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마산업이 위기상황에 몰리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경마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편견과 그에 따른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지나친 통제와 규제, 경주품질의 후진성, 지나친 통제와 규제의 틀 속에 갖혀 있는 각종 경마제도, 사설경마(맞대기) 횡행 등을 대표적으로 꼽아볼 수 있다.

경마산업 위기의 요인들 중에서도 필자가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경주품질의 후진성이다. 단순한 논리지만 일반적으로 시장에서는 좋은 상품이 대접을 받게 마련이다. 경주라는 상품으로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경마산업에서는 경주의 질이 좋아야만 흥행을 하는 것은 누구라도 알고 있는 상식이다. 한국의 경마산업은 경주품질이 후진성을 탈피하지 못하다보니 불신이 팽배하고 소스(간다 안간다는 루머)가 난무하여 경주자체에 대한 신뢰성을 얻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독일 호주 아일랜드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브라질 홍콩 일본 등 소위 경주의 품질이 높은 나라들은 경마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존재하지 않는다. 유독 한국에서만 ‘경마는 나쁜 것’으로 인식되어 ‘해서는 안될 도박’으로 폄하되고 있다.

9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부정적 편견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바로 공산주의식 독재로 일컬어지는 ‘계획경마’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마의 특징은 자유로운 선의의 경쟁을 여러 제도를 통해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 경마(競馬)의 경(競)자가 의미하는 경쟁(競爭)을 가로막고 나눠먹기의 ‘계획경마’를 시행함으로써 본질에서 어긋난 경마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편법과 불법이 성행하여 산업으로써의 경마발전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높은 세금과 마권구매 상한선 제도 때문에 사설경마(맞대기)가 설쳐 국가에 큰 손해를 끼치고 있다. 세금한푼 내지 않는 사설경마의 규모는 한국마사회의 마권매출액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는 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처럼 사설경마가 횡행하다보면 그 피해는 세금을 징수하는 국가는 물론 시행체인 마사회, 경주마 생산농가 마주 조교사 기수 관리사 등 모든 경마산업 종사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게 마련이다.
군체계 경주편성을 고집하고 있다보니 승군을 회피하기 위해 전력질주를 하지않는 현상도 일반화되어 있다. 승군을 회피하기 위해 전력질주 하지않는 것을 마치 있을 수 있는 작전쯤으로 생각하여 전혀 죄의식조차 느끼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상금제도는 어떤가. 해당경주에서의 순위상금은 많은 격차가 있으나 군체계 간의 상금은 그다지 크지 않아 하위 군에서 충분히 순위상금을 벌고 상위 군으로 승군하자는 생각이 깔려 있다. 경주마 수급정책은 어떠한가. 각종 규제와 통제장치를 두어 질이 좋은 경주마의 공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이러고서야 어찌 공정경마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외산마의 경우 현지 경험이 있는 경주마의 도입을 금지한다든지 구입가격을 제한하는 정책을 구사하면서 좋은 경주마가 나타나기를 기대하는 것은 감나무 밑에서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마주자격의 지나친 제한, 국제적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말등록제도, 특정사안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 선의의 경쟁을 가로막는 각종 제도와 규정.........등이 경마산업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이러한 것은 결국 공산주의식 독재경마의 산물이다. 한국경마산업이 세계 선진경마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공산주의식 독재경마를 철폐하고 시장경제에 충실하는 자본주의식 민주경마를 확립해야만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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