 막 승마를 배우는 초보 단계였는데 오렌지를 타게 될 때마다 반동이 큰 이유로 어려움도 겪고 타기 싫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구보를 처음으로 배우던 날 중심을 잃은 저를 위해 놀랍게도 오렌지가 평보로 속도를 떨어뜨려 줬습니다. 그다음부터 오렌지가 고맙고 좋아졌습니다. 그 후로 단짝 친구가 돼 호흡 맞추며 저도 많은 성장을 했습니다.

그렇게 6개월이 흐른 뒤, 오렌지가 있던 승마장이 문을 닫아야 한다며 오렌지를 어느 대학에 팔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는 이미 오렌지와 정이 너무 많이 들어버려서 보낼 수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며칠을 울고 악몽에 시달렸습니다. 그러다 결국 제가 열 감기에 걸려 승마장에 가지 못했습니다. 그다음 날 아픈 몸이었지만 왠지 오렌지를 봐야 할 것 같아 추운 겨울 날씨에 감기가 덧난다며 반대하시는 엄마에게 부탁해 승마장에 꾸역꾸역 가보니, 오렌지가 눈꺼풀은 다 까지고 다리는 심하게 부어 있는 상태로 벽에 기대있었습니다.

관리사님의 말을 들어보니 오렌지가 밤새 심한 배앓이로 새벽에 죽을 고비를 겨우 넘겼다는 것이었습니다. 원래는 저의 발소리만 듣고도 알아채고 울며 반겨줬는데 아파서 움직이지도 못했습니다.

너무 놀라고 속상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저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대마장에서 울며 손평보를 시켰습니다. 눈밭을 같이 걷는데 너무 속상하고 슬퍼서 계속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얼마나 많이 울었던지 아직도 그때가 생각납니다.

그런데 그때! 좋아하는 당근도 먹기를 거부했던 오렌지가 스스로 물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다음부터 점점 회복하기 시작하더니 다음에는 아예 먹을 것을 달라고 보채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그다음 날 내 열감기도 씻은 듯이 나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오렌지도 며칠 후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내 발소리에 대답하듯 ‘히히힝’거리고 당근을 달라며 고갯짓을 하며 평소 건강한 모습으로 회복했습니다.


▲‘오렌지’와 단짝친구가 된 신비 학생은 아팠던 오렌지를 보살펴 건강한 모습으로 회복했다. 위 사진은 예전 승마장에서 소홀한 관리로 재차도 상하고 많이 말랐을 때의 오렌지 모습.

그 모습을 본 엄마도 우리의 교감에 감동하셨는지 나에게 오렌지를 선물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우리 집은 부잣집이 아닌 평범한 집이어서 말을 사고 매달 관리비를 내는 것이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나이 많은 오렌지를 샀다가 말이 아프거나 금방 헤어져야 할까 봐 선뜻 사주시지 못하셨던 것이라고 합니다. 오렌지와 함께 한 지 3년…. 지금은 TNK 승마장에 오렌지와 같이 있습니다.

오렌지는 왼쪽 뒷다리에 예전부터 림프관염이 있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요즘은 운동이 끝난 후 제가 매일 오버나잇 밴디지를 감아줬습니다.


▲신비은 엄마에게 ‘오렌지’를 선물 받고 꾸준히 관리해줬다. 위 그림은 신비 학생이 그린 오렌지.

그리고 오렌지 덕분에 확고한 장래 희망이 생겼습니다! 바로 오렌지 같은 말들이나 경주하다 중상을 입은 말들을 치료해주는 말수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경주 중 다리가 부러져서 안락사를 당하기도 하는데 저는 그런 말들을 위해 유학 가서 훌륭한 치료법과 기술을 배워 멋진 수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말이 정말로 좋습니다!!! 말과 진정으로 교감하며 운동치료를 할 수 있는 멋진 말수의사가 될 수 있도록 공부도 열심히 하고 말도 열심히 탈 것입니다.

지금은 4월 1일 열리는 소년체전 경기도대표선발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렌지가 나이가 많아 함께 할 수 없어 매우 아쉽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경기에 임할 것입니다. 제가 시합에 나갈 수 있을 만큼 열심히 말을 탄 건 오렌지와 함께여서 가능했습니다. 오렌지가 더욱 고맙고 사랑스럽습니다! 제겐 이 세상 최고의 말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오렌지처럼 나이가 많아져 은퇴한 말들이 쉴 수 있는 목장이 우리나라에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를 위해 수고한 말들이 쉴 곳이 없어 속상하고 안타깝습니다.

지금까지 저의 이야기를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신비 학생의 꿈은 말과 교감하며 운동치료를 할 수 있는 멋진 말 수의사가 되는 것이다. 또한 은퇴한 말들이 쉴 수 있는 목장이 우리나라에 있길 바라고 있다.

교정·교열= 박수민 기자 horse_zzang@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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