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프로축구 K리그에 휘몰아친 승부 조작 파문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가 온나라를 들썩이고 있다. 촉망 받던 유망주로 승부 조작에 가담해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 있던 전북 출신의 정종관선수는 죄책감에 시달려 지난달 30일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서히 밝혀지는 승부 조작의 검은 실체에 대한 축구 팬들의 반응은 충격 그 자체다.

국내 축구 뉴스는 승부 조작 사건에 대한 의혹과 사과의 목소리가 도배 됐다. 온라인 기사의 댓글란은 곪아 터진 그라운드의 폐부를 도려내야 한다는 네티즌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아시아 최고 수준이라 자부했던 K리그의 위상은 추락했다.

승부 조작 파문이 불거진 이후 첫 경기를 맞은 지난달 29일 K리그 12라운드. 인천-수원전이 열린 인천월드컵경기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리그 전체를 강타한 승부 조작 쓰나미에 인천 또한 의혹의 눈초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난 4월 말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윤기원 골키퍼의 죽음까지 더해져 많은 이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팬들의 기대와 믿음으로 먹고 사는 프로 스포츠계에서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스포츠맨십의 본질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고 있다.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듯이, 팬들의 축구에 대한 사랑을 단숨에 회복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프로축구 30년 역사를 뒤흔드는 초유의 사태, 곪은 부분은 확실히 도려내 새 시대를 창조해야 하는 선수들과 구단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그럼 프로축구에 비해 경마는 어떤가? 경마에서도 승부조작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경마팬이 많이 있다. 또 실제로 부정경마에 연루되어 사직당국에 구속되거나 조사를 받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프로스포츠 세계에서 이처럼 불미스런 사건이 생기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경마는 다른 도박, 예를 들면 순전히 요행이나 운에 의존하는 로또나 카지노는 물론이고 스포츠토토 경륜 경정과는 달리 본인이 철저하게 연구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승리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 경마는 경주마의 능력 70%, 기수(선수)의 기승술 30%가 합쳐져 승부가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경주마를 분석할 때는 어떤 아비마와 어미마 사이에서 태어났는지를 따져보아야 하며 어떤 목장에서 어떻게 생산되고 육성되었는지 어떤 조교사가 어떻게 순치를 시키고 훈련을 시켰는지 어느 기수와 호흡이 잘 맞는지.....등 무려 100여 종류가 넘는 우승요인을 토대로 분석과 추리를 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경마는 주식과 유사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사행성 게임물이나 복권 카지노 등은 그저 모든 것을 운에 맡기고 요행을 바라면서 게임을 해야 한다. 그런대도 대한민국은 경마를 이들 진짜 도박들보다 더 심하게 규제를 하고 있으니 세계의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경마는 각종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스스로 연구하고 추리하여 결과를 도출해내야 한다. 이 점이 복권이나 카지노와는 다른 것이며 이런 경마의 본질을 모든 국민들이 정확하게 이해할 때 경마의 건전화는 달성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수나 조교사, 마필관리사 등 경마창출자들이 철저한 프로의식으로 무장하고 매경주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만 경마의 공정성이 확립되고 국민의 신뢰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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