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실질 첫 국감, 국회의원 출신 기관장 국감 이슈 속
일자리·조직 구성 등 평이 주제 반복…정치계 책임도 한몫 지적
삼복·삼쌍승식 매출·환급률 높아지자 취지·상황 달리 ‘도박 중독’

2018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 국정 감사가 10월 10일 농림축산식품부를 시작으로 닻을 올렸다. 19일간 진행하는 이번 국정감사는 문재인정부의 실질적인 첫 번째 국정감사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10월 19일 한국마사회 국정감사에 말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본지 <말산업저널>은 한국마사회 국정감사 일주일을 앞둔 현재까지 언급된 내용을 종합했다. - 편집자 주

문재인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가 ‘일자리 창출’로 집약되는 만큼,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일자리와 정부 및 산하 공공기관 조직 구성 문제가 다뤄지고 있다. ‘인사가 만사’인데다 정권 교체 이후 처음 실시하는 국정감사에서는 대부분 조직 문제가 화두로 언급되는 영향도 크다. 한국마사회에 대한 농해수위 위원들의 감사 내용을 보면 역시 이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충남 보령·서천)은 ‘일자리 정부 헛구호, 농식품 분야 공공기관 고용의질 악화’를 주제로 한국마사회가 최근 2년간 정규직 71명 대비 100배 많은 계약직 6,869명을 채용했다고 밝혔다. 농축산부 산하 공공기관들 가운데 일자리 양은 가장 많이 늘었지만 계약직 규모가 정규직 대비 100배 가까이 많아 고용의 질은 크게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최근 2년간 한국마사회는 정규직 68명, 무기계약직 7명, 무기계약직 전환 5,508명, 계약직 55명, 인턴 90명 등 총 5,728명을 채용하려고 계획했으나 무기계약직을 1,221명이나 대폭 늘려 채용하면서 총 6,940명으로 채용 인원이 늘었다. 달성율은 121.2%.

이에 대해 김태흠 의원은 “문재인정부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며 공무원 등 공공 일자리를 크게 늘리겠다고 약속했지만 계약직 위주의 정책으로 고용의 질이 심각하게 나빠지고 있다. 일자리 정책을 전면 재점검해서 양질의 일자리, 민간기업의 일자리를 늘리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정감사 때면 매번 언급된 조직 내 장애인과 여성 고용 비율 문제도 다시 등장했다. 손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나주·화순)은 ‘농해수위 산하 공기업·공공기관 두 곳 중 한 곳은 장애인 채용 기준 미달’을 주제로 전체 기관의 장애인 고용이 평균 2.3%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인사 운영에 관한 지침’에 따라 2018년 기준으로 신규 채용 인원의 3.2% 이상(국가 및 지자체의 경우 2.9%)을 장애인으로 채용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상시 근로자 1,198명 중 39명의 장애인을 채용해 3.3%를 기록,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장애인 채용률을 보이며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여성의 실·국장급 이상 고위직 임원 비율은 제로였다. 역시 손금주 의원이 밝힌 ‘농해수위 산하 기관들은 방탄 유리천정인가? 실·국장급 이상 여성비율 5.8%에 불과’란 자료에 따르면, 농해수위 산하 기관 중 여성이 고위직 임원에 단 한명도 없는 기관이 전체 49%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정부가 내각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임명하겠다고 했고, 여성의 의사 결정권 개선을 공약·공언한 내용이 공공 부문에서 지켜지지 않다는 지적. 한국은 지난해 OECD 국가 29개국 중 ‘유리천정지수’가 25점으로 꼴찌를 차지했다.

농해수위 산하기관의 평균 고위직 여성 비율은 5.8%였고 이를 초과하는 기관은 18개에 불과했다. 한국마사회는 실·국장급 이상 114명이 모두 남성으로 채워졌다. 함께 여성 고위직 비율이 0%로 나타난 가축위생방역지역본부나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등은 실·국장급 인원이 한자리수 미만이라는 점, 이전 감사에서도 계속 지적됐지만 한국마사회의 고위직 여성 비율 문제는 비록 승진 시기 등 난제가 있더라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됐다.

승식별 배당 자료를 근거로 한국마사회가 국민을 도박 중독으로 몰고 있다는 아쉬운 지적도 반복됐다.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해운대을)은 ‘도박 중독 부추기는 마사회’를 통해 지난해 전체 환급금 중 삼복승식과 삼쌍승식이 40.1%를 차지하고 최고 배당이 1만 배에 달한다며 “마사회가 ‘한 방’에 대한 환상으로 국민을 도박 중독으로 내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윤준호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환급금은 5조4,738억 원으로 이 가운데 삼복승식은 1조7519억 원(32.01%), 삼쌍승식은 4444억 원(8.12%)을 차지했다. 승식별 매출도 지난해 삼복승식은 2조5271억 원(32.39%), 삼쌍승식은 6952억 원(8.91%)으로 나타났다. 보통 복승식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실제로도 지난해 2조9303억 원, 37.56%로 가장 높은 매출 비율을 기록했지만, 삼복승식이 도입된 2009년과 삼쌍승식이 도입된 2016년 이후 꾸준히 하락했다.



승식별 적중 확률이 일반적으로 복승의 경우 1/45, 삼복승식은 1/120, 삼쌍승식은 1/720이란 점을 감안하면 ‘한 방’을 노린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경마는 수백만 분의 1의 승식을 운영하는 복권이나 토토 등과 달리 보통 1백 분의 1 이내 승식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사행성이 적다는 점 그리고 삼복승식과 삼쌍승식은 소액으로 경마를 즐기기 위한 차원에서 도입한 취지에 맞게 실제 그렇게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 방’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이에 대해 윤준호 의원은 “국민의 여가 선용에 이바지해야 할 한국마사회가 건전한 여가 활동을 넘어 심각한 도박 중독을 야기하는데 매진하고 있는 것이 자료로 확인됐다”며, “한국마사회는 ‘한 방’에 대한 기대감으로 도박중독에 빠질 수 있는 승식 도입에 매진하기보다, 국민이 레저 차원에서 접근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경마가 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마사회 국정감사는 농해수위 위원 구성 및 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제20대 국회가 2016년 6월 구성된 이후 농해수위는 권석창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5월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하는 등 여타 위원회처럼 계속 변화가 있었고 현재 하반기 위원은 초선 의원만 절반이 넘는 12명이다. 19대 국회부터 농해수위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의원은 현재 황주홍 위원장뿐이며 20대 초기부터 활동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김현권(비례), 박완주(충남 천안을), 위성곤(제주 서귀포) 의원, 자유한국당은 김성찬(경남 창원·진행), 이만희(경북 영천·청도), 이양수(강원 속초·고성·양양) 의원만이 남았다. 그 외에는 국민의당 소속이었다가 지금은 민주평화당 소속인 김종회(전북 김제·부안) 의원이 있다.

국정을 감사하고 법 개정에 나서야 할 전문가 그룹인 국회 농해수위가 수시로 변하는 점은 지속가능한 말산업 발전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마사회에 대한 마녀사냥식 국감, 본질은 빼먹고 ‘스타’만 되려는 행보가 반복되면서 말산업계를 대표할 정치계 인사의 부재가 아쉽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해 온라인 발매 폐지로 불법 사설경마가 성행하는 측면이 있다며 선진국형 실명제와 1인 구매 한도를 엄격히 지킬 온라인 발매 시스템 개발 방안을 강구하라는 핵심 지적에 대해 한국마사회는 법 개정 시 즉시 추진할 수 있는 전자카드 실명제 활성화 조치를 완료했고, 다양한 프로모션 및 인프라를 개선했다. 그러나 ‘선결 과제’인 마사회법 우선 개정이 필요한 상황에 처해 있어 국민은 물론 정치계를 이해시키고 설득할 수 있는 묘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국회 농해수위의 한국마사회 국정 감사가 10월 19일 열린다. 올해 국정감사는 문재인정부의 실질적인 첫 번째 국정감사로 주목받고 있다(사진 제공= 농림축산식품부).

이용준 기자 cromlee21@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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