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도입 마이카드 모바일앱 국감 이어 감사원 지적
과다몰입 방지 新경영 체계 부합…내부에서는 ‘갑론을박’

[말산업저널] 이용준 기자= 1월 30일,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기 위해 2019년 핵심 추진 사업을 발표한 한국마사회가 같은 날 감사원의 ‘장외발매소 운영 실태’ 감사 결과 발표로 딜레마에 빠졌다. 신(新)경영 체계의 지속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과감한 결단이 잇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마사회는 이날 ‘고객 보호’와 ‘국민 신뢰 회복’을 최우선 가치로 한 2019년 한국마사회 4대 핵심 사업과 한국마사회 선수단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창립 70주년을 맞아 경영 전략을 쇄신해 새롭게 거듭나고자 핵심 사업을 천명한 것.

이날 한국마사회는 비인격적 저성과자 교육 및 위니월드 등 대규모 투자 사업 실패 등 과거 7개 사업을 되짚으며 잘못된 경영 실태 등 적폐 청산으로 발전 계기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이외에도 △사회 공헌 활동 강화 △경마 국제 경쟁력 강화 △안전하고 행복한 일터 조성 △한국마사회 선수단 개편 사업 본격화 등을 내걸었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은 “과거 잘못된 경영 사례와 관행 등으로 한국마사회에 대한 국민 신뢰가 여전히 높지 않다”면서, “창립 70주년을 맞아 내부적으로는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고, 외부적으로는 사회적 가치를 확대함으로써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하지만 이날 감사원이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 운영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고, 다수 언론이 이를 보도하며 청사진은 빛을 바랬다. 감사원 결과에 따르면, 2014년 8월 본인 인증을 거쳐 실명 계좌를 발급받는 마권 모바일 앱, 일명 ‘마이카드’가 2015년 5월부터 베팅 활성화를 목적으로 본인 인증 절차 없이 비실명계좌로 운영된 사실이 드러났다.

한 사람이 여러 계좌를 발급받는 방식으로 10만 원 구매 상한을 넘겨 베팅할 수 있게 되면서 지난해 1월 28일 경기도 분당 장외발매소의 경우 태블릿 PC로 총 베팅 횟수 295회 가운데 구매 상한을 초과한 베팅 횟수가 32회, 10.8%에 달하는 등 문제가 심각했다.



이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문제로 실명제 도입과 함께 마권 판매에 있어 혁신 방식이 필요하다는 정치적 공감대와 맥을 같이 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실명제를 하지 않기 때문에 구매 상한제가 무력해졌다. 사행성을 부추기는 마권 판매 방식을 혁신해야 한다”고 했고 김정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10만 원 구매 상한제가 지켜지지 않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며, “필요하다면 온라인 구매를 적극 도입해 실명제와 상한제 모두를 실천할 수도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마사회 역시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입장권을 기반으로 구매 상한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하는 마권 발매 시스템 시범 운영을 거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마사회 내부에서도 온라인 마권 발매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 이미 기술력은 충분하나 혁신적인 정책을 도입하려면 중지가 마련돼야 하기에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년사에서 마사회는 시대 흐름에 부합한 이용자 보호를 위해 온라인 발매 도입을 언급했다가 제도적 보완으로 수정한 바 있어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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