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식 서울마주협회장
한 가문이 성장하기 위해선 시조부터 매 시기마다 가문을 발전시키고 유지시킨 사람들의 노력을 밑바탕이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한국경마가 최고의 레저스포츠로, 세계적인 매출규모로 성장하기까지는 숨은 노력이 있었던 것이 당연하다.
한국경마를 만들어온 역사속 커다란 노력의 한 부분이 되고자하는 강용식 서울마주협회장의 확고한 경마관과 잔잔하지만 저돌적인 노력이 경마계에 즐거운 물결을 전파하고 있다.
취임 1주년을 맞이한 한국경마의 홍보전도사를 자처하는 강용식 서울마주협회장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양분되었던 서울마주단체가 통합된 이후 경선을 통해 협회장에 취임한 강용식 회장의 첫 인상은 샤프함과 함께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날카로움이었다. 하지만 취임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방송기자를 시작으로 KBS 보도본부장, 문화공보부차관, 국회의원을 거쳐온 경력에서 오는 선입견이었음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얘기를 나누면서 한국경마를 바라보는 애정과 사회의 부정적 시각을 개선하고자 하는 열정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강회장은 8일(월)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취임과 더불어 경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피력했던 그는 크게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인사와 협회 운용에 안정화를 꾀하는 한편, 종합일간지와 방송을 통해 경마의 긍정적인 기사가 무려 40여회 표출되는 성과를 보았다. 그의 이러한 노력들은 광고나 홍보계에서 터부시되던 과거의 인식을 벗어나 경마산업을 국민에게 알리는 경마홍보 혁신시대의 기치를 세우며 경마계에 잔잔한 변혁의 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강용식 회장은 스스로를 경마 홍보전도사라 일컫는다. 마주가 경마산업의 핵심적 주체로서 올바르게 서기 위해선 경마산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는데 마주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강 회장은 지인들을 만나면 당당히 한국경마의 발전상을 말하고 유력인사의 경마공원 방문을 권유해 이미 이홍구 전 총리가 지인들과 서울경마공원을 방문했고, 6일(토)에는 김인규 KBS사장이 서울경마공원을 찾는다.
더 큰 결실은 마주들이 경마 홍보의 일선에 서게 하기 위해 ‘다시보자 한국경마’라는 경마 홍보책자를 마주협회 주체로 발간하여 2주만에 재판을 할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취임 후 1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물론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 1년동안 마주협회 조직 안정과 경마홍보 기틀 마련, 관련단체와 소통을 이뤘지만, 불합리한 제도 개선과 부당한 경마규제 등 거시적인 경마제도 개선이 미흡했다고 진단하면서 앞으로의 활동방향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면 강용식 회장이 바라보는 경마는 어떤 것일까? 강 회장이 경마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라고 말한다. 한국경마가 일대변혁을 위해 개인마주제로 전환을 하던 시기에 마사회 이사에 재직중이던 후배를 만나 ‘수상이 되기보다 더비 우승마주가 되고 싶다’는 처칠의 일화를 전해듣고 당시에는 상당히 낯선 마주가 될 수 있었다.
강 회장은 벌써 18년의 마주 연륜을 가지고 있지만 경마 초짜임을 강조한다. 마주로 활동하면서도 서울마주협회 임원으로 합류하기 전에는 자신의 경주마에 대한 관심만을 가진 그저 평범한 마주였다고 한다.
하지만 통합서울마주협회에서 부회장직을 맡게 되면서 경마전반에 대해 세심한 고찰을 하게되고 문제의식을 가지면서 한국경마를 이대로 내버려두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어떤 방식이던지 경마선진화에 기여를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바쁜 일정속에서도 1시간씩 경마에 대한 예습과 복습을 거르지 않는다는 강 회장의 경마사랑은 개인블로그 ‘강마애’(康馬愛)를 탄생시켰다.
고령임에도 블로그를 만든 것은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일반 경마팬에게 널리 제공되지 못한 ‘다시보자 한국경마’의 활용폭을 넓히자는 부수적인 이유뿐 아니라, 경마의 가장 큰 주체인 경마팬과의 의사소통을 위해서다.
인기리에 방송되었던 드라마속 주인공의 별칭인 ‘마에’를 빗댄 ‘마애’(馬愛)는 홍보전도사를 자처하는 강 회장이 스스로에게 주문을 거는 것이 아닐까
경마공원을 가득 메운 경마팬, 경주로를 질주하는 경주마와 기수를 바라보며 경마주체는 과연 누구일까라는 우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본다. 강용식 회장은 이런 우문에 대해 경마를 사랑하고 즐기는 우리 모두가 경마주체라고 서슴없이 답을 한다. 정말 명쾌하고 연륜이 녹아나는 답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경마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를 하면서도 스스로가 함께하는 모든 이들이 경마주체라는 생각에 소홀했던 것 같다. 그동안 한국경마는 경마단체가 이해관계에 따라 적지 않은 진통을 겪어온 것이 사실이다.
갈등보다는 대화를 강조하는 강 회장은 모든 경마주체가 같이 머리를 맞대고 대외적인 규제와 정책의 개선 등 공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으로 ‘경마선진화 리더스포럼’(가칭)을 준비중이다. 공동노력과 한목소리의 필요성을 절감한다는 그는 열정과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리더스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경마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가 밝히는 강 회장은 경마팬의 연령과 의식이 많이 변화하고 있다며, 소액베팅을 하는 경마팬과 젊은층, 그리고 가족단위 경마팬이 자꾸 늘어난다면 진정 우리가 말하는 건전레저스포츠인 경마가 될 것이라 확언한다.
경마산업에 참여하는 모두가 투자자다. 마주와 생산자는 물론 매출의 주체인 경마팬 또한 막대한 투자자이며, 기승술과 관리를 제공하는 조교사, 기수, 관리사도 경마산업에선 빼놓을 수 없는 투자자다. 이러한 모든 투자자가 주체의식을 갖고 미시적인 내부문제보다는 거시적으로 경마산업 전반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는 것이 바로 강용식 서울마주협회장이 바라는 경마산업의 미래다.
모든 경마주체가 스스로 경마홍보전도사임을 자처할 때 한국경마의 발전은 물론 세계 최고의 경마선진화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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