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도박 근절을 위한 ‘국회 세미나’
- 한선교 의원, ‘불법사행·도박 근절 위해 합법산업 육성’ 주장
- 각계 전문가 ‘불법도박 실태와 근절 대책’ 논의

한선교 의원이 ‘불법도박을 줄이기 위해선 합법사행산업의 활성화를 통한 것이 현재로선 가장 적극적인 방안’이라며, 이를 위한 국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통신위원회 한선교 위원(한나라당)이 지난 29일(수) 오후 1시 30분부터 국회의원회관에서 ‘불법 도박의 팽창 실태와 근절 대책’을 주제로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특히 일반인들의 접근성이 높은 불법 인터넷 베팅을 중심으로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었다.
세미나는 기조 발표를 맡은 한국형사 정책 연구원 박경래 박사의 발언을 시작으로 각 전문 기관별 주제 발표를 통해 ▶현행 법, 제도상 문제점과 개선방안(국립경찰대학) ▶탈세 범죄수익 환수 및 불법계좌 차단방안(국세청 첨단탈세방지센터) ▶불법도박 관련 종합 대책안(한국레저 산업 연구소)과 ▶ 해외 운영 업체 사례 발표(홍콩 자키 클럽) 등을 주제로 심도 깊은 대책들이 논의되었다.
세미나에 앞서 인사말에 나선 한선교 의원은 “불법도박이 서민경제를 흔들 정도로 깊숙이 파고 들었지만 정부가 근절을 위한 대책이나 행동을 못하고 있다.”고 문제제기를 하고, 불법도박에 대응하기 위해 탄생한 사감위가 합법사업에 대한 규제를 통해 사행산업 규모를 줄이는데 매진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합법적 사행산업을 확대해서 불법도박을 줄이는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첫번째 발제자로 발표에 나선 형사정책 연구원 박경래 박사는 “현재 인터넷 불법 스포츠베팅 사이트의 전체 시장은 12조7400억 원 규모이며, 1개 사이트 당 매출은 12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불법 사이트 운영자의 처벌 실태를 살펴보면 징역형의 경우 평균 1년 3개월, 벌금형은 평균 4600만원에 지나지 않으며, 이마저도 집행유예 비율이 54% 달하는 등 처벌 수위는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또한 불법 스포츠베팅을 척결하기 위해선 불법 스포츠베팅에 대한 규제체계 확립, 매출총량규제 실효성 재검토, 범정부차원의 정책대안 마련과 일관된 집행을 기본으로, 합법사업의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벤트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윤식 경찰대학 교수는 사이버도박에 대한 경찰의 단속에 대해 설명하면서, 사이버도박은 본능적 사행심리와 한국 특유의 온라인 문화, 사이버상의 불법행위 규제의 한계를 파고들며 다양화·대형화·지능화·조직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더욱 강도 높은 노력이 필요하고 밝혔다. 또한 단속역량 강화를 위해선 법과 제도의 개선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도근 국세청 첨단탈세방지센터 과장은 인터넷 불법도박에 대한 세무조사 사례를 밝히면서, 인터넷 도박에 연루된 사업자 본인과 친인척 재산 변동사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불법적 수단으로 부를 축적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대포통장 개설 억제와 금융정보분석원의 현금거래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확대하여 인터넷 도박 조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불법베팅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①사감위의 역할 변경을 위한 법적, 제도적 환경 마련 ②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업무프로세스 개선 및 인적, 물적 지원 필요 ③불법 사이트 차단을 위한 민간 인터넷 업체와의 협력 ④불법베팅 사이트의 위법성 및 합법 사업자의 순기능에 대한 국민 의식 고취 ⑤원활한 공조 체제 구축 등을 얘기했다.
또 불법 도박 극복 사례를 소개하기 위해 홍콩에서 방한한 홍콩 자키 클럽 길버트 쳉씨는 “홍콩의 경우 불법 도박과의 경쟁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경쟁력 있는 상품과 환율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합법 시장 활성화 방안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며 “여기에 불법 도박 시장 규제 역시, 경찰, 금융권, 통신사, 홍콩 자키 클럽이 공조 시스템을 구축해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미나를 주관한 한선교 의원은 “일단 현재 합법 시장 규제에만 목매고 있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불법 도박 시장 규제를 위해 발벗고나설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이며 “홍콩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매출총량제 등 합법 시장에 대한 규제 정책으로 인해 불법 도박 시장의 확산을 조장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세미나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박희태 국회의장,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무성 한나라당 전 원내대표, 변웅전 자유선진당 대표를 비롯해 30여명에 달하는 국회의원이 세미나장을 방문했고, 100여명에 달하는 방청객이 몰려 ‘불법 도박’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도 했다.
바다이야기를 불거진 불법도박과 불법게임물에 대한 국민적 우려에서 탄생한 사감위가 반대로 합법적 사행산업에 강력한 규제를 지속하면서 풍선효과로 오히려 불법도박을 육성하는 역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입법을 위한 한선교 의원의 국회 정책 세미나 개최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많은 환영을 받고 있다.
특히 정병국 문광부장관이 축사에서 ‘풍선효과’를 거론하면서 세미나를 통해 마련된 안건에 대해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고, 박희태 국회의장과 김무성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 등도 불법도박에 대한 염려를 표하고 적극적인 국회활동 지원을 약속함으로써 향후 불법도박에 대한 법적 대안 및 사감위 역할 변경 등에 기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을 전망된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불법도박 대응 성공사례 ‘홍콩자키클럽’
- 홍콩, 경마와 로또, 축구베팅만을 합법적으로 허용
- 합법 사업자의 경쟁력 강화가 성공 요인

불법도박과의 경쟁을 이겨낸 홍콩은 법률적 제도하에 사행산업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2003년 축구베팅을 허용하면서 홍콩은 경마와 로또, 축구베팅만을 합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중이다. 과거 홍콩은 ‘97년 이후 경기침체와 불법시장과의 경쟁으로 합법경마와 복권시장의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했고, 2002년 월드컵 이후 적극적 단속에도 불구하고 축구를 대상으로 한 불법 베팅시장이 급속도로 확산됨에 따라 2003년 홍콩자키클럽을 독점사업자로 한 축구베팅을 합법적으로 허용하게 됐다.
홍콩자키클럽의 길버트 쳉씨는 홍콩의 불법도박시장과의 경쟁을 위한 성공요인으로는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관점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데 있다고 밝혔다.
불법도박과 해외 북메이커의 특징은 높은 배당률과 외상 베팅, 다양한 게임방식, 국경을 초월한 사업운영, 공격적인 프로모션 등이 있기 때문에, 합법사업자는 관련 규정을 준수하되 불법시장과의 경쟁을 위해 기존 ‘브랜드’에만 의존해서는 안되며, 다양한 베팅 프로그램(Product), 경쟁력있는 상품 포트폴리오(Price), 이익에 대한 과세 정책·유통 채널(Place), 다양한 홍보(Promotion) 등의 적극적인 경쟁력을 가졌기 때문에 불법도박과의 경쟁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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