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마협회, ‘2017 한라마 페스타 전국지구력승마대회’ 개최
국제 심판 자격 참관하고 FEI 국제 규정 적용…17일 2차 대회 개최 예정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제주 한라마가 국제 규정이 적용돼 치러진 지구력 대회에서 승용마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한라마생산자협회(회장 강동우)는 지난 2일과 3일 양일간 렛츠런팜 제주 일원에서 ‘2017 한라마 페스타 전국지구력승마 겸 국산마 승마대회’를 개최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제주특별자치도, 한국마사회, 대한승마협회가 후원하는 행사로 열린 이번 대회에는 100여 명이 넘는 승마인이 참석했다. 대회 이튿날인 3일에는 국제승마연맹(FEI)의 국제 규정이 적용된 지구력 대회가 열려 주목받았다. 국제승마연맹에서 국제 심판 자격을 취득한 말레이시아 국적의 심판 3인이 대회 심판위원으로 나서 국제대회에서 적용되는 규정대로 대회를 진행했다.

이번 대회는 말 마라톤이라고도 불리는 지구력 대회에서의 한라마의 적합성 여부를 검증받는 자리이기도 했다. 전 세계 대부분의 국제 지구력 대회에는 아랍말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빠른 속도와 강한 지구력을 지닌 한라마의 가능성을 국제적인 관점에서 점쳐볼 기회였다.

대회에 참가한 국제심판위원들은 제주 한라마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대회 심판위원장을 맡은 쳇마틴(Che Mat Din) 씨는 “완주율이 80%가 넘는 대회가 쉽지 않은데 열심히 대회에 임해준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며,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한라마가 기대 이상이었다. 말들의 컨디션이나 회복 시간, 심박 수 모두가 지구력 대회에 가장 적합한 말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참가한 한라마들은 지구력에 우수한 모습을 보였다. 참가한 말 가운데 2마리가 중도 포기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완주했으며, 수의 검사 중에 측정한 말들의 심박 수는 대부분 44~48bpm로 대회 기준치로 잡은 56bpm보다 낮은 수치였다. 지구력 종목 가운데는 다소 짧은 거리에 해당하는 20km와 40km 구간이긴 하나 한라마의 잠재력을 기대케 하는 상당히 호의적인 결과이다.

▲코스를 완주한 말들의 심박 수는 대부분 대회 기준치인 56bpm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한라마가 지구력 승마에 적합한 말 품종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심박 측정 중인 쳇마틴 심판위원장의 모습.

하지만, 이번 대회는 익숙지 않은 대회 규정에 대한 적용과 홍보 부족이란 과제도 남겼다. 대회 전날 규정과 관련한 사전 설명회를 개최했음에도 기존 국내대회 규정에 익숙한 참가자 사이에서 혼선을 빚은 것이다. 아울러, 짧은 홍보 기간 탓에 대부분의 참가자는 제주 지역 승마인이었다.

성숙하지 않은 국내 승마인의 승마문화도 대회에 오점을 남겼다. 본래 지구력 대회는 말을 얼마나 빨리 달리는가를 평가하기보다 말을 얼마나 잘 컨트롤하는지를 평가하는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경쟁적으로 말을 달리려는 모습을 보였고, 대회 후에는 판정에 불만을 표하며 욕설을 하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편, 한라마생산자협회는 12월 17일 이번 대회와 동일한 국제규정을 적용해 제2차 지구력 대회를 개최한다. 지난 11월 한국마사회에서 실시한 말산업 육성지원 사업대상자 추가 선정에 따른 것으로 한라마생산자협회는 보완을 통해 이번 대회보다 개선된 대회 운영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한라마생산자협회(회장 강동우)는 지난 2일과 3일 양일간 렛츠런팜 제주 일원에서 ‘2017 한라마 페스타 전국지구력승마 겸 국산마 승마대회’를 개최했다. 국제승마연맹(FEI) 공인 국제 심판들이 참가한 가운데 펼쳐진 지구력 대회에서 한라마는 지구력 대회에 적합한 승용마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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