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는 2007년 발족 이후 3년간 성과에 대해 우리나라 사행산업의 건전발전 기틀을 마련하고 도박위험책임(Responsible Gambling) 시대를 이뤄낸 것으로 평가했다. 도박위험책임이란 사행산업 관련 주체(정부, 사업자, 이용자)들이 그 참여과정에서 유발시키는 도박중독 등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자의 책임을 다하는 것을 말한다. 사감위의 제1기 위원들은 오는 2010년 9월 10일에 3년의 임기를 마친다. 이에 19일 제32차 전체위원회를 개최해 지난 3년간 도박위험책임을 실현하기 위해 추진한 주요 정책과제의 성과를 정리했다.

주요 성과는 ▶총량제 시행으로 연평균 13%에 이르던 사행산업 매출 증가율을 3%로 감축 ▶이용자 보호를 위한 전자카드 제도의 탄력적 도입 ▶온라인베팅 및 장외발매소 운영 등 제도 개선 ▶사행산업 시행기관 건전화 평가 및 사행산업 광고 심의 시행 ▶도박중독 예방ㆍ치유 체계 구축 ▶사행산업 현장 지도감독 강화 등이다.

사감위는 앞으로 추진할 정책과제의 기본방향에 대해 사행산업 진흥 위주 정책 방향을 이용자 보호 위주로 전환하고 사행산업사업자의 매출증대 중심 경영을 건전한 여가문화 육성 경영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의 세부 발전 과제는 ▶사행산업 신규 업종에 대한 사전협의제 도입 ▶사감위에 불법사행행위 단속 기능 부여 및 전담기구 설치 ▶지역센터 확대 및 원인제공자 부담원칙에 따라 사행산업사업자가 도박중독 예방치유 비용 전액을 부담토록 제도 개선 ▶제2차 종합계획 수립 등이다. 사감위의 향후 발전 과제를 추진하게 될 제2기 위원회는 오는 9월 11일 출범 예정이다.

사감위의 이같은 업적발표를 접하면서 불법사행행위의 팽창을 생각하게 된다. 사감위가 이렇게 합법사행산업을 통제하고 규제하는 동안 불법사행행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우리 국가와 사회를 좀먹고 있다. 지난해 합법사행산업 즉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복권 스포츠토토 로또복권을 비롯한 각종 복권의 매출은 모두 16조5천억원이었다. 반면 사행성게임물 사설경마 등 불법사행행위의 매출액은 적게는 21조6천억원에서 많게는 88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21조6천억원-28조8천억원, 아주대산학협력단은 53조원, 기획재정부는 63조원, 국가정보원은 88조원으로 불법사행행위 매출액을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수치는 해외 원정도박이나 온라인 발달로 인해 해외 사이트에서 움직여지는 사행행위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여서 매출액이 더 늘어날 개연성은 얼마든지 있다.

사감위가 불법적인 사행행위는 나몰라라 한 채 합법적인 일부 산업들에 대해서만 규제를 일삼는 것은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사감위의 탄생배경은 지난 2006년 여름 불법사행성 게임물인 ‘바다이야기’ 파동으로 인해 사회문제가 된 불법게임도박을 단속하기 위해 지난 2007년 국무총리 소속의 범정부기구로 출범했다. 그러나 사감위는 불법게임산업의 현황은 파악조차 하지 못하면서 제도권내 합법적인 사행산업에만 강한 규제책을 강행해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기구로 전락하고 말았다. 게다가 사감위의 탄생 이유가 되었던 사행성게임물은 아예 규제대상에 포함시키지도 않았다. 합법사행산업의 7-8배에 이르는 불법사행행위를 그대로 둔다면 사감위는 존재 의미를 찾기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무슨 업적을 발표한단 말인가. 참으로 한심스런 일이 아닌가!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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