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선수들, 파벌 싸움으로 비춰져…애꿎은 선수들만 피해 봐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파탄 지경에 이른 대한승마협회가 여전한 내부 갈등으로 인해 협회 정상화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4월 새롭게 대한승마협회장에 선출된 손명원 회장은 아직 집행부 구성조차 마치지 못한 상태로 당장 내년 국내대회 및 아시안게임 참가를 위한 예산 확보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협회 정상화를 위해 지난 9월 대한체육회의 권유로 개최한 임시 대의원 총회에서는 대의원 5인이 포함된 ‘이사 추천 위원회’를 통해 가장 시급한 현안인 이사회 구성을 마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사추천위원회’에서도 대의원 간 의견이 갈리며 최종적인 이사 추천에 이르지 못했다. 2차 회의에서는 잠정적으로 국가대표 출신 5인, 생활체육 6인 등 총 11인에 대한 이사 추천에는 합의했으나. 3차 회의가 파행에 이르며 최종 무산됐다.

대한승마협회는 조속한 이사회 구성을 위해 각 이사추천위원에게 잠정 동의한 추천인에 대한 의결 동의서를 받아 11월 21일 대한체육회에 임원 인준 건을 요청한 상태이다. 각 이사추천위원 6인 가운데 4인은 찬성, 1인 반대, 1인 기권이란 답변을 회신했다.

대한체육회는 3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관련 자료 검토를 한 결과, 대한승마협회에 임원 인준을 보류하고 임시 대의원 총회나 4차 ‘이사추천위원회’ 개최를 통해 이사 추천 절차를 진행할 것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 차례 걸쳐 열린 ‘이사추천위원회’는 이사 추천을 위해 마련된 자리였으나, 본래 취지와는 다른 논의들이 이어지면서 시간을 허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회의에서는 본래의 회의 개최 의도와 달리 손 회장에 대해 개인 지원금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일부 이사추천위원은 회장에게 개인 지원금을 낼 의향이 있느냐고 따져 물으며 회장의 퇴임을 요구했다.

2차 회의는 손 회장이 빠진 상태로 진행됐다. 손 회장은 ‘이사추천위원회’에 자신의 의결권을 위임했으며, 대의원들이 합의한 대로 따르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2차 회의에서는 국가대표 출신 5인, 생활체육 6인 등 총 11인의 이사 추천 명단에는 동의했으나, 동일 대학 출신 및 재직자가 20% 초과할 수 없다는 정관상의 결격사유가 확인되지 않아 최종 의결은 다음 회의로 넘겼다.

순조롭게 최종 의결될 줄 알았던 3차 회의는 파행됐다. 비경기인 이사 1인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했고, 다른 이를 추천하면서 전 임원의 이름이 거론되자 의장을 맡은 대의원이 회의의 무효라며 자리를 떠났다. 남은 대의원들은 기존 2차 회의 때 합의된 이사 추천인들까지는 유효한 걸로 처리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나눴으나, 30일 대한체육회가 최종적으로 승인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하면서 이사회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일선 현장에 있는 승마인들은 전문체육, 생활체육을 불문하고 지진 부진한 협회 정상화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한 승마인은 “당장 내년 아시안게임을 앞둔 시점에서 국가대표 선발전에 대한 공지도 전혀 없고, 선수들은 협회에서는 아무런 소식을 전해 오지 않아 강한 불만을 표현하고 있다”며, “대의원들은 협회 정상화에 관심은 없고, 아직도 파벌 싸움으로 피해를 보는 건 애꿎은 선수들이다”고 자조 섞인 목소리를 냈다.

또 다른 승마인은 “대의원 중 일부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게 사실이다”며, “한국 승마 발전을 위해 파벌 싸움은 끝마치고 발전적인 모습으로 나가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파탄 지경에 이른 대한승마협회가 여전한 내부 갈등으로 인해 협회 정상화에 제동이 걸렸다. 대한체육회는 3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관련 자료 검토를 한 결과, 대한승마협회에 임원 인준을 보류하고 임시 대의원 총회나 4차 ‘이사추천위원회’ 개최를 통해 이사 추천 절차를 진행할 것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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