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마공원 경주장면
Ⅱ. 경마창출자, ‘마주·조교사·기수·마필관리사’(2)

〈목차〉
Ⅰ. 서비스場 최일선에 선 경마전문가
Ⅱ. 경마창출자, ‘마주·조교사·기수·마필관리사’
Ⅲ. 경마산업의 숨은 공로자
Ⅳ. 사람이 미래를 움직인다

교통의 발달을 넘어서 통신의 극대화된 발전은 급변하는 세계를 뛰어넘어 세계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도약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으며, 이제 글로벌시대를 넘어선 이후의 시대에 도전을 해가고 있다.
최근 모든 기업들이 지향하는 것이 바로 ‘사람’, 즉 인적자원이다. 더 이상 물질적인 자원이 한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람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는 것이다.
1백년을 바라보는 한국경마는 일제에 의한 도입이라는 멍에로 인해 부정적 시각과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경마창출자들의 피와 땀으로 국내 최고의 레저스포츠로 자리잡고, 세계 7위권의 매출액을 자랑하는 고도의 성장을 해왔다. 하지만 불법도박·게임물의 난립이 사회적 지탄을 받으면서 탄생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규제가 가속화되면서 한국경마는 존립자체를 위협받을 정도로 커다란 위기에 놓여 있다.
올해 말산업육성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9월 시행을 앞두면서 국내 말산업의 성장과 더불어 한국경마가 한단계 더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됐다. 그러나 말산업육성법이 시행된다고 저절로 경마산업의 발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경마산업이 세계화·선진화를 이루고 발전을 담보하기 위해선 경마산업의 인적 자원의 역량을 높이고, 보다 전문적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경마산업을 구성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 보다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하겠다.
이번호에서는 경마산업의 현장인 경마를 창출해 가는 창출자, 마주·조교사·기수·마필관리사중에서 경마의 꽃으로 불리는 기수와 경주마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마필관리사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⑴ 경마창출자, 최일선에서 경마산업을 만들다
전체 산업을 아우르는 경마산업은 생산부터 소비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위치에서 경마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경마팬이 경주를 관람하는데 직접적인 창출자의 위치에 선 것이 바로 마주, 조교사, 기수, 마필관리사들이다.
과거 열악했던 환경속에서는 최소한의 인원이 마주겸 조교사, 기수, 마필관리사의 역할을 함께하며 경주마를 관리하며 경주시행을 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경마산업의 규모가 발전하면서 각각의 역할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세분화되고 각 역할의 폭과 중요성이 강화되고 있다. 이미 한국경마산업과 함께 경마창출자들도 수많은 발전을 거듭해왔고, 변화되는 한국경마에 발맞춰 경마창출자들도 적지 않은 변화를 겪어왔다.
경마산업이 최적화되기 위해선 생산부터 소비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관계자들이 최선의 역할을 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경주시행의 최일선에 서있는 마주, 조교사, 기수, 마필관리사의 역할은 경중을 논하기 어려울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의 노력이 최고점을 향할 때 좋은 경주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나름 영역이 공고히 된 경마창출자의 경우, 시행체와의 긴밀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경마 창출자의 발전과 성장을 끌어내기 위해선 스스로의 노력뿐 아니라 시행체의 정책적인 노력과 지원이 당연히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⑵ 경마의 꽃을 피워야 한다
기수(騎手)는 경마에서 경주마를 타고 직접 경주에 출전하는 선수를 말한다. 조교사와의 계약에 의해 경주성적에 따라 상금을 받는 자유 직업인이다.
대한민국에서 기수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마사회법 제14조(조교사·기수의 면허)에 의거하여 한국마사회 경마교육원 기수후보생 교육과정을 졸업해야 기수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기수를 두고 경마의 꽃이라고 얘기한다. 그만큼 경마에서 기수가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는 것이다. 질주하는 경주마에 기승해 환희의 순간을 함께하는 기수는 매력적인 직업이다. 말이라는 생명체와 함께 하다보니 사고의 위험성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위험한 직업이지만, 수만의 경마팬의 인기가 집중된다는 점에서 연예인에 버금가는 스타성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기수라는 직업의 특성은 현재도 많은 기수들에게 철저한 자기억제와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체중이라는 피할 수 없는 부분에선 대부분 기수들이 경주를 앞두고 물도 맘놓고 먹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또한 매경주마다 서로간 경쟁을 해야 하고 매순간 위험속에서 작은 실수가 조차 쉽게 용납이 되지 않기 때문에 피말리는 부담감속에서 경주에 임하게 된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는 기수의 수는 서울경마공원 61명, 부산경남경마공원 37명, 제주경마공원 38명 등 총 140여명에 달하고 있다. 과거 제주경마가 조랑말 경주 시행으로 일반적인 더러브렛과는 다른 점에서 실질적인 기수의 수는 서울경마공원이 유일해 60여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부경경마공원 개장과 더불어 기수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수적 변화에 더불어 기수를 둘러싼 주변환경도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자유기수제 도입, 외국 용병기수 도입으로 기수간 경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또한 서울과 부산간 교류경주 시행으로 경마장별 기수간 간접 비교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경마장간 기수 트레이드가 추진되고 있어 기수의 경쟁 심화는 경마장간 경쟁으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기수 부문의 발전을 이루기 위한 방안으로 생각해볼 것은 지속적인 교육의 필요성과 경마부정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 그리고 기수의 다양한 진출 가능성 확대 등이다.
경쟁력 심화에 발맞춰 기수들의 기승술 향상을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기수들이 기승술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기승기 훈련 및 체력단련, 경주마 훈련 등으로 국한된다. 물론 최근 수습기수제가 시행되면서 경마교육원 교육기간이 4년으로 늘어나 신인기수들의 기승술 향상을 꾀하고 있지만, 형평성 문제와 마사회 소속의 수습기수 기승에 따른 소속 문제와 상금 배분 등에서 논란의 소지를 내포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기수들의 능력계발을 위한 협회 및 시행체의 기회 제공과 재정적인 지원이 꼭 필요해 보인다. 이는 개인적인 발전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한국경마 전체의 발전을 위한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경마의 부정적 이미지가 사라지지 않는 요인중 하나가 바로 경마관계자의 경마부정이 끊이질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에도 몇몇 기수가 경마부정과 관련해 면허가 취소되고, 기승정지 상태에 있고, 내부조사가 진행중이다. 경마부정으로부터 모든 기수들이 자유로울 수 있기 위해선 기수 개인의 자성이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제도적인 뒷받침도 따라야 한다. 경쟁성 상금을 심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기수직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생계 보장이 필요하다. 또한 과거 경마부정과 관련된 외부인이 계속적으로 기수들에게 경마부정의 유혹을 되풀이하는 악순환이 근절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한편 기수의 다양한 진출로를 마련해야 한다. 외국에선 기수출신이 경마시행의 중추적인 역할로 전환하는 예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국내에선 현재까지 시행체 및 마필관계 업무로 전환된 예는 극히 드물다.
여기에 기수들의 외국진출을 적극 유도하는 것도 기수들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 현재 마사회에선 국제화·선진화 일환으로 국산마의 미국원정을 펼치고 있다. 경마산업을 이루는 관계자들의 외국 진출도 꼭 필요하다. 물론 마사회에서 해외연수를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단기간 연수를 통한 성과는 미비하다. 세계 경마의 현장을 경험하고 경쟁하면서 기수들의 발전을 기대하기 위해선 보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⑶ 마필관리사, 유망한 전문직종으로 만들자
마필관리사는 마사회법 시행세칙에 따르면 각 경마장 조교사(서울경마장의 경우는 조교사협회를 말한다)에 고용된 자로서 마필의 조교, 사양, 보건 및 마사관리에 관한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말한다.
경마의 전면에 보이지는 않지만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바로 800여명에 달하는 마필관리사들이다. 경주마와 24시간을 함께하는 마필관리사는 조교보, 조교승인, 마필관리사 등으로 업무분담이 이뤄지고 있다.
마필관리사의 경우 경마산업에서 상당부분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마주, 조교사, 기수와는 달리 전면에 나서지 않음으로 해서 그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경마산업이 체계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마필관리사의 발전도 필수사항이다. 특히 마필 관리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우선 현재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마방환경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대부분 마필관리사들이 마방시설의 협소와 노후로 인해 근무환경이 상당히 열악한 실정이고, 고용 불안과 함께 높은 산재사고로 위협받고 있다고 토로한다.
국내 말산업계는 말산업육성법 시행으로 향후 말산업 발전이 급속도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돼, 마필 관리의 전문성을 지닌 마필관리사의 필요성이 점차 대두되고 있다.
마필관리사가 전문직종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30∼40두에 달하는 경주마를 관리하기 위해선 조교사나 기수의 힘만으론 절대 부족하다. 전문적인 마필관리 능력을 가진 마필관리사가 필요한 것이다. 마필관리사라는 직업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하고 걸맞는 대우와 지속적인 마필관리 능력 발전을 위한 투자와 기회 제공이 있어야 할 것이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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