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만 200억 씨수말들, 교배시즌 개시

렛츠런파크 제주, 교배 지원 사업 스타트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바야흐로 말 교배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교배 시즌에 맞춰 몸값 총액만 200억 원에 이르는 씨수말 6마리가 전면에 나서 연애 사업을 시작한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제주(본부장 윤각현)는 20일 렛츠런팜 제주 교배장에서 올해 교배 지원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몸값 40억 원의 ‘메니피’를 비롯해 한국마사회가 소유한 특급 씨수말 6마리가 총동원돼 암말 470여 마리와 교배를 한다.

혈통이 중요한 척도인 경마계에서는 씨수말은 ‘다이아몬드’ 수준의 가치를 창출하는 특별한 말(馬)이다. 현역 시절 화려한 성적을 냈거나 놀라운 신체 능력을 보유했던 경주마들이 은퇴와 동시에 가입하는 일종의 ‘센추리클럽’이라 할 수 있겠다.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친 씨수말은 자신의 우수한 능력을 후대에 전화기 위해 극진한 대우를 받는다.

최고 인기 씨수말은 몸값이 100억 원을 웃도는 ‘메니피’이다. 한국경마의 질적 향상을 위해 2006년 한국에 들여 온 ‘메니피’는 전설적인 씨수마 ‘스톰캣(Storm Cat)’의 직계혈통이다. ‘스톰캣’은 160마리의 스테익스 우승마를 배출한 씨수마계의 전설로 종부료가 가장 높았을 때는 1회에 50만 달러(한화 약 6억 원)에 달했으며, 그 해 벌어들인 수익만 700억 원을 기록했다.

최전성기를 달렸던 시기엔 ‘메니피’의 혈통을 이어받은 말들이 벌어들인 상금이 100억 원에 육박할 정도였다. ‘메니피’를 신랑으로 맞이하려면 그야말로 대박이 나야 한다. 씨암말 농장 주인들끼리 추첨을 통해 수말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메니피’의 자마(子馬·새끼말)는 최고 2억 원대에 거래되고 1억 원대에 낙찰된 2세마는 숫자를 세기 힘들 정도다.


▲특별 대접 받는 씨수말의 마방 모습(사진 제공= 렛츠런파크 제주).

그 가치만큼이나 씨수말은 ‘호사’를 누린다. 한국마사회가 제주도에서 운영하는 렛츠런팜 제주은 면적만 약 217만㎡로 서울 여의도만 한 규모다. 그중에서도 씨수말은 고급빌라를 연상케 하는 마사에서 지내는데 씨수말이 거처하는 마방은 가로 4.5m, 세로 4.5m로 일반 마방보다 2배 이상 넓다. 아울러,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전용 초지가 있고, 사료는 고급으로 제공된다. 홍삼가루와 마늘가루, 해바라기씨와 현미 기름이 들어간 특별식을 먹는다.

교배 절차는 씨암말의 세척부터 시작된다. 씨암말 관리사가 씨암말을 깨끗이 씻은 후 교배 시 씨수말의 생식기를 보호하기 위해 씨암말의 꼬리를 감아놓는다. 이후 ‘시정마’를 이용해 씨암말의 발정 여부를 확인한다. 시정마는 씨수말이 교배하기 전 씨암말을 흥분시키는 역할을 한다. 시정마의 ‘임무’가 끝나면 비로소 씨수말이 교배한다.

말의 교배기는 3월부터 6월 말까지다. 이 기간에 씨수말이 상대하는 암말은 80마리가량 된다. 한 번에 임신할 확률이 70% 정도고, 임신에 실패하면 다시 ‘의무방어전’을 치러야 하니 씨수말이 한 해 교배하는 횟수는 100회 남짓이다.

봄이 되면 렛츠런팜 제주에서는 관광객에게 교배장면 관람을 허용하고 있다. 물론 만 19세 이상의 성인이여야 한다. 교배가 이뤄지는 오전 9시와 오후 2시 한국마사회 렛츠런팜 제주 교배소의 교배관람대를 방문한다면 무료로 교배장면을 관람할 수 있다. 아름다운 목장 풍경은 덤이다.


▲바야흐로 말 교배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교배 시즌에 맞춰 몸값 총액만 200억 원에 이르는 씨수말 6마리가 전면에 나서 연애 사업을 시작한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제주는 20일 렛츠런팜 제주 교배장에서 올해 교배 지원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교배 준비 중인 `메니피`의 모습(사진 제공= 렛츠런파크 제주).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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