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마에서는 최초로 지자체 마주와 조합마주가 탄생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자체 마주와 조합마주의 탄생으로 인해 앞으로는 선진 경마국과 마찬가지로 마주자격 획득 문턱이 상당히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마사회는 지난달 31일 지자체마주와 조합마주를 포함한 41명의 신규마주를 확정했다. 총 44명이 신청한 가운데, 조합마주 신청중 2개 조합이 자격기준 미달로 중도 탈락했고, 생산자 마주 신청자중 1명이 자격미달이 돼서 결국 41명이 신규마주로 선정되었다.

올해 신규마주 선정에서 주목할 것은 조합마주의 탄생과 본격적인 지자체의 마주 진출이다.
당초 한국마사회는 최소 5명에서 최대 20명까지 민법에 따른 조합계약을 체결하고 조합 명의로 마주 등록을 하는 조합마주를 선정했는데, 첫 해인 점을 감안해 심사제를 병행해 최대 3개팀을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개인마주 신청자가 적어 당초 3개 조합 모집예정이던 조합마주를 2개 더늘려 5개 조합마주를 선정했다. 마주에 선정된 조합을 보면 부창클럽(조합원 5명) 함춘(조합원 6명) 포트폴리오(조합원 5명) 회계약사조합(조합원 5명) 승우회(조합원 7명) 등이다.

또한 이번 마주 모집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지방자치단체가 마주로 참여하게 됐다. 이번에 마주로 참여하게 된 지방자치단체는 경북의 포항시와 전남의 장수군이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마주모집에서 지방자치단체를 마주로 영입한다는 계획을 추진하다가 경마시행규정 개정과 농식품부의 난색으로 인해 무기한 연기했으나, 지난해 연말 경마시행규정을 개정하면서 올해 처음으로 지방자치단체의 법인마주 참여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지방자치단체체 마주의 탄생으로 지자체가 직접 경마산업의 파트너로 나서게 돼 향후 국내 말산업 발전에 큰 전환점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마사적으로 볼 때 지방자치단체와 조합마주의 탄생은 그 자체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세계적인 경마역사를 보면 대부분 경마선진국들은 마주가 먼저 탄생하고 이 마주들에 의해 경마가 시행되었다. 경마의 창시국인 영국의 귀족들이 누구의 말(馬)이 더 강한가 내기를 하는 과정에서 현대 경마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한국경마는 거꾸로였다. 한반도를 강탈한 일본이 식민지 통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방편으로 우리나라에 경마를 접목시켰고 그로인해 탄생에서부터 부정적인 편견에 갇혀 출발했다. 즉 시행체(처음에는 경마구락부)가 먼저 생기고 시행체에 의해 경마가 시작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한국의 경마역사는 ‘베팅만 있고 문화는 없는’ 기형적인 형태로 시행돼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경마구락부가 조선마사회로 그리고 다시 한국마사회로 시행체가 변경되면서 자의적인 경마가 아닌 타의적인 경마로 진행되면서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켰으며 이같은 문제점은 일부 개선되긴 했지만 아직도 절름발이식 경마시행 구조를 깨트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의 마주 참여와 조합마주의 탄생은 경마의 본질에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할만하다. 대부분의 경마선진국들은 말을 소유한 사람이면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마주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엄격한 심사에 의해 특별한 사람만 마주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주가 될 수 있는 장벽이 차츰 허물어지고 있다. 한국경마의 세계화를 위해 거쳐야할 과정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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