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서디
- ‘미스터프로스펙터’의 마지막 직계 현역마 “역사 속으로”
- 내륙 민간목장서 승용마 삶 준비중

국내 경마팬에게 기쁨을 선사하며 화려한 경주마 시절을 보냈던 명마 ‘섭서디’(김익영 마주, 53조 김문갑 조교사)가 은퇴를 하면서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섭서디’는 2005년 그랑프리와 마주협회장배 경마대회를 동시에 석권하면서 한 시대를 풍미했다. 하지만 지난해 다리부상(좌전내측근위 종자골 골절)이후 재기를 목표로 제주에서 장기 휴양을 실시하다가 올해초 호전세를 보여 내륙 휴양목장으로 옮겼고, 올 6∼7월에는 수영 훈련 및 경주로 훈련까지 실시했지만 고령에 따른 전반적인 신체 메카니즘이 떨어지며 결국에는 지난 10월7일 전격 은퇴를 발표했다.
지난 4월 본지를 통해 ‘섭서디’의 빠른 회복을 알리며 재기의 기대감을 내비쳤던 김익영 마주는 은퇴 결정에 대해 “재기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원인 모르게 마르고 해서 은퇴를 해서 편하게 쉴 수 있게 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섭서디’를 찾아내고 명마로 키워낸 김문갑 조교사는 “비록 9세였지만 다리 부상이 크지 않았고, 무엇보다 9세답지 않은 왕성함을 보여 재기를 기대했지만, 경주에 나설 만큼 회복세는 보이지 못해 결국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히고, “만약 ‘섭서디’가 특출한 말이 아니었다면 다시 경주에 임할 수도 있었겠지만 내 마음 속의 최고의 명마고, 특히 ‘미스터프로스펙터’의 마지막 현존 경주마란 점에서 그 명예를 지키고자 은퇴를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섭서디’의 부마 ‘Mr.Prospector’는 세계 경주마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최고의 씨수말로 사망해인 1999년까지 공식적으로만 1179두의 자마를 생산, 세계적으로 공인된 GⅠ대회 우승마 20두를 비롯해 182두의 블랙타입 경주 우승마를 배출한 바 있다.
특히 ‘섭서디’는 세계 유일의 ‘Mr.Prospector’ 현역 자마였다는 점에서 은퇴의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그리고 누구나 인정하는 명마임에도 불구하고 마사회가 정한 은퇴식 시행 조건에 부합되지 못해 경마팬에게 마지막 인사를 못한 것은 더욱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현재 ‘섭서디’는 내륙의 민간 목장에서 승용마로서 제2의 삶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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