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청소년승마 활성화 방안 연구(15)

2. 유·청소년층을 대상으로 한 프랑스 승마 연맹의 다양한 활동

다. 포니학교 (Poney Ecole)
포니학교는 프랑스 승마연맹이 2013년부터 프랑스 전국의 유아학교(만 3-5세)와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3월부터 7월까지 학교 선생님과 함께 포니클럽의 생활과 승마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이 프로그램을 원하는 승마클럽과 학교가 프랑스 승마 연맹에 신청을 하면 승마클럽은 승마 연맹에서 대상 연령에 따라 정리한 2가지 모듈을 갖고 학교에서 온 어린이 학생들을 받게 된다.

포니학교를 위한 모든 교재와 커리큘럼은 프랑스 승마연맹에서 개발하고 있으며, 인쇄부터 발행까지 제공한다. 관련된 그림이나 내용은 어린 학생들의 눈에 맞춰 흥미롭고 귀엽게 제작되어 있다.
몇 달 동안 학급 친구들과 정기적으로 포니클럽에 와서 어린 학생들이 배우는 것은 마장마술이나 장애물 같은 승마 기술이 아니다. 말(포니)라는 동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돌보는 방법, 동물과 소통하면서 자연을 이해하는 법, 승마 시의 안전 수칙 등 승마 활동의 기초를 접하고 체득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이들을 위한 다양한 학습 교재와 내용을 통해 포니클럽에서도 공부를 이어갈 수 있게 한다.
프랑스에서는 각 시가 관할 학교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데 시에 따라 포니학교의 강습비나 왕복 교통편 등을 지원하기도 한다. 이런 지차체의 지원은 각 승마클럽의 잠재적인 고객인 아이들에게 친근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라. Trop Top(매우 최고) 시리즈
프랑스 승마연맹은 승마클럽이 즐거움을 위한 승마뿐 아니라 교육의 장으로서 어린 학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포니학교뿐 아니라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교, 고등학교 등 다양한 학생 집단을 승마클럽에서 응대하고 교육과 연계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그중 하나로 Trop top 시리즈 같은 경우는 승마클럽에서 말을 소재로 수학, 역사, 속담이나 표현 등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교재이다. 한 예로 수학 과목의 경우, Trop top 수학 교재에서 “망아지는 하루에 60~70번 젖을 빨고 한 번 빨 때마다 160~220g의 젖을 먹음”이란 내용을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말에 대한 상식을 넓히고, 수학공부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마. 자연(Nature)
프랑스 승마연맹이 어린 학생들을 위한 자연 학습장으로 포니클럽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교육 세트로서 목초, 꽃, 버섯, 곤충 등 포니클럽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식물을 소개하는 자료를 작성, 배포하고 여기에 말들이 주로 먹는 풀에 대한 자료에서는 말의 사양에 대한 내용도 넣어 말 관리에 대한 학습 또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한다. 또한 이를 어린이들이 보기 쉽게 카드에 정리하고 각 카드로 놀이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프랑스 승마연맹은 승마가 교육과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 있도록 ‘Trop Top’ 시리즈를 운영 중이다. 승마클럽에서 말을 소재로 수학, 역사, 속담이나 표현 등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교재를 마련한 것이다.


3. 다양한 유·청소년 승마 관련 콘텐츠 개발 및 활용
프랑스 승마연맹에 공식적으로 등록돼 관리되는 승마 종목만 20여 가지에 이른다. 실제로 승마를 하는 사람들 중에는 기량을 향상시켜 대회 참가를 목적으로 한 것보다는 본인의 즐거움을 위해 말을 타는 경우가 더 많다. 승마 기술을 향상해서 대회를 나간다하더라도 마장마술이나 장애물, 종합마술(크로스컨트리) 말고 다른 승마 활동을 원하는 경우가 있으며, 해당 종목으로도 대회에 출전하고 싶어진다. 다양한 요구 부응하는 교육 내용, 대회, 행사 등을 갖추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유소년 승마의 활성화를 가져온 요인이다.

올림픽 세 종목(마장마술, 장애물, 종합마술) 이외 프랑스의 유·청소년이 흔하게 접하는 기타 승마 종목을 몇 가지 소개하고 시사점을 간단히 짚어보겠다.

마차 종목은 한 마리 혹은 그 이상의 말의 뒤에 마차를 연결해서 조종하는 종목으로 마장마술, 마라톤, 조종하기 등 3가지 종류의 시합이 있다. 마차 대회를 통해서 마차를 모는 능력과 능숙함을 평가하며, 말이 신체적으로 좋은 상태에 있는지 마부에게 잘 복종하고 유연한지 등을 확인하게 된다. 마차 종목의 특징은 가족끼리, 친구끼리 함께 즐길 수 있는 종목이라는 것이다. 즉, 마차를 모는 마부 뿐 아니라 1인 혹은 그 이상의 팀 멤버가 마부의 옆에 함께 탑승하여 승마를 즐길 수 있다. 따라서 직접 말에 타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 말을 직접 타기에 나이가 너무 어리거나 많다고 느껴지는 경우, 승마 활동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경우라 하더라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종목이다.

마차는 친환경적인 운송수단으로 프랑스에서는 마차, 마차용 말을 도심이나 작업을 위해서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회용 마차 종목으로는 1, 2, 4두용 포니나 말이 이끄는 마차 등이 있다. 가장 활발한 종목인 4두 마차는 지구력, 마상체조, 장애인 마장마술, 올림픽 세 종목 (장애물, 마장마술, 종합마술)과 함께 4년마다 열리는 세계 승마대회의 정식 종목이기도 하다. 다양한 종류의 시합으로 이루어진 여러 수준의 대회를 통해 나이, 경험, 기술 수준과 상관없이 마차에 대해 배우고 기술을 향상할 수 있다.

가. 에퀴펀
에퀴펀은 재미있는 승마 교수법의 목적으로 발전된 종목으로서 일련의 코스를 완수하고 시간을 잰다. 코스에는 말을 조종하는 능력, 점핑, 처리 능력 등을 보기 위해 다양한 과제를 수행한다. 에퀴펀의 목표는 기승자가 자신의 능력에 맞는 다양한 과제를 수행하면서 본인의 기승 상태를 스스로 통제 조절하고 마장마술의 질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말과 포니를 준비시키는 것이다.

나. 홀스볼
포니나 말을 타고 하는 팀 스포츠인 홀스볼은 말을 타고 하는 핸드볼과 같은 운동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6명씩 팀을 이루어 2팀이 대항하며, 6명 팀원 중 4명이 경기를 하고 나머지 2명은 교체를 대비해 대기한다. 공이 바닥에 떨어지면 선수들은 절대로 말에서 내리지 않은 채 바닥에서 공을 집어야만 한다. 홀스볼 전용볼은 가죽으로 된 6축의 가죽끈으로 둘러싸여 있고 양 팀은 공수를 번갈아가며 골대에 공을 넣는다. 홀스볼은 박진감이 넘치고 승마 종목 중에서도 팀워크가 중요한 스포츠로서 프랑스에서는 어린이, 여자들도 많이 즐기는 승마 종목이다.

다. 포니게임
포니게임은 팀을 이루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승마게임으로 누구나 팀을 이뤄 게임을 하다보면 각자 자신의 개인적인 기술 발전을 할 수 있다. 포니게임은 창의력을 발휘해 준비 단계에서부터 즐겁게 참여할 수 있으며, 승마의 모든 기술을 다 연습할 수도 있다. 속도, 기동성, 리듬감 등 실수하지 않고 가장 빨리 정해진 코스를 완주하는 주요한 요소이며 공, 타이어, 훌라후프, 깃발 등 다양한 소품을 이용해 창의적인 게임을 만들 수 있다.


▲마상체조는 초보자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승마 종목 중 하나이다. 특히, 어린이들 경우 말 위에서 다리와 팔을 올리는 동작을 어렵지 않게 성공한다. 균형 감각은 물론이고, 말과 함께 운동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고, 승마를 친숙한 운동으로 여길 수 있다.


라. 마상체조
마상체조는 조마삭 끈으로 연결해 평보 혹은 구보 중인 말의 위에서 혼자 또는 여러 선수가 다양한 체조 동작을 연출하는 종목이다. 말 위에 특수 복대와 큰 재킹을 놓고 선수는 일련의 동작을 취하게 되는데 균형감과 다양한 신체 유연성이 요구된다. 마상체조를 통해 실제 마상체조를 하는 선수와 조마삭 끈을 잡아주는 사람 모두 창의력이 향상되는 방향으로 저절로 교육이 이루어진다. 좀 더 상위의 마상체조 시합은 난이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마상체조 선수, 조마삭 담당, 말 모두 일체가 돼 그 다음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전문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대회에 참가하는 종목 이상으로 마상체조의 중요한 점은 초보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승마 종목이라는 것이다. 승마를 해본 적이 없거나 말을 무서워하는 사람들도 마상체조는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종목이다. 특히 어린이들의 경우 말 위에서 한 쪽 다리와 팔을 올리는 동작이라든지 돌아앉는 동작을 처음부터 어렵지 않게 성공한다. 이를 통해서 균형감과 말 운동의 리듬감, 말과 함께 운동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고 승마를 더 쉽고 친숙한 운동으로 접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 말산업 박람회와 같은 행사에 가보면 관람객으로 왔던 어린이들 중에 말을 한 번도 접하지 못했던 어린이들도 바로 그 자리에서 마상체조를 통해 말 위에 올라앉고 동작을 취하면서 즐거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울러, 다른 승마 종목에 비해 가장 경제적으로 부담이 덜한 종목이다. 말 한 마리로 여러 명의 마상체조 수업 가능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승마 인구를 개발하고 승마라는 운동의 문턱을 낮추는데 매우 유용한 종목으로 각광받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승마 활성화를 논할 때 꼭 말 위에서 마장마술, 장애물 등의 기승 운동으로만 승마를 국한 시키지 말고 찾아가는 승마 운동이나 학교에서의 체육 활동으로 승마의 영역을 확대코자 할 때 마상체조를 포함해 다양한 승마 종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 마상체조를 좀 더 예술적 혹은 역동적으로 승화하면 말 공연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는 말문화의 폭을 넓히고 승마 인구 내지는 승마 관람 인구의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교정교열=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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