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는 구매금액의 소액화를 통한 건전한 베팅문화를 형성하고 신규 고객의 참여를 쉽게 하여 경마의 흥미성을 제고하고자 ‘마번자동선택’ 발매방식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사회는 ‘마번자동선택’ 발매방식은 로또복권의 자동선택과 유사하게 경마의 추리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마번의 선택을 전자적으로 자동 무작위로 가능케 하여 경마를 즐길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이러한 발매방식은 적중하기 어려운 승식 위주로 시행하여 마권구매의 소액화 유도가 가능하고, 경마에 대한 지나친 몰입을 방지할 수 있어서 미국, 호주, 프랑스, 일본, 홍콩과 같은 경마선진국에서는 이미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는 제도라고 밝히고 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외국의 사례를 토대로 한국 경마의 실정에 가장 적합한 모델을 개발하여 시행할 예정으로, 현재 전산프로그램 개발이 완료 단계로 9월중에 시범운영을 실시하며 10월에 정식운영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입될 마번자동선택은 단승식 5위 이내 경주마를 대상으로 자동선택을 제공함으로써, 경마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초보고객에게 흥미를 제공하고, 소액 베팅을 통한 건전화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정책은 한국마사회가 정말 잘못하는 것이다. 경마는 혈통의 스포츠이자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자료와 정보를 토대로 분석과 추리를 해야하는 ‘스포츠의 왕’(King of Sports)이다. 어떻게 자동으로 마번을 선택할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로또복권이나 카지노와 다를 게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규제에 대하여 경마는 사행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사감위법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목이 터져라 외쳐왔다. 경륜이나 경정, 스포츠토토도 100% 사람의 의지와 능력으로 승패가 결정되기 때문에 경마와는 다른 사행산업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경마는 세계 120여 국가에서 시행하는 전인류의 스포츠이지만 경륜이나 경정의 경우는 일본과 우리나라 단 2개국에서 시행하는 것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밝혔다.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인지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없다. 또 이런 아이디어를 정책으로 실행하는 한국마사회는 도대체 어떤 집단인가? 경마산업을 망하게 하려는 조직인가?

신규 경마팬을 유입시키려면 국민들이 쉽게 접근하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 스포츠토토는 전국 6,590개 판매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로또복권은 이보다 많은 전국 7,267개 판매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경마는 고작해야 전국 30개 장외발매소에 직접 가야만 마권을 구입할 수 있다. 그리고 스포츠토토의 경우 인터넷 등 온라인 베팅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경마는 하던 온라인 마권발매제도 조차 폐지시켰다. 전자카드도 스포츠토토와 로또복권은 시행하지 않으면서 경마는 시범 시행하고 있으며 향후 확대할 예정이다.

경마보다 사행성이 훨씬 높은 분야는 국민들이 접근하기 쉽고 이용하기 쉬운데 경마는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런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지않는가? 편파적으로 규제를 당하고 있으면서도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오히려 경마의 도박성을 부추기는 정책을 구사하다니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 아닌가? 당첨 확률이 수백만분의 1이어서 그야말로 요행이나 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복권’은 ‘행복권’이라고 선전하고 사행성이 거의 없는 ‘마권’을 ‘도박권’으로 만들고 있으니 이일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오호 통재라!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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