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 한국마사회는 최근 ‘KRA와 함께하는 농촌희망재단’에 50억원을 기부했다. 이 돈은 경마팬이 마권을 적중하고도 찾아가지 않은 돈(미지급 환급금) 중에서 지원했다. 지난해 경마팬이 마권을 적중시키고도 찾아가지 않은 돈은 모두 62억여원에 이른다. 반면 절사금(적중금액의 1원에서 4원까지는 절사, 5원부터 9원까지는 10원 지급)은 6억5천여만원 손해를 보았다. 미지급환급금에서 절사금 손해를 빼면 한국마사회는 연간 약 55억원의 영업외이익을 보았다.

‘KRA와 함께하는 농촌희망재단’(이사장 박덕배, 이하 농촌희망재단)은 한국마사회가 기부한 50억원으로 재단 문화사업단을 출범시키고 농어촌 문화사업 사업시행에 착수했다. 그동안 농촌희망재단은 문화예술 진흥을 통한 농어촌지역 사회의 삶의 질 향상과 문화적으로 소외된 농어촌 지역 문화사업을 실시하기 위하여 지난 3월 정관 개정에 이어 9월에는 문화사업단을 정식으로 발족시켜 상임이사인 문화사업단장에 이진배 전 의정부 예술의전당 사장을 선임한 바 있다.

농촌희망재단의 문화사업은 연간 총 50억원을 투입하여 농어촌을 대상으로 3개 분야 12개 사업으로 구분하여 시행된다. 문화사업에 세부내용은 문화예술 공연 사업(문화 예술작품 제작 공연, 문화예술 순회 공연, 문화소외지역 ‘찾아가는 문화예술’ 시행), 문화예술 기반 조성사업(농어촌 문화예술교실 지원, 농어촌 문화예술활동 지원, 전통문화예술 발굴·육성, 전통5일장 문화공연 지원, 농어촌동아리 활동 활성화, 농어촌 도서 보급), 문화 참여 및 체험 사업(농촌희망 문학상 공모, 농어촌 문화체험 활동 지원, 농어촌 청소년 해외문화 탐방) 등이다.

또한 농촌희망재단은 문화사업을 보다 효율적이고 내실있게 운영하기 위하여 이종덕 성남아트센터 사장,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금난새 인천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등 문화예술 및 농어촌 분야 전문가 8명을 자문으로 위촉했다.

농촌희망재단은 농어촌은 문화적으로 소외되어 있으며, 특히 최근 사회적으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다문화 가정도 농어촌 지역이 약 36%를 차지하고 있어 문화를 통한 소통과 협력 및 사회통합 기능이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다며, 농어촌 지역 문화사업 시행시 인구가 적고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 저소득 계층 및 다문화 가정을 우선하여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경마팬이 찾아가지 않은 돈으로 이같은 사업을 하는 것인 온당한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국회의원이나 경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번처럼 사회환원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그동안 몇 년 동안 한국마사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여러번 미지급환급금의 사용용도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 한국마사회는 그동안 이 돈을 직원 복지 등 필요한 용도에 사용해왔다. 그러다가 이번에 전격적으로 50억원이라는 거금을 농촌희망재단에 기부한 것이다.

이에대해 일부 마필산업종사자들은 경마팬의 희생으로 얻어진 수입이기 때문에 경마팬에게 되돌려 줘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경마의 본질을 정확하게 알리는 교육 홍보 등에 쓰이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또다른 의견은 전액 경마상금에 투입하여 경주마의 생산-육성-경주투입-생산에 시스템의 활성화를 꾀함으로써 마필산업 전체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과연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 모두가 함께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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