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승주 금악목장 사장
서울과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신규마필에 대한 마방 입사제도는 각기 다르다. 서울경마공원은 조교사가 사용가능한 최대마방의 범위 내에서 조교사의 자율에 따라 매년 국내산마의 마방 입사두수를 제한받지 않는다. 그러나 부산경남경마공원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각 조교사가 관리하는 총 마방의 일정 비율이 넘지 못하도록 제한되어 있다. 매년 입사가 가능한 신마의 숫자를 시행체인 KRA의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각 조교사에게 지정해 주고 있다. 이러한 입사 T/O제를 적용하게 된 이유는 한해에 너무 많은 신마들이 입사되어 실제 경주에 나갈 마필의 숫자가 부족할 것을 우려해서 실시된 제도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입사 T/O제의 제한을 풀어야 한다고 본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이 개장한 이후 원활한 경주의 편성을 위하여 입사 T/O제가 실시 되었던 것은 매우 바람직한 제도였다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현재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 각 등급에 따른 경주마들이 고르게 형성되어 있고, 대체로 원활한 경주편성이 진행되고 있다. 개장 초기 신규마주들로 집중되었던 몇 년 전과의 상황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은 대다수의 마주들과 조교사들이 입사 T/O제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그 이유는 1명의 조교사에게 약 10여명이 넘는 마주들이 위탁관리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상황에서 입사 T/O제로 인하여 마방에 입사할 수 있는 마필들이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일례로 경매에서 2세 국산마를 구입하고도 입사할 T/O가 없어 위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마주들은 다른 조교사에게도 입사를 부탁해 보지만 그 또한 쉽지가 않다. 마주가 말을 구입하고도 마방이 없어서 입사를 하지 못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일부 마주는 목장에 구입해 놓았던 마필이 경마장에 입사를 할 수가 없어 계약해지를 부탁하는 경우까지 일어나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위탁마주가 조교사에게 노골적인 불만을 제기 하기도 한다. 누구 마주의 말은 입사를 해주면서 왜 내 말은 마방이 없다고 하느냐고 큰 소리를 치기도 한다. 마주들 간에는 마방에 말을 입사시키기 위하여 전쟁 아닌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일부 마주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비롯된 문제를 “조교사가 배가 불러서 저런다”, “마주가 조교사의 눈치를 보아야 한다는게 말이 되느냐”는 등의 볼멘소리를 내기도 한다.

요즘 생산마필 시장은 위험수위를 넘는 과잉이다. 그로 인하여 생산자들은 한 두의 마필이라도 판매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데, 이러한 입사T/O제가 마주들로 하여금 마필의 구매력을 떨어지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로 인하여 불합리한 일들도 벌어지고 있다. 조교사들은 입사 T/O로 인한 정해진 숫자만큼만 입사를 하다보니 경주에서 퇴역을 고려해야 할 마필들을 마지못해 경주에 내보내거나 마방만 지키고 있는 경우도 가끔 있다. 그 이유는 조교사들은 마주들로부터 위탁관리비를 받아서 마방을 운영하게 되는데 빈마방의 증가는 마방 운영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조교사에게 KRA에서 정해준 관리 마방수를 다 채우지 않고 비어놓게 되면 매년 마방운영에 대한 평가에서 감점을 주어 마방의 위탁관리 두수의 일부를 회수당하기도 한다. 즉, 마방의 관리두수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경주의 질을 떨어지게 만드는 원인도 되기도 하는 것이다.

현재의 마방 입사 T/O제는 마주와 조교사가 원하지 않는 제도이며, 부산경남경마공원에도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는 마주에게도 마필의 구매력을 떨어뜨려 생산마필의 과잉을 해결하는 저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입사 T/O제를 부산경남경마공원은 하루빨리 개선해야 할 것이다.

작 성 자 : 권승주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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