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의 김연아 선수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모태범, 이상화, 이승훈 선수가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면서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이고 전 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했다. 경제효과만 해도 20조원이 넘는다. 온 국민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상황을 목격하면서 우리나라의 경주마는 언제나 세계 1위를 해보나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회장 양남일)는 올해 첫 국산마 1차 경매를 내일(8일)과 모레(9일) 제주육성목장 경매장에서 열린다. 이번 경매에는 생산농가들의 2세 예비경주마 161두가 상장될 예정으로 8일(월) 오전에 보행검사를 한 후 곧바로 이틀간 경매에 돌입한다. 국산마 경매는 그동안 경험이 쌓이면서 3세마 위주의 경매에서 2008년부터는 2세마 위주로 바뀌었다. 또한 한국마사회가 저연령마 육성을 생산농가에 일임하며, 국내 경주마경매는 2세 경매와 1세마 경매로 자리잡으면서 전반적인 국내 경마가 빠른 순환속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2년연속 상장두수의 급속한 증가를 보였던 제주 3월 경매는 올해에는 상장예상두수에서 20여두 이상이 줄어든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고가 씨수말 자마의 상장과 최근 초기 육성이 좋은 마필과 우수혈통에 대한 기대치가 맞물리면서 질적 향상마에 대해선 낙찰가가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 2008년에 기록한 1억1천만원의 경매 최고가가 또다시 경신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3월 경매에 상장두수가 과도하게 몰리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구매자는 한정되어 있는 가운데 상장두수가 늘어나면서 일부 우수마를 제외하고는 오히려 낙찰가가 낮아질 수 있다는 것과 바쁘게 일정을 소화하면서 상장마에 대한 관찰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국산마가 생산되기 시작한지 20여년이 되면서 국산마의 과잉생산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는 품질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경주마의 질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게 빚어졌다. 질이 좋은 경주마는 아주 높은 가격에 매매가 되지만 그렇지않은 국산마들은 아예 경주마로의 활용조차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국산마 생산에 심혈을 기울여온 생산농가는 과잉 생산으로 인해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현실이다. 경주마의 과잉생산으로 인해 300여두에 이르는 국산마들이 경주로를 밟아보지도 못할 것으로 보여진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또한 최근에는 씨암말 등록 두수가 급증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과잉생산의 폐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씨암말 등록 두수를 살펴보면 2006년 296두가 신규 씨암말로 등록되었고 2007년에는 430두가 새로운 씨암말로 등록되었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씨암말의 수는 2,200여두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규 국산마는 연간 763두가 필요한데 생산가능 두수는 필요 두수에 3배에 달하고 있어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과잉생산의 어려움은 목장들이 제3자에게 매도되거나 부도위기로 내몰리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주마 생산농가가 보호되지 못하면 경마산업은 사상누각(砂上樓閣)에 불과하다. 기본적으로 경마산업은 경주마의 생산-육성-경주투입-생산으로 이어지는 순환 사이클을 통해 발전해간다. 각 과정에서 최고의 경주마를 탄생시키기 위한 노력이 배가될 때 튼튼한 경마산업 발전 기틀이 마련된다. 대한민국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경마산업도 세계 1위에 등극할 수 있도록 지혜와 노력을 모으자.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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