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수) 김광원 한국마사회장이 대한승마협회 제28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로써 김광원 회장은 대한민국에서 말(馬)과 관련된 두 단체의 수장이 되었으며, 우리나라의 경마와 승마를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되었다. 외국에서도 경마시행체 최고경영자가 승마단체까지 맡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경마와 승마는 말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비슷하게 인식되고, 구성원간 교류도 적지 않은 편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서로를 평가절하 하는 경향을 보여온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통합수장 탄생은 경마와 승마가 말산업이란 큰 틀에서 함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김광원 회장이 대한승마협회장에 취임하기까지는 추대에서 시작해 선거와 재선거를 거치는 우여곡절을 겪는 상황이 발생했다. 한국마사회장이 대한승마협회장을 겸직하는 사상 초유의 기록이 탄생한 것은 김 회장의 승마활성화 추진이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한국마사회장에 취임을 하면서 경마뿐 아니라 말산업 전체의 발전을 위해 승마산업 활성화를 꾸준하게 부르짖어 왔다. 부임한 이후로 말 산업의 육성을 기치로 내걸고 ‘전국민 말타기 운동’ 등 승마대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김 회장은 ‘한국마사회가 경마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마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공기업으로써 지금 당장 돈이 안 되더라도 국가경제와 농촌 살리기에 도움이 된다면 승마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를 해왔다.

그동안 승마는 동물과 함께 하는 유일한 올림픽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소수의 선수만이 참여하고 부유층만 참여할 수 있는 귀족 스포츠로 인식돼 왔다. 특히 삼성승마단이 해체되면서 자금줄이 고갈돼 대한승마협회는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됐다. 급기야 안덕기 대한승마협회장이 임기를 남겨놓고 중도하차 하면서 후임으로 김광원 한국마사회장을 추천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 그러나 복잡한 대한승마협회 내부 사정상 만장일치의 추천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고 선거를 실시했으나 이 또한 ‘무자격자 투표’라는 돌발상황이 발생해 재선거까지 한 후에 비로서 김광원 회장이 취임하게 된 것이다.

승마계에서 비 승마인인 김광원 회장의 취임은 상당히 이례적이며 획기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승마인들은 삼성승마단 해체이후 돈줄이 말라 지지부진하던 승마산업의 발전을 힘있게 추진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나타내며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있다.

김광원 한국마사회장의 대한승마협회장 취임으로 사감위라는 거대 암초에 막혀 험난한 항해를 하고 있는 경마산업이 승마 활성화로 말산업에 대한 인식 전환과 저변 확대라는 호기를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론 김 회장의 취임에 거센 저항을 보인 일부 승마인들의 말처럼 한국마사회장의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김 회장이 과연 대한승마협회장 임기를 충실히 마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김회장이 한국마사회장에 연임을 하지 못한다면 후임 한국마사회장이 대한승마협회와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광원 한국마사회장은 취임 초부터 ‘말산업육성법’ 제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법이 있어야만 경마와 승마 등 모든 말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로부터 경마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승마와 경마 통합수장이 탄생했다. 대한민국 말산업 발전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만큼 기대감을 충족시키는 발전이 있기를 바란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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