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말산업 육성법 시행을 앞두고 농림부가 말산업육성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많은 지자체들이 앞다투어 말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런데 말산업육성법의 내용을 자세히 검토하면 승마산업 육성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말산업육성법의 제정 이면을 들여다보면 ‘승마활성화를 통해 경마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한다’는 철학이 숨어 있는 듯 하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현실을 도외시한 측면이 강하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우리나라는 경마산업을 튼튼히 하지 않고는 여타의 다른 말산업을 발전시키기 힘들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수익을 경마가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마산업을 튼튼히 해야만 승마산업도 발전할 수가 있고 말고기를 비롯한 유통산업 등 부대산업도 발전할 수 있다. 그런데도 경마산업을 위축시키는 정책이 곳곳에 난무하고 있어 근심과 걱정을 키우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경마를 중심으로 한 합법사행산업을 통제하고 규제하는 동안 불법사행행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우리 국가와 사회를 좀먹고 있다. 2009년 합법사행산업 즉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복권 스포츠토토의 매출은 모두 16조5천억원이었다. 반면 사행성게임물 사설경마 등 불법사행행위의 매출액은 적게는 21조6천억원에서 많게는 88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같은 수치는 해외 원정도박이나 온라인 발달로 인해 해외 사이트에서 움직여지는 사행행위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여서 매출액이 더 늘어날 개연성은 얼마든지 있다.

말산업육성법의 본격 시행일이 다가오면서 전국의 지자체는 물론이고, 대체산업을 구상중인 농민들의 참여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지자체들의 말산업에 대한 열정은 뜨겁지만 무분별하게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현대에 이르러 세계의 말산업 현황을 살펴보면 경마를 중심으로 발전한 것을 알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워낙 심해 말산업발전을 도모하기 어려운 구조다.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거두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급한 과제다.

대한민국은 세계 1위의 IT강국이다. 이웃 일본과 홍콩만 하더라도 온라인 마권발매가 경마장과 장외발매소에서 발매되는 마권매출액보다 훨씬 많다. 그리고 경마는 세계 120여 국가에서 시행하는 온 인류의 레저스포츠다. 우리 국민들이 복권이며 스포츠토토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덜한데 반해 경마에 대해선 왜 거부감이 강한지 원인을 찾아 치유하는 일이 시급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Knetz 부활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복권이나 스포츠토토처럼 동네편의점에서 자유롭게 마권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국민들의 접근이 쉬워 부정적인 편견도 타파할 수 있다.

최근 장외발매소가 없는 지역에서 인터넷을 통한 불법 사설경마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 조직은 세금 한푼 내지 않고 지하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국가적인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이들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검거만 한다고 해서 사설경마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합법의 틀 속으로 끌어들여야만 불법을 차단할 수 있는 것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불법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로 명칭을 바꾸고 그에 걸맞는 활동을 해야한다. 경마보다 사행성이 훨씬 심한 복권은 ‘행복권’이라며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그러나 경마는 손발을 모두 묶인 채 자꾸 위축되고 있어 큰 걱정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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