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마공원 경주장면
- 더비 징크스로 인한 우승마 조기 퇴역으로 생산 투입 미비
- 내년 더비 우승 씨암말 자마들 더비 출전을 기대

경마는 철저하게 혈통을 중요시하는 스포츠다. 한국경마도 경주마 혈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마사회에서 지난 98년 한국경마혈통서를 발간한 이후 10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수십억원대에 이르는 고가 씨수말을 도입하는 등 국내에 우수혈통을 뿌리 내리기 위해 노력을 경주해 왔다.
외국 유수의 경마대회가 종료되고 나면 많은 뒷얘기들이 나오는데, 꼭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혈통에 관한 부분이다. 또한 혈통정립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인식되는 더비경주는 출전마가 저마다 치열한 혈통 경합장에서 자신의 혈통을 지켜내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한국경마에서 국내혈통이라 부를 수 있는 존재감을 보여준 마필은 아직 전무한 상태다. 물론 태생적으로 외국에서 씨수말을 도입해 생산농가에 종부지원을 계속하고 있으며, 국내 경주마 출신으로 마사회 소속으로 대대적인 종부 활동을 하는 씨수말이 아직은 없는 상태라는 점에서 대를 이은 더비 우승마 배출은 요원해 보인다.
코리안더비는 더비 징크스로도 유명하다. 더비 우승마 대부분이 자신의 능력을 채 꽃 피우지 못하고 조기 퇴역하는 비운을 맛보았기 때문.
한편 최근 국산마의 조기육성이 이뤄지면서 더비에서 암말들이 큰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코리안더비에선 지난 2003년 더비 우승마인 `하비동주`까지 총 4두의 암말이 더비 우승마로 기록돼 있다.
이중에서 `햇빛마을`(2001년), `해암장군`(2002년), `하비동주`(2003년) 등이 현재 씨암말로 활동하면서 자마들을 생산하고 있어 2대에 걸친 더비우승마 배출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더비우승마의 자마가 더비에 도전한 것은 지난해 `햇빛마을`의 자마인 `햇빛나라`가 처음이다. 비록 2007년 더비에서 최하위에 그치고 말았지만, 2대 더비우승마 배출을 위한 첫 걸음을 떼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겠다.
불행히도 올해 더비에서는 더비우승 씨암말 자마의 모습은 볼 수 없을 것 같다. 유일한 3세 자마인 `햇빛세상`이 아직 1전밖에 치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3세가 되는 자마수가 3두로 늘어나 우승 자마들의 더비 도전기가 펼쳐질 전망이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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