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제주서 ‘기마 봉송’ 등 눈길…88올림픽 때도 2차례 말을 통한 봉송 있어
첫 국제 승마 봉송은 1956년 멜버른 올림픽 당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 개막을 100일 앞둔 1일 인천대교를 시작으로 한반도 각지를 누비는 101일간의 성화봉송 여정이 시작됐다.

동계 올림픽 개최를 위한 성화봉송이므로 하계 올림픽 정식 종목인 ‘승마’와는 다소 거리가 있게 보이지만, 성화봉송만 놓고 봤을 때는 말과 관련된 재미있고 이색적인 모습도 찾아 볼 수 있다.

성화가 처음 등장한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 당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성화봉송은 1936년 제11회 베를린 올림픽부터 시작됐다. 개최지·개최국에 따라 그리고 해를 거듭할수록 각종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약간의 변형된 형태의 이색적인 성황봉송 모습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말과 관련된 성황 봉송은 1956년 호주 멜버른 하계 올림픽 당시 첫선을 보였다. 당시 승마경기는 호주의 엄격한 검역 규정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최됐다. 호주의 엄격한 검역 절차를 거치다 보면 하계 올림픽이 겨울이 다돼서야 열리게 됐기 때문이다. 결국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분산 개최를 통해 멜버른에서 열린 본 대회에 앞서 6월 11일부터 17일까지 승마경기를 개최했다. 이 당시 눈길을 끌었던 점은 승마 종목만을 개최한 것을 기념해 이색적으로 말을 타고 성화봉송을 펼쳤다는 점이다. 그 이후 다양한 국가에서 말을 타고 성화봉송의 모습을 연출했지만, 그 당시에는 꽤 이색적이었을 것이다.

국내에서도 말을 타고 성화봉송을 펼쳤던 사례가 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에는 제주를 시작으로 22일간 총 1,595구간에 걸쳐 잠실 메인 스타디움을 밝혔는데 2번의 승마 구간이 있었다.

성화봉송 이튿날인 8월 28일에는 국내 천연기념물 347호로 지정된 ‘제주마’가 동원돼 ‘기마 봉송’이 펼쳤다. 말의 고장 제주는 제1호 말산업특구로 지정되기 전부터 말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었다. ‘기마 봉송’에는 사또 복장 등을 한 기수 24명이 ‘제주마’를 타고 도심을 누볐다. 제주시 신산공원부터 제주항까지 4.8㎞를 이동하며 이색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또 다른 ‘기마 봉송’은 과천에서 안양까지 2.2km에 이르는 구간으로 당시 서울시승마협회 실내승마장에서 연습을 통해 큰소리에도 놀라지 않도록 말을 훈련시켰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한 성화봉송에도 말이 등장한다. 2일 제주로 옮겨진 성화는 과거 조선시대 수백 마리의 말들을 방목했던 고마장(雇馬場)의 옛터인 제주시 일도2동 고마로에서 ‘기마 봉송’을 연출한다. 제주은행사거리에서 인제사거리를 잇는 구간은 제주특별자치도자치경찰단 기마대원 3명이 말을 타고 봉송을 할 예정이다.

말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승마계 인사가 참여하는 봉송도 이어진다. 국가대표 승마선수를 꿈꾸며 말을 타고 있는 홀트학교 조태현 학생은 승마계를 대표해 성화봉송자로 나서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에서 한 몫을 담당할 예정이다.

한편, 2일 제주로 자리를 옮긴 성화봉송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가 개막되는 내년 2월 9일까지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다양한 봉송 수단을 활용해 성화를 봉송할 예정이며, 전국 88개 지자체에서는 매일 밤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축하행사 개최를 통해 지구촌 최대의 겨울 스포츠 축제 분위기를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 개막을 100일 앞둔 1일 인천대교를 시작으로 한반도 각지를 누비는 101일간의 성화봉송 여정이 시작됐다. 다양한 성화봉송 모습 가운데 말을 활용한 성화 봉송이 눈길을 끈다. 2일 제주에서는 제주자치경찰단 기마대원들이 말을 타고 이색적인 성화봉송의 모습을 연출할 방침이다. 1988년 동문로터리 `기마 봉송` 당시 모습(사진= 국가기록원, 1988).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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