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권 발매금을 집계하는 전산기의 작동이 멈추는 장애로 인해 경주가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21일(토) 제4경주 출발을 앞두고 해당경주의 발매금액을 집계하는 전산기 서버 2대가 멈추면서 마사회는 2차례에 걸쳐 5분씩 출발시각을 연장했으나 결국 경주를 취소하고 말았다.

한국마사회는 두 차례에 걸쳐 출발시각을 연장했으나 연장후 10분까지 정상 복구가 되지 않자 결국 경주를 취소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 대기 명령을 내렸다. 5경주부터는 정상적인 발매가 이루어졌으며 사고의 원인으로 발매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당시 예측하지 못했던 경우의 수가 발생해 발매금액을 집계하는 전산기에 과부하가 걸려 기능이 중단되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사고당시의 상황분석 및 오작동을 일으키는 소프트웨어 수정작업을 통해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취소된 토요 4경주에는 약 19억여원의 매출이 집계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주취소를 지켜본 일부 경마팬들은 IT최강국인 한국에서 전산사고가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외부환경이나 기계성능과는 무관한 서버의 소프트웨어 문제로 인해 발생한 사고라고 밝히며 4경주 마감 1분전에 집계를 담당하는 서버 2대가 멈추었고, 약 13분 후 정상적으로 복구되었다고 전했다. 그는 해당 프로그램을 국산화 한 이후 6년정도 사용하고 있는데, 프로그램 개발시 예측하지 못했던 경우의 수에 걸려 시스템이 정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이에대한 수정작업을 거치면 유사한 오류가 발생할 확률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것이 한국마사회의 입장이다. 하지만 비슷한 전산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는 경마팬은 거의 없는 듯 하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2월에 경주가 취소되지 않았지만 출발시각이 15분이나 연장되는 사태를 경험했다. 당시 해당경주 경주마들이 출발기에 진입하는 시점에서 전산장애로 인해 발매합산은 물론 배당판 표출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2회에 걸친 출발시각 연장을 한 뒤 전산장애가 복구돼 출발이 이뤄졌다.

그동안 전산오류로 인해 출발시각이 지연되거나 일부 매출이 집계되지 않아 환불과 환불대상 발매마권중 적중마권에 대한 환급된 사례가 적지 않게 되풀이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전산관련 사고를 살펴보면, 2000년 1월 배당률 미표출로 인한 출발지연, 2001년 9월 전산기 타이머 오작동으로 인한 출발지연, 2003년 6월 마사회 내부 전산오류로 인한 출마투표 오류로 1개 경주 취소, 2005년 7월 발매마권 일부 미합산으로 환불, 2005년 8월 배당판 표출 오류로 출발 지연, 2005년 8월 제주 교차경주 발매마권 미합산으로 경주후 해당경주 취소, 2006년 8월 발매집계 표출 오류로 출발지연, 2009년 1월 발매합산 및 표출 오류로 출발지연 등이 있었다.

현재 한국경마는 세계 매출액 상위권에 속할 정도로 엄청난 매출액을 기록하는 곳이다. 그것을 관리하는 한국마사회의 최첨단 시스템이 자주는 아니더라도 반복되는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은 결국 경마팬에게 한국경마 시스템 자체에 대한 불신을 높이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점에 주목을 해야 한다. 물론 수십만의 경마팬이 짧은 시간에 동시에 베팅을 즐긴다는 점에서 기술적인 면에서 실무자들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겠지만 가뜩이나 경마산업 전반에 걸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로 인해 스스로 신뢰감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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