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소년의 특권' 노래한 로이스 만(Royce mann) 전국 시 대회에서 최고상
여자들이여 미안해요 흑인들이여 미안해요
당신들이 사다리 바닥에 있을때 나는 태어날때부터 꼭대기에서 시작했어요.
여자처럼 강하게, 여자처럼 변화를 추동하며
이제 특권에 관해 이야기 할때

@ Fox 5 Atranta  로이스 만은 시에 당선된, 사회 관계망으로 빠르게 확산되었고, 이후 여러 방송국과 인터뷰를 했다. 폭스 파이브 아트란타 엥커와 인터뷰 하는 장면
@ Fox 5 Atranta 로이스 만은 시에 당선된, 사회 관계망으로 빠르게 확산되었고, 이후 여러 방송국과 인터뷰를 했다. 폭스 파이브 아트란타 엥커와 인터뷰 하는 장면

 

어느 고등학교에 여성학을 강의하러 간적이 있다. 아이들은 왜 여자들이 군대에 가지 않느냐? 여자들에게 오히려 차별을 당한다고 반발을 했고, 심지어 내 앞에서 잠을 자는 아이도 있었다. 돌아오며 진이 다 빠져버렸다. 여학생들은 학교 미투까지 하며 인권에 대해서 배우고 있는데, 남학생들의 반발은 어찌할까?

 

2016년 미국 전국 시 경연대회에서 14살의 소년이 최고상을 받았다. 시의 제목은 백인 소년의 특권 (White privilege)” 미국 전역에서 그 소년에게 주목했다. 어색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어린 소년은 사람들 앞에서 시를 노래했다.

 

여자들이여 미안해요. 흑인들이여 미안해요. 아시아 미국인들이여 미안해요. 선주민들이여, 더 나은 삶을 원해 이곳에 찾아온 이주민들이여 미안해요. 중산층 가정의 백인 소년으로 태어나지 못한 모든 사람들 미안해요.”

 

소년은 이어서 자신이 미안한 이유를 적었다.

 

당신들이 사다리 바닥에서 출발할 때, 나는 태어날 때부터 사다리 위에 있었어요. 나는 지금 당신과 자리를 바꿀 수 있다고 즉각적으로 말할 수 있지만, 그럴 기회가 온다면 그럴까요? 나는 그렇지 못 할 거예요.“

 

백인 소년들은 말하지요. 이제 여자들이 세상을 다스리는군! 흑인생명을 보호하라는 목소리는 너무 극단적이야. 그러나 나는 그들이 과장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아요.”

 

그는 백인소년들에게 이제 우리는 여자들처럼 행동해야 해요 강해지고 변화를 이끄는 여자들처럼올라가려 애쓰는 사다리를 내려 서로를 연결하는 다리로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시를 끝내고 있다.

 

정규교육을 받고 있는 중학생 소년이 어떻게 이런 시를 쓸 수 있었을까? 이 배경에는 미국의 교육단체 SEED( Seeking Educational Equity & Diversity)가 있다. 페미니스트 학자 페기 메킨토시(Peggy Mckintosh , 이하 페기)가 설립한 단체다. 그는 교육이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믿으며 지난 40여 년 동안 전 세계에 걸쳐 운동을 펼치고 있다.

@ 여성신문 이정실 사진기자, 페기 메킨토시가 SEED 브로셔를 손에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 여성신문 이정실 사진기자, 페기 메킨토시가 SEED 브로셔를 손에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인권교육은 종종 차별당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가시화 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얼마나 이주민이 어렵게 사는지, 인종차별은 얼마나 끔찍한지, 여성들이 살아가기에 이 사회가 얼마나 위험한지 이야기한다. 이제 억압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 즉각적으로 우리도 힘들다, 우리도 억압받고 있다고 되받아치는 백레쉬가 등장한다. 억압받는 사람들이 소리치는 것으로 사회는 바뀌기 어렵다. 사람들은 그들이 출세하고 높은 자리에 올라도 사람만 바뀔 뿐 사회는 그대로일거라고 믿는다.

 

페기는 특권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특권이 차별을 만들고 불평등을 조장한다. 사회변화는 차별당하는 사람뿐 아니라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도 함께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보이지 않는 가방, 백인 특권, 남성특권, 이성애 특권 내려놓기(White Privilege, male privilege, heterosexuality privilege : Unpacking the Invisible Backpack) 라는 논문을 쓰고 이후 구체적으로 사회변화를 위한 운동을 벌여오고 있다.

 

우리들은 국회의원이나 정치가 혹은 재벌들이 만이 특권을 가지고 있다고 여기지만 페기는 우리의 일상에서 차별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것은 특권이라고 이야기 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특권을 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사회에 특권은 나이, 교육수준, 섹슈얼리티, 장애, 민족, 언어, 계급 등등 사람을 차별하게 하는 다양한 항목들을 제시한다. 불편함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면 그것은 비장애 중심의 사회에서 누리는 특권이다. 공공화장실을 걱정 없이 이용할 수 있다면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사는 특권이다. 애인과 손을 잡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이성애 사회에서 사는 특권이다.

 

그는 특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죄책감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한다. 특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특권 때문에 생기는 차별과 억압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차별과 억압은 특권의 결과이므로. 남성이 성평등에 관해 함께 이야기해야 하고, 이성애자가 성소수자 권리를 함께 이야기해야 하고, 정규직 노동자가 비정규직 그리고 실업의 문제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렇게 40여 년 동안 씨앗을 뿌렸기에 정규교육과정에 있던 중학생 백인 소년이 자신의 특권에 대해 노래할 수 있었다.

 

필자는 지난해 한국에 온 페기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트럼프를 믿지 마세요. 그는 반세기 동안 미국을 공평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 애쓴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고 있어요. 언제 변덕을 부릴지 몰라요.” 라고 이야기 했다.

 

우리는 인권교육에서 차별에 관해 이야기 했지만 그것은 종종 백레시로 돌아왔다. 배우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그대로 방치했다. 여성들만 성장하고 남성들은 성장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이런 점에서 특권에 대한 교육이 이제는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소수자의 목소리가 당당하게 어우러지는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억압뿐 아니라 특권의 문제를 이제 다뤄야 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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