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마는 그동안 폭설, 폭우, 결빙, 전산 오작동 등으로 종종 경주 취소가 이뤄져 경주 운영면에서 불가항력적인 아쉬움을 남긴바 있었으나 지난주엔 경주 내내 폭우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원활하게 경주가 진행돼 관심을 모았다.

많은 비가 내렸던 7월 3일 일요일은 7경주에서 배수상태 불량으로 경주가 취소된 이후 경주 개시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8경주부터는 무난하게 경주가 진행돼 경마를 즐기는 팬들에게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중요한 팬서비스를 제공한 셈이 됐다. 특히 지난주의 폭우 속 경주진행은 현장에서 직접 기승을 한 기수들의 책임감과 조교사 및 경마관계자 들의 빠른 결단에 따른 경주 진행으로 매끄러운 운영을 펼쳤다는 호평을 받았다.
주로에 관련된 문제점은 그동안 꾸준하게 대두됐으나 지난주의 원활한 경주 진행을 감안해 볼 때 올해 장마철은 좀 더 순조롭게 경주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7월을 기점으로 8월까지는 장마철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가운데 이는 주로를 관리하는 경마관계자는 물론 경마팬들도 장마철의 베팅전략 수립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8년 이후 지금까지 경마가 중단되거나 취소된 사례는 모두 10여 차례가 넘고 있다. 거의 1년에 한번 꼴로 경주가 취소되는 사태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위적인 경마중단과 국장 등으로 인한 경주취소를 제외하고 폭설이나 폭우 등 자연재해로 인한 경주취소는 총 6회에 달하고 있다. 경주취소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책임소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주 일요일에도 폭우가 쏟아지면서 혹시 경주가 취소되지는 않는가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갑작스런 기후변화로 인한 경주로 상태 변화를 완전하게 막는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일요일에 보여준 기수들의 투혼은 모든 경마팬들로부터 박수를 받을 만했다. 예년 같았으면 기승을 할 수 없다고 경주 중단을 요청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기수들은 강인한 프로정신을 발휘하며 악천후를 뚫고 레이스를 펼쳤다. 특히 더 많은 폭우가 내렸던 서울경마공원 기수들은 더욱 많은 칭찬을 받을 만하다. 기수뿐만 아니라 모든 경마창출자들의 노력도 눈물겨웠다. 한국마사회 주로관리팀의 노력도 눈부셨다. 배수를 원활하게 하기위한 노력이 정성스럽게 이어졌다.
서울경마공원의 경우 경주는 1년 열두달 거의 쉼없이 돌아가는 데다 경주마의 훈련까지 같은 주로에서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경주로의 철저한 관리와 보수를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 때문에 또하나의 경주로를 증설하고 기존 경주로를 개보수한 후 번갈아 경주를 시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경마선진국들은 모래주로는 물론이고 잔디주로를 함께 갖추고 있는 경마장이 많으며 또한 최근에는 인공주로까지 만들어 경마를 정상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안정적인 주로 운영을 위해서 시범 인공주로를 설치한 바 있으나 제대로 된 운용 결과를 도출하지도 못한 채 다양한 문제점 노출로 인해 방치되고 있는 중이다.

시행체의 제1 역할은 바로 정상적인 경주 시행이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정상적이고 질높은 경주를 시행하도록 더욱 노력해주길 바란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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