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요일(5월16일) 9경주에서 펼쳐진 국내 삼관경주의 두 번째 관문인 제13회 코리안더비 경마대회에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부산경마공원의 ‘천년대로’가 앞서 달리던 서울경마공원의 ‘머니카’를 머리 차로 따돌리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3세마 최고영예의 자리에 올랐다.

삼관경주의 첫 관문이었던 KRA 컵 마일(GⅡ) 경마대회에서 11마신 차의 낙승을 거두었던 ‘머니카’가 많은 경마팬들의 압도적인 인기를 차지한 가운데 서울소속의 쟁쟁한 우승후보마 ‘노던에이스’와 ‘선봉불패’도 인기 2위와 3위를 차례로 기록하며 서울소속마필들의 선전이 예측되었던 코리안더비 경마대회였다. 그러나 결과는 예측과 달리 차분히 중위권에서 힘 안배를 해왔던 ‘천년대로’가 종반 탄력적인 힘을 과시해 점차 스피드가 떨어져가던 ‘머니카’를 결승선에 임박해 역전에 성공했다. 이로써 2008년부터 시행된 서울과 부산 간의 통합경주로 시행된 코리안더비 경마대회에서는 부산소속 마필들이 모두 우승을 차지해 부산불패를 이어가며 남도의 힘을 재확인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서울 경주마가 8두 부산경주마 4두가 출전해 수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3위와 4위도 모두 부산소속 경주마들이 차지했다.

이처럼 코리안더비에서 부산소속 경주마들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다양한 시각에서 각기 다른 여러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가장 많은 의견은 경마는 ‘경쟁의 원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견지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이 경쟁시스템이 서울보다는 부산이 더 잘돼 있다는 주장이다. 경마상금 시스템이 서울보다 훨씬 경쟁력이 강화돼 있어 모든 경마창출자들의 우승을 향한 도전 의식이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또한 사양관리 체계도 경주마 1두 당 평균관리비가 서울보다 부산이 많아 잘 먹이고 훈련도 그만큼 강하게 시킨 결과물이라는 주장도 있다.

또 어떤 전문가는 기후적인 측면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부산의 기후가 서울보다 따뜻하기 때문에 경주마들이 1-2개월 정도 빨리 체력적인 완성도를 형성한다는 주장이다. 즉 부산경주마들은 3월이면 털갈이를 끝내지만 서울의 경주마들은 4월 또는 5월에 털갈이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생산으로 따지면 1-2개월 정도 빨리 태어나는 효과를 얻는다는 것이다. 실제 일반적으로 3세 이하의 어린 경주마들의 경우 1개월이라도 먼저 태어난 경주마가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후조건 때문에 부산의 경주마들이 서울의 경주마들보다 1-2개월 빨리 태어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음으로써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낸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의견은 서울경마장과 부산경마장의 주로의 차이에서도 승패의 원인을 찾기도 한다. 결승선주로가 부산의 경우 서울보다 50m 정도 더 긴데 이 부문이 훈련과 실전에서 큰 차이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즉 부산의 경주마들은 서울보다 긴 직선주로에서 반복해서 훈련을 실시하기 때문에 경주 막판에 힘을 쏟는 지구력이 강화되는 등 상대적으로 강하게 훈련된다는 것이다.

코리안더비 ‘부산불패’의 신화를 놓고 이를 분석하는 의견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어떤 의견이 가장 정답에 가까운지 알 수는 없어도 결과는 부산경주마들이 강하다는 점이다. 경마는 경주마가 태어나면서부터 철저한 경쟁의 원리에 의해 발전해간다. 모든 경마산업 종사자는 이 경쟁의 원리에 입각해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경마의 초석을 다져 나가야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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