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는 복권 선전하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로또복권을 추첨하는 방송국에서는 매주 추첨을 하기 전에 복권 수익금이 장애인 등 불우한 이웃을 위해 얼마나 유용하게 쓰이는지를 매우 친절하게 홍보하고 있다. 로또복권이 국민 모두의 ‘행복권’이라며 국무총리 산하의 복권위원회와 기획재정부가 공동으로 선전하고 있다.

그런데 경마는 어떤가. 복권과 스포츠토토는 온라인은 물론이려니와 전국 7,000여 편의점 및 복권방에서 국민들이 쉽게 접근하여 구입할 수 있는데 반해 경마는 잘 운영되던 온라인시스템(Knetz) 마저 폐지하고 경마장이나 장외발매소에 직접 가지 않으면 구매를 할 수 없도록 봉쇄하고 있다.

아시다시피 경마는 사행성 게임물은 물론이려니와 로또복권이나 카지노와 확연히 다른 특징이 있다. 경마는 경주마의 능력을 70% 기수의 기승술을 30%로 전제하여 각종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자료를 토대로 분석과 추리를 해야 하는 게임이다. 경주마를 분석할 때는 어떤 아비마와 어미마 사이에서 태어났는지를 따져보아야 하며 어떤 목장에서 어떻게 생산되고 육성되었는지 어떤 조교사가 어떻게 순치를 시키고 훈련을 시켰는지 어느 기수와 호흡이 잘 맞는지.....등 무려 100여 종류가 넘는 우승요인을 토대로 분석과 추리를 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사행성 게임물이나 복권 카지노 등은 그저 모든 것을 운에 맡기고 요행을 바라면서 게임을 해야 한다. 그런대도 대한민국은 경마를 이들 진짜 도박들보다 더 심하게 규제를 하고 있으니 세계의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경마는 세계 1백20여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글로벌산업이다. 경마는 모든 과정이 철저한 경쟁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흔히 ‘자본주의의 꽃’이라고도 한다. 특히 서러브레드(Thoroughbred)라는 단일혈통의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하기 때문에 국가 간의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산업이다. 그런데도 한국은 자꾸만 퇴보하는 정책만 구사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무엇 때문에 영국과 싱가폴 홍콩 같은 나라들이 마권구매시에 징수하던 마권세를 폐지하였는지 미국과 같은 나라는 경마산업을 중흥시키기 위해 슬롯머신을 경마장내에 설치하고 여기서 벌어들이는 수익금으로 경마상금의 재원을 마련하고 말(馬)생산농가에 지원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Knetz 폐지 이후 불법 사설경마만 더욱 횡행하게 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상황이 이런 지경이라면 한국마사회는 동네 편의점에서 마권을 판매할 수 있는 정책을 서둘러야 한다. 경마전문지도 대부분 편의점에서 판매를 하고 스포츠신문이며 심지어 종합일간지도 경마정보를 게재하고 있는데 정보를 얻지 못해 마권을 구입하지 못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다. 순전히 도박인 복권이며 스포츠토토는 편의점에서 판매를 하면서 사행성이 거의 없는 마권을 판매하지 않는 것은 이치나 논리로도 맞지 않다.

국회에서의 법률개정을 통해 로또복권이나 스포츠토토가 팔리는 곳에서는 마권을 반드시 판매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만 경주마 생산농가는 물론이고 마주 조교사 기수 등 경마창출자들의 생계가 보장되고 원활한 축산진흥기금 출연으로 축산농민에게도 혜택이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국가정책으로도 사행성이 높은 복권이나 토토는 국민들이 접근하기 쉽게 만들어 놓고 사행성이 거의 없는 마권은 접근하기 어렵게 하는 정책을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 이해하겠는가. 복권이 ‘행복권’이면 마권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진짜 도박은 ‘행복권’이라하고 사행성이 거의 없는 마권은 ‘도박권’으로 몰아붙이는 현실이 부끄럽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