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십진법 배당률 도입
전통적으로 분수 형태의 배당률을 고수해온 영국 경마계에 십진법 표기 배당률이 도입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국 유력지 레이싱포스트에 따르면, 북메이커(사설발매업자)社인 레이싱 포 체인지(Racing for Change)가 올 봄부터 배당률을 십진수 형태로 표시하는 서비스를 시범운영할 것이라며, 팬들의 반응이 좋을 경우 추후 십진수 배당률로 전면적인 변환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에서는 경마는 물론 스포츠 베팅에서도 대부분 분수형태의 배당률을 고수해왔기 때문에 레이싱 포 체인지 측의 이러한 파격적인 행보에 관계자들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영국의 배당률 표시방식은 9/2, 5/1 등으로 표시되어 왔다. 십진수 배당률을 사용하는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간간히 일반 매스컴을 통해 월드컵이나 주요 국제경기에서 특정팀의 “우승확률 4-1”이라고 말해지는 것이 바로 영국식 분수표기법인 “4/1” 배당률을 뜻한다.
만약 이러한 분수표기가 십진수 형태로 변환될 경우 분수형태의 배당률에는 원금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9/2는 “5.5배”로, 5/1은 “6.0배”로 바뀌게 된다.
레이싱 포 체인지 측의 이 같은 결정은 최근 경기불황으로 비롯된 매출하락을 타개하기 위한 개혁플랜중 하나로 알려졌다. 알기 쉬운 십진법 형태의 배당률로 초심자나 젊은 층을 공략해보자는 것. 이미 베트페어(Betfair) 등 영국 온라인 베팅 사이트에서는 분수와 십진수 형태의 배당률을 함께 표시함으로써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현지 관계자들은 십진수 배당률 표시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이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윌리엄 힐社의 데이비드 푸드 대변인은 “레이싱 포 체인지가 밝힌 십진수 배당률은 우리가 2년 전 축구복권을 통해 시행했던 경험이 있지만 전혀 호응을 얻지 못했다”고 십진수 배당률 도입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일부에서는 오히려 분수식 배당률을 선호하는 대다수 팬들의 발길을 떠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어 당분간 십진수 배당률 표시에 대한 찬반양론은 새해벽두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서석훈 편집국장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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