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하고 공부하지 않는 경마팬은 결국 그로인해 경마의 패배자가 되고 말 것이다. 여기저기 난무하는 소스경마와 단순한 번호찍기에 열중하다보면 감나무 밑에서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것에 다름아니라는 것을 모든 경마팬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경마를 투쟁의 대상으로 삼게 되고 평정심을 잃게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소위 ‘간다 안간다’는 소스경마와 단순한 번호찍기에 의한 마권구입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경마는 다른 도박과는 달리 본인이 철저하게 연구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승리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스경마와 번호찍기가 만연하고 있는 것은 한국경마의 큰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

손자병법(孫子兵法)에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 말이 있다. 아시다시피 적을 알고 나를 알면 100번 싸워 100번 모두 승리한다는 격언이다. 그러나 한국경마에서는 이 격언이 잘 통하지 않는다. 제대로 알아도 이기기 힘든 것이 한국경마라는 이야기다. 그것은 경마시행시스템의 문제와 경마팬의 경마에 대한 인식의 잘못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좀더 명쾌하게 설명하자면 경마시행제도의 문제점과 경마창출자들의 프로의식 결여, 경마팬의 인식부족이 결합돼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면 될 것이다.

경마는 혈통의 스포츠이며 세계적으로 단일화되어 있는 글로벌 경쟁산업이다. 경마가 인류에게 백해무익한 것이었다면 전세계 1백20여 국가에서 시행하는 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을까. 이제 한국경마는 세계와의 경쟁을 하기 위한 힘찬 진군을 계속해가고 있다. 경마를 즐기는 경마팬들도 인식을 새롭게 해야만 한다. 영국이나 미국, 호주의 경마팬들보다 한국의 경마팬들의 의식이 훨씬 선진화되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이겠는가.

이제는 경마팬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간다 안간다’는 소스 얻기에 혈안이 되고 그저 종합예상지나 찌라시에 의존하는 베팅습관을 버리지 않으면 절대로 경마에서 승리할 수 없다. 서울경마공원 정문 앞이며 전국 각 지점 밖의 정보지 판매현장은 그야말로 무질서의 극치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를 시행하고 경마팬의 베팅습관이 바뀌면 무엇하랴. 마주 조교사 기수 관리사 등 경마창출자들이 철저한 프로의식으로 매경주 전력질주를 하지 않는다면 한국경마의 부정적인 모습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경마시행제도는 아직도 곳곳에서 일제시대의 잔재를 그대로 답습하는 요소가 많이 있다. 마주제경마가 시행된 이후에도 겉모양만 선진화의 틀을 만들었을 뿐 속 내용은 한국마사회가 모든 경주마를 소유하고 경마를 시행하던 시행체마주제 시절의 통제와 규제 비경쟁적 요소들이 만영하고 있다. 각종 제도와 규정을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도록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말등록 및 생산정책에서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 마권종류의 다양화 및 마권구매 상한선 폐지, 경마정보의 개념정립 및 유통구조의 선진화, 경주마 중심으로의 환경개선.........등 해결해야할 과제가 너무나 많이 있다.

모든 정책과 제도가 선진화되면 소스경마와 번호찍기에 만연해 있는 경마팬들의 의식도 선진화될 것이다. 모든 레이스가 의혹 한점 없이 공정하게 펼쳐져야 하며 레이스를 분석하는 경마팬이나 예상전문가들도 자신의 잘못된 판단을 정당화하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 우리나라의 많은 경마예상가들은 자신의 판단대로 레이스가 펼쳐지지 않으면 기수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핑계를 댄다. 그리고 이러한 핑계는 경마팬들에게 확대 재생산되어 한국경마의 부정적인 편견을 확산하는 쪽으로 작용한다. 결국 경마팬은 소스경마와 번호찍기에 연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소스경마와 번호찍기가 없어질 때 한국경마는 비로소 선진화될 수 있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