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의강자, 김양선 조교사
제12회(2009년) 경마문화상을 맞아 ‘동반의강자’는 연도대표마, 최우수 수말 그리고 마주와 관련된 최우수 마주(구자선 마주)등 3개 부문의 3관왕 달성을 기록했다.
부산과의 최초로 시행된 통합 그랑프리에서 ‘동반의강자’는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고, 여세를 몰아 그랑프리 3연패와 함께 역대 최고 경주마로의 등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36조 김양선 조교사의 작품이다. 지난해는 특히 ‘불패기상’으로 부산과의 통합 경주는 물론 원정 경주에서 서울 조교사로는 최초로 우승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左‘동반의강자’ 右‘불패기상’으로 천하를 호령하고 있는 셈이다.
본지는 제12회 경마문화상을 기념해 수상자들의 인터뷰를 매주 연재한다. 지난 한해 한국경마를 빛낸 수상자들의 소감과 함께 평소 우리 경마산업을 바라보는 생각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편집자주)

- ‘동반의강자’와의 첫 만남은 어떻게 이뤄졌는가
▲ 2007년 미국 오칼라 경매에 가기 이전 부마인 브로큰바우에 많은 관심이 있었다. 중, 장거리에 강하고 4,5세 때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는 혈통으로 우리나라 모래 주로와도 적합했다. ‘동반의강자’가 바로 그 자마로 처음 봤을 때의 느낌과 나중에 다시 봤을 때의 느낌은 변함 없이 좋았다. 이것이 또한 마음에 들었으며 낙찰 받은 뒤 현지 생산자로부터 “챔피언을 데려가는 것”이란 얘기를 들은 것도 기억이 난다.

- ‘동반의강자’가 그랑프리 2연패에 성공했다. 2008년과 2009년의 차이점은
▲ 2008년 첫 그랑프리 도전 때는 모든 것이 홀가분했다. 현재의 ‘동반의강자’의 기량이 그 당시쯤에 만들어졌고, 챔피언이 아닌 도전자로서 무엇인가 넘어서 보겠다는 의욕에 차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는 무척 힘들었다. 지켜야된다는 부담이 컸고 처음 부산과의 통합방식으로 치러져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았다. 결승선을 1위로 통과했을 때 비로소 안도했다. 우승을 확인한 순간 10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듯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그럼 3연패에 대한 부담은 더 크겠다. 게다가 16연승에 대한 주변의 기대도 만만치 않은데
▲ 꼭 그렇지 만은 않다. 2연패는 과거 몇 몇 마필들이 기록한 적이 있지만 3연패는 아무도 해내지 못했다. 새로운 도전이어서 오히려 즐기는 마음으로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16연승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벌써 ‘동반의강자’의 부담중량이 62kg까지 올랐다. 경주를 뛸 때마다 1kg 이상씩 오른다면 기계가 아닌 다음에야 부상은 시간문제다. 건강해야 우승이고 연승이고 생각할 것 아닌가.

- 벌써부터 ‘동반의강자’의 씨수말로의 활용 얘기가 나온다
▲ 앞으로 우리나라 경마가 나아가야 될 방향이 아닌가 싶다. 외국에서의 값비싼 씨수말을 들여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경주마를 발굴하고 활용하는 게 먼저다. 이런 관점에서 3관 경주 최우수마 선정 제도는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리고 앞으로는 범위를 외국산마에게도 넓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 ‘불패기상’의 부산광역시장배 우승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당시를 회고하면
▲ 아마도 ‘러브캣’의 부산 원정 경험이 없었다면 그와 같은 결과는 일궈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무조건 열심히 뛴다고 될 일이 아님을 느꼈다. 한 번의 시행착오가 있었기에 수송에서 마사 환경 및 휴식 공간, 채식 상태, 세세하게는 경주로 모래 깊이까지 모든 것이 준비될 수 있었다. 새로운 도전이었고 짜릿한 역전으로 거머쥔 우승이기에 더 감격스러웠다.

- 2002년 외국산마 개별 수입이 허용된 이후 36조의 외국산마들은 점점 강해지고 있다. 경주마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이 있다면
▲ 2만 달러라는 가격 제한이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은 그리 넓지 않다. 북미 리딩사이어 상위권 자마들은 엄두도 못 낸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국내 경주로 여건에 잘 맞아떨어지는, 그러면서도 최근 각광받고 있는 혈통흐름을 파악하고 찾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교배료가 비싼 씨수말만 손쉽게 찾기보다 앞으로의 가능성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다. 그렇게 한 선택이 성공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조교사로서 또 다른 보람이다.

- 암말은 가격 제한이 상향 조정돼 올해는 7만 달러까지 올랐다
▲ 아직 우리 경마에서는 암말보다 수말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다. 가격을 떠나 실질적인 경주력에서도 수말이 암말에 우위를 보이는 게 사실이다. 상위군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상황이 이런 만큼 지금 당장은 가격 상한이 올랐다고 구매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본다면 메리트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암말 챔피언을 발굴하고 만들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 이전과 비교해 관리 방식의 변화가 감지되는데... 한번 상승세가 꺾인 말을 결국 다시 살려낸다.
▲ 오랜 경험에서 온 노하우다.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공부하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실패 확률은 낮아지고 새로운 방법을 하나씩 찾게 된다.
말에 대한 연구, 수시로 접촉하며 생겨나는 교감, 나름대로 추구하는 것에 부응할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이 있다. 궁극적으로는 운도 따라야하지만 가급적 즐기면서 해야 한다. 말에게도 인위적인 그 무엇인가를 강요하기보다 내추럴 한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능력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최범현 기수가 지난해 100승을 돌파했다. 신인 시절부터 봐 왔는데
▲ 본인의 노력과 함께 주위에 좋은 경쟁자들이 있으니 빠른 발전을 하는 것 같다. 소속조 위치가 34조와 38조에 인접해 있는 관계로 특히 새벽 훈련시 조경호와 박태종 기수의 모습을 자주 본다. 언제 봐도 성실한 이들이기에 부모의 심정으로 최범현 기수가 성적은 물론 성실함에 있어서도 이들에게 뒤지지 않기를 항상 바라고 있다.

- ‘절호찬스’, ‘백파’의 해외 원정등 현재 우리나라 경마 이슈는 세계화 쪽에 모아지고 있다.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는가
▲ 요즘 동계올림픽을 보면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거리를 가리지 않고 금메달을 따는 놀라운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경마도 분명 가능성 있는 분야다. 현재 우리나라 경마 규모는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밀리지 않는다. 관건은 경주마의 수준인데 개인이든 단체든 혼자의 힘으로는 되지 않는다. 시행체는 물론 경주마와 관련된 각 집단의 전문가들이 서로 대화하고 노하우를 공유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경주마와 관련된 학문적 체계까지 갖춰진다면 우리에게도 승산이 있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 동반의강자 프로필
산지 : 미국(수, 5세)
경주성적 :23전 16승 2위 4회(승률:69.6%, 복승률:87%)
혈통 : 브로큰바우(Broken Vow)/메어메이드
▣ 경마대회 우승 성적
년도 대회명 주파기록
2009/12/13 그랑프리(GⅠ) 2:27.0(2300m)
2009/06/21 서울마주협회장배(GⅢ) 2:04.9(2000m)
2008/12/21 그랑프리(GⅠ) 2:29.3(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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