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국민들이 한국마사회를 생각하며 떠올리는 이미지는 아마도 다음의 세 가지가 아닐까. ‘도박회사’, ‘경마시행체’ 그리고 ‘신의 직장.’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 층에게는 신입사원 초봉이 3천900만 원을 넘는 ‘알토란’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신의 직장이라는 말은 높은 연봉 뿐 아니라 복지부동과 무사안일로 이어지는 보신주의 문화 그리고 그 안에서의 파벌을 상기시킨다. 한국마사회는 근 한 달째 회장인 공석인 상태에 있다.

문재인 정부로 정권 교체 이후 첫 임명될 신임 회장의 임무 중 중요한 것으로 조직 안정이 지목되고 있다. 현명관 전 회장 재임 당시 성과 및 경쟁 구조로 몇몇 임직원들이 저성과자로 내몰렸고, 알박기 인사로 지목된 이양호 전 회장은 1년 동안 재임하면서 불법사설경마 단속에 중점을 두었으나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말관리사 3명 자살, 농림축산식품부 감사를 받던 부장급 간부의 잇단 자살로 한국마사회 직원들을 멘붕 상태로 몰아넣었다. 특히 용산문화공감센터 폐쇄, 대전문화센터와 부천문화센터 폐쇄 결정 등 경마산업 추락정책만 구사하다가 떠났다.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이런 가운데 현직 한국마사회 임직원이 10여 년 전 발표한 「우리나라 공기업 조직구조의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한국마사회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이 마사회 조직 안정을 위한 ‘통찰’을 제공하고 있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어영택 말산업자격검정원장이 발표한 논문은 공기업 가운데 특히 위기에 직면한 경마산업의 경영 환경 변화에 따라 마사회가 지속 성장하려면 사기업의 조직 방식인 ‘사업부제 조직 구조’를 따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단위적 분화 원리에 따라 사업부를 편성하고 관리 권한을 부여하는 분권적 조직 구조로 급격한 변화에 따른 조직의 충격을 완화하고 안정성을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었다.

논문에 따르면, 한국마사회 조직은 1962년 2과(정원 19명), 1972년 1실 8과 4담당(34명), 1982년 3실(부) 13과 1담당(150명), 1992년 8실(부) 11차장 36과(426명), 2004년 19실(처) 52팀 4부속기관(869명) 순으로 변모해왔다. 2016년에는 5개 본부, 3개 지역본부, 2개 추진본부, 19개 실처와 17개 부속기관 그리고 4개 권역본부(총 52팀, 38개 담당, 7개T/F팀)에서 2017년에는 2개 추진본부는 없어지고, 20실처와 13개 부속기관, 4개 권역본부(59부, 29개 담당)로 바뀌었다.

이미 10년 전 발표된 연구 결과이기에 많은 부문 현 한국마사회 조직 구조에 반영됐다. 한국마사회 조직과 관련해 대내외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받는 부분은 기수별 폐쇄적 파벌 문제와 지역 파벌 문제다. 현재 89년 입사자와 93년 입사자가 공채 인원이 가장 많았고 중요 보직도 꽤차고 있다. 또한 영남과 호남으로 분리되는 지역파벌도 타파해야 한다.

회장 직속으로 경영전략실이 있음에도 부서간 소통이 미흡하다거나 본부, 또는 부서별 사업 홍보가 원활하지 않다는 점 그리고 경마 중심의 조직 체계 고착으로 말산업육성본부가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는 점이 지목된다. 사업본부제가 본부 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그 외 부서나 지방으로 발령되면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고, 핵심 보직 등 한정된 자리에 경쟁이 붙으니 ‘좌천 인사’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 파벌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특히 제2차 말산업육성5개년종합계획 발표 이후 차기 한국마사회장의 모토가 승마산업 적극 육성을 통한 말산업, 경마산업 이미지 변화로 집약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대대적 조직 개편과 인사이동은 상반기 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상반기 기준 초임 연봉이 3천903만 원, 939명 정규직 평균 연봉이 8천482만 원, 191명의 무기계약직 보수가 3천876만 원인 ‘신의 직장’ 임금 체계도 사회 통념과 괴리가 크다.

지속 발전을 위한 조직 개편 논의와 더불어 내부 조직 문화 변화를 위한 탕탕평평한 정책이 시행되기를 기대한다.

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