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2월부터 경마용어를 새로운 순화어로 사용하면서 경마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2월부터 한국마사회의 모든 공식적인 문서와 방송에 사용하고 있는 순화된 경마용어는 경마를 잘 모르는 일반 국민들도 알기 쉽도록 한 것으로 마사회는 지난해 11월 고객과 내부직원을 대상으로 순화 대상용어를 공모하여 순화작업을 해왔으며, 지난 1월말 발표를 통해 2월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적용된 순화어는 일본식 한자어 등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경마용어 48개이다.

일제 강점기에 시작된 한국의 경마는 자연스럽게 일본의 경마용어들을 답습하여 ‘생소하고 어렵다’는 평을 들어왔다. 마사회가 난해한 경마용어를 순화하여 발표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마사회는 1989년 처음으로 경마용어 순화어 172개를 발표했고, 2차 순화어는 1997년에 총 26개를 발표한 바 있다.

일부 경마관계자나 올드 경마팬에겐 생소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마사회가 발표한 순화어를 접한 많은 경마팬들은 어렵게만 느껴지던 경마용어가 현재 사회에서 주류를 이루는 용어들로 변경돼 오히려 친근감이 느껴진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일본의 경마용어가 수십년 답습되면서 일반 국민과는 괴리감을 가졌던 경마용어가 친근한 순화어로 바뀌면서 경마팬의 경마접근 용이와 경마의 이해증진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마사회는 경마전문지에도 순화어 사용에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했다.

2월부터 새롭게 사용되는 주요 순화어는 각질->주행습성, 구배->기울기/경사, 답보변환->걸음바꿈, 발주->출발, 발주조교검사->출발심사, 백스트레치->건너편직선주로, 홈스트레치->결승선직선주로, 번호재킹->등번호판, 병합조교->동반훈련, 승마투표->마권발매(구매), 예상지->경마전문지, 조마삭운동->원형운동, 주행조교검사->주행심사, 착->위, 착순->순위, 동착->동순위, 착차->도착차, 출마투표->출마신청, 탈철->편자빼기, 낙철->편자빠짐 등이다.
이밖에도 원어와 순화어를 병행 사용하는 단어로 순치(길들이기), 산지(생산국), 연맥(귀리) 등이고, 순화어를 가급적 사용하되 원어를 전문용어로 사용하는 단어는 교돌(발부딪힘), 구치(어금니), 담마진(두드러기), 기갑(돋등마루), 삭제(굽깎기), 전지(앞다리), 좌전지(왼 앞다리), 정치(치아손실), 제질환(굽질환), 지세(다리모양새), 장폐색(장막힘) 등이다.

경마용어를 순화하면서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도 크게 사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우리 역사에서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의 편견이 심화하면서 경마의 본질과는 다르게 국민들에게 그저 도박의 한 범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짙었다. 본지는 창간때부터 이러한 문제점을 파악하여 별도의 표기준칙을 마련해 신문을 제작해왔다. 이제 한국마사회가 공식적으로 순화어를 사용하면서 본지의 고민도 한층 줄어들게 되었다.

이번에 경마용어 순화는 완벽을 기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일부 용어는 더 개선될 필요성도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조교사’는 ‘감독’으로 ‘기수’는 ‘선수’로 ‘도착’은 ‘통과’로 ‘조교’는 훈련으로 바꾸면 어떨까. 이렇게 경마용어를 바꾼다면 일반 대중 스포츠와 비슷한 이미지로 경마의 의미를 확산하게 되어 도박으로 인식하는 경마를 스포츠로 인식하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국마사회는 좀 더 고민해주길 바란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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