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체육회로부터 재정적립금 6억 5천만 원 사용 승인…10년 상환 조건부

승마계, “무슨 일이 있어도 AG은 가야” 공감대 형성
협회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뚜렷한 대안 없으면 관리단체 지정될 듯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승마 국가대표 선수단이 11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참가를 위해 인도네시아로 떠났다. 연일 계속된 대한승마협회의 파행으로 인해 출전 여부조차 불투명했던 상황에서 우여곡절 끝에 아시안게임 무대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승마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효자 종목으로 매번 메달 획득에 성공해온 터라 더욱 반가운 소식이었다. 협회가 좌초할 위기에서도 국내 승마선수들의 꿈인 아시안게임 출전 기회를 포기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럼 어떻게 승마 국가대표 선수단은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었을까.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대한승마협회의 재정자립금의 사용 승인을 받았기에 가능했다. 다른 종목과 달리 승마는 선수 외 말도 함께 시합에 나서기 때문에 국제대회 출전을 위해서는 말 운송비 등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

유럽 등과 같이 여러 국가가 도로 또는 철로로 연결돼 있다면 차량을 통한 말 운송도 가능하겠지만, 남북이 휴전선으로 갈라져 ‘섬 아닌 섬’이 돼버린 한국에서 어려운 게 현실이다. 현재는 승마와 관련된 국제대회 출전을 위해서는 항공편을 이용해야만 한다.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서는 말 운송비만 5억여 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협회의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승마계는 아시안게임 출전만은 물릴 수 없다는 데 공감하고, 7월 6일 ‘제3차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열어 ‘재정자립금’의 사용 승인의 건을 상정·의결했다.

배창환 회장 재임 시 이사회에서 제시됐던 아시안게임 출전비 9억 5천만 원에서 3억 원이 감소된 6억 5천만 원 규모로 10년 상환을 조건을 걸었다. 이어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의 기금 사용 승인을 거친 후 아시안게임 출전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현재 대한승마협회가 보유한 재정자립적립금은 총 36여억 원 규모로 경기력지원비 24억 원과 법인화 기금 적립금 12억 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대회 출전비로 쓰인 금원은 경기력지원비에서 지출됐다.

어렵사리 아시안게임에 나선 한국승마의 좋은 성적이 기대되지만 대한승마협회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시안게임이 종료된 후 대한체육회의 판단에 따라 관리단체 지정여부가 결정되며 대대적인 대회 규모 축소 및 재정비 등은 불가피하다. 관리단체 지정여부는 임의적이므로 9월에 열리는 대한체육회 이사회 개최 전까지 뚜렷한 협회 정상화 방안이 제시된다면 상황은 변화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한편, 국내에서는 8월 내내 전북 장수와 경북 상주, 인천 등지에서 전국 단위 승마대회가 개최된다. 협회의 파행으로 각종 대회가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대학 입시를 위해 대회 출전 성적이 필요한 학생선수를 위한 게 주요 목적이다. 20일부터는 전북 장수에서 ‘제13회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학생 부문이, 29일부터는 경북 상주에서 ‘대통령기’ 등이 펼쳐진다.

▲승마 국가대표 선수단이 11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참가를 위해 ‘자카르타’로 떠났다. 연일 계속된 대한승마협회의 파행으로 인해 출전 여부조차 불투명했던 상황에서 어렵사리 지난 7월 6일 ‘제3차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열어 ‘재정자립금’의 사용 승인의 건을 상정·의결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대한체육회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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