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나 미국, 일본, 홍콩, 그리고 유럽의 여러나라들에서는 국민의 축제로 자리잡고 있는 경마가 한국에서는 경마=도박이라는 편견이 좀처럼 허물어지지 않고 있다. 세계경마산업 경쟁의 핵심은 경주마에 있다. 어느 나라가 더 잘 달리는 경주마를 생산하고 육성하여 경주에 투입시키는가가 경쟁의 핵심요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어느 나라가 가장 질 좋은 씨수말을 소유하고 있는가는 경쟁의 핵심요소다.

미국은 주 마다 약간 다르지만 총상금의 1%는 무조건 생산자에게 배정함으로써 말 생산업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래전부터 경마장내에 카지노를 설치하여 여기서 벌어들이는 수익을 경마산업에 재투자하여 경마산업이 다른 산업에 위축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산마 생산의 역사는 길지 않지만 2005년 이후 50억원에 육박하는 고가 씨수말이 도입되고 있으며, 국산마의 질적 수준이 상당히 개량되었다. 하지만 민간목장의 자금 및 경쟁력 부족과 외국산마 도입의 가격제한 등 명마탄생을 위한 제도적 장애요인이 상당수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절실하다. 향후 한국경마의 선진화와 국산마의 수출을 고려할 때, 종마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및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선진국들은 앞 다투어 경마를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만은 유독 사감위법의 각종 규제로 ‘경마죽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불법 도박인 ‘바다이야기’ 사태로 발족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합법적인 경마, 경륜, 카지노, 스포츠토토 등 사행산업을 규제할 것이 아니라 날로 그 폐해가 커지고 있는 불법 사설경마를 비롯해 다양하게 확산되고 있는 불법사행행위를 단속해야 마땅하다. 제도권 산업들의 목을 조이면 불법 사행 행위의 규모만 커지는 풍선효과를 야기 시킬 수밖에 없다. 사감위의 전자카드 도입, 총량규제 등 경마에 대한 무차별적인 규제와 급변하는 환경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서는 경마산업을 국가 경제의 한 축으로 인식, 성장·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질좋은 경주마를 생산-육성하기 위해서는 경주편성 체계를 획기적으로 선진화시키고 경마상금 정책도 혁신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주당 평균 상금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총상금 규모는 턱없이 적은 현상을 보이고 있을 뿐만아니라 경주마의 질에 따른 상금 격차가 합리적이지 못하다. 경주마도 특성이 있게 마련이다. 단거리에 강한 경주마(스프린터)가 있는가하면 중거리에 강한 경주마(마일러)가 있으며 장거리에 강한 경주마(마라토너)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한국경마는 모든 경주거리에서 다 잘달려야만 우수한 경주마로 인정받는다. 큰 모순이 아닐 수 없다. 경주편성과 상금을 연계하여 경마시스템을 선진화시킴으로써 질좋은 경주마를 생산-육성하는 제도를 갖추는 것은 경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다. 또 사감위의 규제 뿐만아니라 내부적인 각종 규제와 통제에 의해서도 발전의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외부적인 규제야 국가 사회적 인식과 의견소통의 한계가 있는 문제이지만 내부적인 규제는 과감하게 혁파함으로써 세계와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주마의 상향 평준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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