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와 생산에 관한 국제 협약 가입, 일정 조건을 갖춰 시행하는 경주
현재 파트Ⅱ 대한민국, 경마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날들 꿈꿔”

모든 스포츠가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국제 무대에서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 관심이 커져 가고 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취득하고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르는 등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현실이다.

2016년 한국경마의 6개 경주가 ‘국제경주분류표준위원회’에서 파트Ⅲ에서 파트Ⅱ 국가로 승격되면서 이를 기념해 시작된 ‘코리아컵(스프린트) KOR G1’ 국제 경주가 올해로 3회를 맞아 9월 9일 과천벌에서 9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경마의 ‘국제 경주’는 어떻게 시행되고 있으며 한국경마는 현재 어느 위치에 와 있는지 살펴보자.

‘국제 경주’란 경마를(서러브레드 평지 경주) 시행하고 있는 어느 국가이든 ‘경마와 생산에 관한 국제 협약(International Agreement on Breeding and Racing)’에 가입해 일정 조건을 갖추어 시행하는 경주를 말한다.



경주의 격(Grade)을 ‘G’로 표시해 G1, G2, G3로 구분하고 Grade 또는 Group 경주라 부르고 있다.

시행 역사는 경마 발상국인 영국을 비롯해 유럽 여러 나라간의 교류 경주가 각국의 기준에 따라 시행하던 것을 1971년 영국·아일랜드와 프랑스의 대상경주(Leading Stakes)에 대해 패턴 경주(Pattern Races)라는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고 이 경주를 ‘Group’인 G1, G2, G3로 분류해 시행했다.

이후 1973년 미국(북미)은 국제 교류 경마를 ‘Grade’로 표기하고 북미그레이드스테이크스위원회에서 별도의 경주 격을 결정해 시행하다가 1974년 유럽 5개국(영국·아일랜드·프랑스·독일·이탈리아)과의 교류 기준을 합의해 ‘경마와 생산에 관한 국제 협약’을 체결하고 1976년 북미가 가입함으로써 세계 경마 선진국이 주도하는 국제 규정에 의한 국제 경주를 시행하게 됐다.

또한 매년 프랑스 파리에서 ‘개선문상G1’ 경주가 열리는 10월 초에 ‘파리국제경마회의(IFHA)’를 통해 회원국의 가입 관련 규정의 개정 및 정보 교환 등이 행해지고 있으며 ‘국제경주분류표준위원회(ICSC: International Cataloging Standards)에서 서러브레드의 생산, 경주 마케팅의 국제화 통일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매년 경마시행체, 생산자협회, 국제경매협회 대표가 세계 각국의 주요 경주를 ’Grade’로 G1, G2, G3·L로 분류하고 생산국 수준(경주)을 ‘PartⅠ·Ⅱ·Ⅲ·Ⅳ(장애물 경주)’ 4등급으로 분류해 이를 ‘국제경주분류표준서’로 발행하고 있다.

이렇게 분류된 경주는 혈통서 및 경매 경부의 경주 성적 표기를 ‘Black Type’으로 하도록 경주를 지정, 발표하고 있다.

생산국 수준의 분류는 경마의 시행 역사, 상금 규모, 경주 개방 등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분석, 평가해 3개군 경마 시행 국가를 분류하고 있다.

PartⅠ: 미국, 영국을 비롯한 17개국(아시아: 아랍에미리트, 일본, 홍콩)
PartⅡ: 한국을 비롯한 12개국(아시아: 인도, 마카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터키)
PartⅢ: 20개국
PartⅣ: 장애물 경주(시행국)



한국은 현재 PartⅡ로 분류돼 6개 경주(KOR G1 3개, KOR G2 1개, KOR G3)가 등록되어 있으며 이번에 시행하는 ‘Korea Sprint’는 KOR G1경주로 표기돼 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경주가 등록된 나라는 PartⅠ의 미국으로 2017년의 795개 경주보다 164개 줄어든 631경주가 Black Type Race이다. 국제 경주의 시행 요건은 개방이란 원칙 하에 12개 항목을 규정하고 있다.

a. 경주의 조건을 충족하는 모든 말에게 출전 허용
b. 출전 두수 초과시 국제 레이팅(능력 평가 지수)으로 결정
c. 부담 중량은 마령으로 실시
d. b와 c의 조건에 충족하는 경주 제외, 경주 참가의 개별 초청(출전 권유) 불허
e. 인공 수정 생산마는 자격 미부여
f. 금지된 물질, 약물의 사용 금지
g. 국제 수준의 수의·서비스·시료 채취 기능 보유
h. 남·북반구 생산마에 대한 국제 감량 기준 적용
i. 말 인플루엔자(Equine influenza) 예방 백신 접종
j. 수의 및 검역 관련 시행 국가간 검역 규정 체결
k. 국제 경주 일정 및 조건 설정은 기존 국제 경주 시행체와 협의 후 결정

한국경마가 1922년 도입돼 신설동 뚝섬을 거쳐 과천에 정착하기까지 오랜 역사 속 난관을 극복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89년 과천 이전 후 개인 마주제 도입, 서러브레드 생산국으로 선진화를 위한 각고의 노력을 경주하면서 1996년 국제혈통기관으로 등록되면서 국제화의 기틀이 마련되고 ‘코리안더비’ 20년의 일천한 경험으로 국제 경주에 첫발을 내딛은 지 3년이 됐다.

300여 년의 오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구미의 경마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날들을 꿈꾸며 머지않아 세계 경마의 올림픽이라는 브리더즈컵* 경주에도, 최고 상금을 자랑하는 두바이월드컵**도, 아시아 최고의 재팬컵***에서도 한국 명마들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브리더즈컵(G1): 1980년 창설, 이틀에 걸쳐 총 13개(G1) 경주가 연령별, 거리별, 성별 경주로별 구분, 시행되는 경마 올림픽. 매년 11월에 북미에서 시행
**두바이월드컵(G1): 1996년 창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3월 말에 시행. 단위 상금 세계 최고의 경주(1000만 달러)
***재팬컵(G1): 1980년 창설. 아시아 최고의 경주로 11월에 시행(약 70억 원)

석영일 전 한국마사회 심판처장

저자 석영일 전 한국마사회 심판처장은 1980년 한국마사회 입사 이래 핸디캡전문위원. 재결전문위원, 경마법규교관, 원당목장장, 심판처장을 두루 거치며 경마산업 전문가이자 최고의 혈통 이론가로 알려졌습니다. 한국마사회 재직 시절 『세계경마혈통』, 『경마의 혈통학과 주요혈통(부계)도』 등 28권에 이르는 경마 서적을 집필했습니다. 일본어 공부, 자비 해외 출장 등등 각고의 노력 끝에 경마 인프라가 부족한 당시 경마의 혈통 스포츠 개념 접목, 경주·상금 체계 방향 정립 등 선진 경마 시스템 도입과 공정한 경마 제도 개선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1990년대 경마 계획 자료를 집대성하면서 한국경마의 개인마주제 전환시 경주·상금 체계의 방향을 정립하는데 중요한 지침서를 마련했고 종합 경주 편성을 위한 ‘경주편성위원회제도 도입’, 경주마 능력 평가 지표인 ‘프리핸디캡 제도’ 도입 등 공정하고 국제적인 제도로 개선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또한 특강과 기고, 월간 ‘굽소리’에 고사성어 풀이와 경마 용어 해설 고정 연재로 대중에게 경마를 소개하는 역할도 했습니다. 2010년 4월 7일 명예퇴직 이후 석영일 전 처장은 수필과 서예, 산악 마라톤 등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하며 지냈지만, 거꾸로 가는 대한민국 말산업 현재에 아쉬움이 많아 칼럼 연재를 어렵게 결정했습니다. 걸어 다니는 ‘경마백과사전’이라 불렸던 석영일 전 처장의 첫 칼럼, ‘국제 경마대회란?’을 소개합니다. - 편집자 주

교정·교열= 이용준 기자 cromlee21@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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