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매출액의 70%를 넘게 담당하고 있는 장외발매소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불거져 한국경마산업의 위기가 시시각각으로 증폭되고 있다. 순천장외발매소에서부터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해 서초지점, 용산지점, 마포지점으로 확대되더니 최근에는 성동지점에서 영업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부천지점의 경우 6월23일 부천시의회가 ‘한국마사회 부천지점 폐쇄 및 추방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한국경마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장외발매소에 대해 무조건적인 배제 규제책과 더불어 온라인 베팅을 폐지케 하면서 장외발매소의 혼란을 가중시켜 왔다. 특히 복권이며 토토에 대해서는 관대한 반면 경마에 대해서만 유독 편파적으로 강한 규제책을 시행해 말산업 전체를 공멸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장외발매소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선 복권이나 토토처럼 우선 실명제로 상한선 준수가 가능한 온라인 베팅을 재개해야 하며, 마권 구매의 용이를 위한 소형 구매처 또는 편의점에서 마권 구매가 가능하게 해야 한다.

사행성을 놓고 보면 경마가 가장 낮다고 할 수 있다. 경마는 우승열패의 원칙이 아주 뚜렷하기 때문이다. 경주마의 능력을 70%, 사람 즉 선수(기수)의 능력을 30%로 대입하여 각종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자료와 정보를 취합해 우승하는 말과 기수를 가려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감위가 관장하고 다른 사행산업들은 대부분 요행이나 운에 의존하거나 100% 사람(선수)의 능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가령 복권이나 카지노는 요행이나 운이 승패를 좌우한다. 또 스포츠토토나 경륜 경정도 공이나 기구 즉 축구공 야구공 농구공 자전거 보트 등이 승패를 좌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이런 도구를 이용하는 사람(선수)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얼마든지 사람이 승패를 결정하는 조작을 저지를 수가 있는 것이다. 지금도 계속 수사가 진행중인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이 바로 그런 것이다.

사정이 이런대도 사감위는 사행성이 높은 다른 사행산업들에 대해서는 관대한 반면 경마에 대해서만 유독 강한 규제책을 시행하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만 비교해보자.

농림식품부가 관장하고 있는 경마는 전국에 30여개 소의 장외발매소와 경마장에서만 마권을 발매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가 관장하고 있는 스포츠토토는 전국 6,590개의 판매점이 있으며 기획재정부가 관장하고 있는 로또복원은 7,267개 점포에서 판매하고 있다. 또한 장외발매소는 각종 법에 저촉을 받아 개설하기가 쉽지않지만 토토나 복권 판매장소는 특별한 장소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 경마는 본장과 장외의 매출 비중을 50:50으로 규제하고 있으나 토토나 복권은 이런 규제사항이 없다. 또 토토에 대해서는 인터넷베팅을 허용해주면서 경마는 못하도록 하고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경마는 전자카드를 도입토록 하면서 토토나 복권은 전자카드를 도입하지 않는다. 사감위는 지난 11일 영천경마장 설치관련 허가시 장외축소 및 전자카드 시행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워 다른 사행산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과도한 규제를 하고 있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편파적인 규제를 당하고 있으면서도 경마산업 종사자들은 남의 일인양 그저 강건너 불보듯하면서 모두가 공멸하는 길로 치닫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될대로되라는 식으로 무관심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한심한 노릇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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