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란 도대체 무엇인가. 무엇 때문에 300년이 넘는 역사동안 세계 120여 국가가 시행을 하고 전인류가 즐기는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는 것일까. 왜 경륜이나 경정은 유럽에서 먼저 시작했으나 대부분 국가들이 시행을 중단하고 오직 우리나라와 일본만 시행하고 있는 것일까. 아랍에미레이트는 왜 불모의 땅 사막 한가운데 세계의 허브도시 두바이를 건설하면서 세계 최고 상금의 ‘두바이월드컵경마대회’를 창설했을까. 세계 경마산업종사자들은 왜 한국시간으로 내일(8일) 새벽 미국의 뉴욕 벨몬트파크에서 벌어지는 3관대회의 마지막 관문인 벨몬트스테익스에 모든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일까. 뿌리깊은 공산주의 체제에 갇혀 있던 15억 중국 대륙이 왜 경마를 시작하고 있는 것일까. 왜 호주나 아일랜드 같은 나라는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경마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모든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은 경마산업은 단순한 도박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세계의 주요 선진국들이 앞다퉈 마필산업을 중흥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경마산업은 여타의 사행산업과 완전히 다르다. 복권이며 카지노 등 다른 유사산업들은 도박이지만 경마산업은 도박이 아니다. 필자는 경마는 말(馬)이라는 동물의 능력을 70%, 선수(기수)의 능력을 30%로 전제하여 우승예상마를 추리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요행이나 운에 의존할 수가 없고 따라서 도박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을 누누이 강조해왔다. 국회와 정부가 함께 규제하고 있는 복권이며 카지노 경륜 경정 스포츠토토와 비교할 때 경마는 질적으로 다르건만 이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복권이나 카지노는 순전히 요행이나 운에 의존하는 도박이 분명하다. 경륜이며 경정 스포츠토토도 사람의 능력만을 평가해 우승자 또는 우승팀을 선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경마와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경마를 다른 도박들과 똑같이 취급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도박의 황제로 취급하려는 것이 현실이다. 참으로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따지고보면 우리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웅혼한 유목민족의 기상을 드높인 결과가 아니겠는가. 만주벌판과 요동 땅을 넘어 중국대륙 깊숙이까지 영토를 확장했던 우리 조상들의 패기와 지혜는 모두 말(馬)과 함께 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말(馬)을 없애자고 아우성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의 우리 조상들이 통탄할 일이 아니겠는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에 경마를 포함시킨 국회의원이며 한국마사회법을 개악하기 위해 각종 규제 법률안을 발의한 국회의원들은 민족의 반역자이며 역사의 죄인이다.

정치권의 각종 규제로 인해 한국의 마필산업은 아사직전의 위중한 병에 걸리고 말았다. 혹자는 아예 망하게 하고 판을 새로 짜야 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마사회노동조합과 마필관리사노동조합이 다른 사행산업노조와 연대하는 모양은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경마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명분을 잃지 않을까 걱정된다. 만약 연대하여 투쟁을 한다면 마필산업관련 모든 단체는 물론이요 농민단체 등과 연대하여 대정부 투쟁을 벌이는 것이 옳다. 경마는 단순한 레저산업이 아니고 한국마사회법의 목적에도 잘 나타나 있듯이 마사진흥과 축산발전에 있기 때문이다.

경마팬의 의식도 문제다. 많은 경마팬들이 적중에만 혈안이 되어 소스경마와 번호찍기에만 열중하는 것이 우리나라 경마팬들의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동안 후진적인 경마시행으로 경마팬을 후진적 의식에 매몰되도록 한 이유는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선진화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그저 다른 도박과 마찬가지의 정책을 펴 온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일 것이다. 경마는 스스로 연구하고 분석하고 추리하여 답을 도출해야 한다. 경마를 단순한 도박으로 인식하고 마권을 구입하는 사람은 결국 경마의 패배자가 될 뿐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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