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마지막으로 서울경마공원 소속 경주마에게만 출전자격이 주어지는 제6회 대통령배 경마대회가 오늘(11월15일, 일요일) 제9경주에 펼쳐진다.

대통령배의 조건은 지난해와 같은 국산1군 3세 이상 2000m 별정Ⅴ 방식으로 5세 이상마는 58kg, 4세마는 57kg, 3세마는 54kg, 암말 -2kg의 고정 부담중량으로 대회에 임한다. 출사표를 던진 마필은 모두 14두, 1차 등록에서 출전을 희망했던 마필들이 그대로 최종 출마등록까지 이어졌다.

올해 대통령배의 포커스는 비어 있는 황제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맞춰진다. 전반기 국산마 판도는 대회 2연패를 달성했던 ‘명문가문’이 쥐고 있었지만 고질적인 발주기 진입 거부와 함께 8세마로 노령화가 두드러져 더 이상의 챔피언의 위용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다수의 마필들이 새로운 챔피언 등극을 노리고 있는데 대표 주자로는 ‘백광’과 ‘나이스초이스’가 손꼽힌다. 분위기 상 ‘백광’은 돌아온 황제라 할 수 있고, ‘나이스초이스’는 떠오르는 황제라 할 수 있는데 올해 대통령배의 기본적인 구도는 신구의 대결 양상으로 나타난다. ‘백광’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설이라 부를 수 있는 마필로 줄기세포 치료와 함께 옛 영광 재현에 나선다. 경마대회 3관왕의 위업은 있지만 정작 1군 대회 우승이 없는 것이 ‘백광’으로서는 최고의 아쉬움이 되겠고, 아쉬움을 풀기에는 이보다 더 좋은 여건은 없을 것이다. 만약 ‘명문가문’이 건재했거나 부산의 국산 최강자급 수준의 마필이 존재했다면 우승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지겠지만 절대 강자 없는 현 국산1군 판도임을 고려할 때 황제의 화려한 귀환은 영화 속만의 제목은 아닐 것이다.

이는 ‘나이스초이스’도 마찬가지다. 3세마로서는 대통령배가 부담스러운 대회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1군에서 이미 검증됐고, 부담중량 상 메리트가 따르고, 내년부터는 부산 말도 가세하기 때문에 올해가 최고의 찬스가 된다. 우승후보마의 공통점은 모두 추입마라는 점에서 짜릿한 승부를 예측해볼 수 있다. ‘백광’은 4코너 이후가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이며 ‘나이스초이스’는 중, 선입권에서 얼마나 효과적인 전개를 펼치느냐가 우승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전 세력으로는 ‘트리플세븐’, ‘내츄럴나인’, ‘희망에너지’가 거론된다. ‘트리플세븐’은 지난해 대통령배에서 3위를 차지하며 올해를 예약한 마필이라 할 수 있는데 무엇보다 경마대회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36조 김양선 조교사가 출전시켰다는 것이 더 큰 위력으로 작용한다. ‘내츄럴나인’은 1군 경마대회의 단골 손님으로 이번에는 ‘나이스굿’이란 든든한 지원군이 있어 입상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직전 경주 ‘나이스굿’과 같이 뛰었던 ‘내츄럴나인’은 그동안 선행 혹은 선입마 이미지를 버리고 추입 작전을 펼쳤는데 빠른 적응력을 보여줬다. ‘희망에너지’는 직전 경주 우승과 함께 1군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마필이다. 상승세 측면에서는 ‘백광’에 버금간다고 할 수 있고, 관건은 모처럼 달아보는 58kg의 부담중량이다.

이밖에 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경주마는 ‘새벽아침’과 ‘칸의제국’이 꼽히는데 ‘새벽아침’은 명마 제조기 ‘청파’자마로 직전 경주 우승과 함께 부담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칠 수 있고, ‘칸의제국’은 2000m까지 소화해 낼 수 있는 순발력과 지구력을 겸비했기 때문에 선행에만 나선다면 의외로 쉽게 승부를 종결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통합 경주시행 결과 부산의 국산마가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통합경주로 펼쳐지는 대통령배에서 어떤 경주마가 첫 통합 타이틀을 차지할지 벌써부터 가슴을 설레게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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