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국산마가 생산되기 시작한지 20여년이 되면서 국산마의 과잉생산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는 품질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경주마의 질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게 빚어졌다. 질이 좋은 경주마는 아주 높은 가격에 매매가 되지만 그렇지않은 국산마들은 아예 경주마로의 활용조차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국산마 생산에 심혈을 기울여온 생산농가는 과잉 생산으로 인해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현실이다. 경주마의 과잉생산으로 인해 300여두에 이르는 국산마들이 경주로를 밟아보지도 못할 것으로 보여진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최근에는 씨암말 등록 두수가 급증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과잉생산의 폐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씨암말 등록 두수를 살펴보면 2006년 296두가 신규 씨암말로 등록되었고 2007년에는 430두가 새로운 씨암말로 등록되었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씨암말의 수는 2,200여두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규 국산마는 연간 763두가 필요한데 생산가능 두수는 필요 두수에 3배에 달하고 있어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우려는 올해 첫 경매에서 현실로 나타났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회장 양남일)는 지난 8일(월)과 9일(화)에 2010년 3월 국내산마 경매를 시행했다. 이틀에 걸쳐 제주경주마목장 경매장에서 열린 이번 3월 경매는 156두의 2세마가 상장되었으며, 올해 3월 경매는 지난해부터 마사회가 망아지에 대한 수매를 중단하면서 순수하게 생산농가 상장마로만 치러졌다.

경매결과 156두의 상장마중 65두가 낙찰되면서 41.6%의 낙찰률과 낙찰 평균가 3,951만원을 기록했다. 수치상으론 지난해에 비해 낙찰률이 다소 감소하고 평균가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경매에서 생산농가 상장마는 140두가 상장돼 67두가 낙찰(낙찰률 47.9%)되면서 최고가 9,000만원, 최저가 1,800만원, 평균 낙찰가 3,787만원을 기록했다.

이번 3월경매에선 최고가마를 배출한 ‘엑스플로잇’을 비롯해, ‘메니피’,‘비카’,‘양키빅터’,‘컨셉트윈’등의 씨수말이 좋은 경매성적을 보였다. 7두의 자마를 상장시킨 ‘메니피’가 4두가 낙찰된 가운데 평균가 6,175만원으로 자마 평균낙찰가에서 수위를 기록했고, ‘엑스플로잇’(10두중 4두 낙찰, 평균가 5,800만원), ‘비카’(8두중 6두 낙찰, 평균가 4,783만원) 등이 높은 인기를 보였다. 이에 반해 ‘디디미’(2두 상장),‘메이세이오페라’(3두 상장), ‘사이코배블’(3두 상장), ‘고려방’(2두 상장) 등 11두의 씨수말은 자마들이 모두 유찰되고 말았다.

또한 28두가 상장된 포입마의 경우 9두가 낙찰되면서 평균가 3,617만원을 기록, 평균가보다 떨어지는 가격대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자협회 관계자는 “경매결과 자체는 크게 나쁜 것은 아니다”라며, 당초 부산 신규마주들의 참여로 인한 낙찰두수 증가를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부산마주의 참여가 저조해 낙찰률이 다소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역대 최고가의 경주마가 탄생해 질이 좋은 경주마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마주들의 구입 의욕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루핀’과 ‘노던에이스’의 형제마로 경매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던 ‘텔레그랩로드’자마는 호가가 이뤄지면서 빠른 가격 상승을 보인 끝에 결국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최원호 마주에게 1억1600만원에 낙찰되면서, 지난 2008년 3월 경매의 1억1천만원(‘영혼의전사’, 퇴사)을 뛰어넘으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결국 질좋은 경주마를 생산하지 않으면 목장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