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그랑프리(12월13일, 9R) 출전마 윤곽이 드러났다. 최초의 서울과 부산의 통합 경주를 맞아 14두가 모든 게이트를 꽉 채울 것으로 기대됐지만 1차 등록을 마친 마필은 모두 10두. 경마팬 인기 투표할 때와는 다소 상반된 양상을 나타냈다.

특히 부산에서 21두나 인기 투표에 참여했기 때문에 서울이 부족할 경우 부산에서 대거 원정에 나설 것으로 예측됐지만 부산 또한 출전율이 떨어지며 5두 만이 1차 등록을 마쳤다. 중요한 것은 5두 마저도 부산의 인기 투표 상위권 마필이 아닌 중위권 마필들이 주축을 이룬다는 점. 대표적인 예가 ‘아름다운질주’로 인기 투표 1위를 기록했지만 그랑프리가 아닌 오너스컵으로 급선회했다. 그랑프리 출전을 앞두고 시행된 부산의 인기투표에서는 ‘아름다운질주’가 총 450표를 획득해 전체 후보마 중 당당히 1위를 기록했고, 2위 ‘상승일로’, 3위 ‘개선장군’, 4위 ‘연승대로’ 등이 뒤를 이어 팬들의 성원을 받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기 투표 3위마 ‘개선장군’은 그대로 서울행을 택했다는 것으로 유일한 국산마임을 고려할 때 마치 독야청청(獨也靑靑)한 느낌까지 준다. 사실 올해 그랑프리의 화두는 부산의 국산마가 서울의 ‘동반의강자’를 상대로 어느 정도의 경주력을 발휘하느냐에 있었다. 이미 ‘불패기상’이 부산광역시장배에서 이들을 이겼기 때문에 그랑프리에서 ‘동반의강자’의 우승을 의심하는 이는 없지만 팬들은 부산 국산마들의 도전 정신을 기대했다.

도전 정신이란 더욱 더 강하고, 많은 마필들을 의미하는데 ‘개선장군’ 한 두 만이 원정에 나선다는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반면 서울은 ‘나이스초이스’만 빼고 나올 마필들은 모두 나왔다는 평가다. 물론 서울도 두수 면에서는 팬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나 서울을 대표할 수 있는 마필은 모두 출전했기 때문에 인기투표 결과와 1차 등록이 어느 정도 일치함을 보여준다.

그랑프리 1차 등록마가 발표되면서 분위기는 ‘동반의강자’의 그랑프리 2연패로 굳어지고 있다. 이미 서울 말들은 평정한 상태고, 부산의 기세도 생각만큼 드세지 않아 통합 그랑프리 초대 챔피언이 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관심은 오히려 2위권에 모아진다. 서울의 ‘불패기상’과 ‘밸리브리’, 부산의 ‘개선장군’, ‘크래프티루이스’, ‘킹케팔로스’, ‘행복드림’이 엇비슷한 전력으로 평가되는데 아마도 이들 중 누가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느냐가 올해 그랑프리의 또다른 흥밋거리가 될 것이다.

제28회 「그랑프리」경마대회의 1차 등록을 마친 결과 부산 대표 국산마로서는 ‘개선장군’만이 유일하게 출사표를 던져 능력 평가에 나섰고, 이외에 현 부경경마공원 외산마 부문 최강자인 ‘크래프티루이스’를 비롯해 외산마 기대주인 ‘킹케팔로스’, ‘행복드림’, ‘롤링온스트롱’ 등이 출전 의사를 밝혀 서울대표마와 한판 승부를 펼친다.

그동안 서울에서 한해 최고의 경주마를 선정하는 대회로 인해 빅이벤트의 경주로 관심을 모은 「그랑프리」대회가 올해는 통합경주로 시행돼 경마관계자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다만 서울에서 펼쳐지는 「그랑프리」대회와 부산 국산 1군마를 대상으로 펼쳐지는 「Owner`s cup」대회가 공교롭게도 1주 간격으로 일정이 겹쳐 시행된 점은 부산의 국산마 강자의 「그랑프리」 출전의사를 포기할 수 있었던 이유로도 간과할 수 없어 추후에는 경주일정을 계획하는 데에 있어 좀 더 신중한 결정이 요구되고 있다. 그랑프리경마대회는 한해 경마를 총 결산하는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도 부산의 준족들이 실리만을 생각한 채 대거 불참한 것은 심히 유감스런 일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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