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월요일) 일본 지바현 나카야마 경마장에서 열린 제4경주 1800m 레이스에서 경주마 9두가 동시에 연쇄 추돌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본중앙경마회(JRA)에 따르면 이날 경주에서 16두의 경주마가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며 4코너를 돌 무렵 선두를 달리고 있던 경주마가 갑자기 바깥쪽으로 사행하면서 넘어졌다. 이 때문에 뒤따라 달리던 다른 경주마들의 진로가 막히면서 9두의 경주마와 기수가 한꺼번에 전복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일본경마 사상 최악의 전복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 사고로 레이스에 참가한 기수 9명이 낙마해 골절상 등을 입고 병원 치료 중이다. 사고를 일으킨 기수는 순위변경처분(사고를 일으킨 말이 피해를 당한 말 다음으로 순위가 밀려나는 것)과 4일간의 기승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일본경마 최대의 전복사고는 신마레이스여서 그만큼 위험도가 높았다.

우리나라도 연초부터 100년만의 폭설과 한파가 몰아쳐 경주로 상태의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 토요일경마에서는 경주도중 혹한 속에 눈이 내려 다음날인 일요일경마의 정상시행 여부가 불투명해지기도 했다. 다행이 날씨가 풀려 일요일 경마를 시행하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이번주에도 주말에는 날씨가 풀린다고 예보되고 있지만 13일(수) 전국적으로 올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기록되는 등 불안요소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낙마로 인해 기수가 사망하는 불운한 일이 여러번 있었다.

가장 최근에는 2007년8월11일 기수경력 21년의 베테랑인 고(故) 임대규 기수가 낙마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평소에도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는 기수, 관리사 등 경마관계자들의 안전 대책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바 있다. 뚝섬경마장 시절인 1985년 10월 서대원 기수가 ‘비슬산’을 타고 출전했다가 결승선으로 전력질주하는 과정에서 말이 펜스에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떨어져 숨진 것이 한국경마사에 남겨진 첫 낙마 사망 기록이다. 이후 서울경마공원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1991년 11월엔 김태성 기수가, 1996년 6월에는 이준희 기수가 경주 중 낙마사고로 숨졌고, 또한 경주중 사고는 아니지만 2004년 8월엔 유훈 기수가 훈련중 낙마사고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

기수들에게 있어 경주중 또는 경주마 훈련중 크고작은 부상을 입는 것은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정도로 비일비재하다. 마사회의 통계에 의하면 한해 평균 서울경마공원에서 경주중 마체이상이나 기수낙마 등의 사고가 50-60회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살아있는 생명체인 경주마와 기수가 빠른 레이스 속에서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하는 경마에서의 사고는 비단 우리만의 일은 아니다.

정확한 외국경마의 통계는 찾을 수 없지만 해외에서도 낙마 사망·사고는 종종 일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 2005년 3월 호주에서는 경마 견습생 개빈 리스크(23)가 훈련 도중 떨어져 머리와 척추에 골절상을 입고 사망하는 등 3일 사이에 3명의 기수가 숨지는 최악의 낙마사고가 발생해 호주 전역을 뒤흔든 사례가 있다. 경마에서 낙마사고는 질주하는 말이 발을 헛디디거나, 마체이상(골절 등), 기수의 균형 상실 등의 원인으로 발생된다. 그리고 다른 말과 부딪치거나 발에 걸려 넘어지는 일도 있다. 이러한 낙마사고는 대부분 ‘대형참사’로 이어진다는 데에 심각성이 있다. 체중이 500㎏ 안팎인 경주마가 내딛는 앞발의 무게는 약 5톤. 말의 발에 스치기만 해도 낙마한 기수는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이번 일본경마의 대형 사고를 보면서 우리의 안전은 어떠한지 꼼꼼하게 살피기를 당부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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